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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육적 도움 절실한 곳… 먹고사는 문제 해결 위해 기도를”

말라위 이창기 선교사는 치과 진료와 함께 교회 개척, 우물 개발 등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현지인 교회에서 이 선교사가 성도들과 게임하는 모습. 이창기 선교사 제공


지난 7월 개원한 치과 선교 병원 모습. 이창기 선교사 제공


교회 마당 우물로 물을 길러온 동네 아이들. 이창기 선교사 제공






말라위 선교 5년 차 선교사와 이제 막 말라위 선교에 나서는 두 선교사는 다른 듯 같은 시선으로 아프리카 동남부 국가인 말라위를 봤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나라’, ‘복음의 밭이 좋은 나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이창기(46) 선교사와 예장통합(PCK) 세계선교부 소속으로 지난 5일 말라위에 도착한 이강현(54) 선교사다. 선교 경력만 따지면 이강현 선교사가 선배이지만 말라위 사역은 이창기 선교사가 먼저다.

고려대 95학번인 이창기 선교사는 대학생 때 선교를 마음에 품었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와 교회를 통해 인도 등에 단기선교를 다녀온 뒤다. 군 전역 1년 뒤인 2006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州) 바라티비디야피스덴탈칼리지 치의학과에 들어가 공부하며 캠퍼스 선교를 했다. 7년간 홀로 선교하며 마주한 건 외로움과 한계였다.

“선교를 위해 하나님이 교회를 세우셨는데 왜 혼자 하나 싶었죠. 총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훈련도 받았어요.”

말라위를 선교지로 삼은 건 치의학을 전공한 덕이 컸다. “2017년 치과의료선교대회에서 인구 1900만명 말라위에 치과의사는 20여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외국인이라는 걸 알게 됐죠. 부족하지만 내가 가야겠다 싶었어요.”

2019년 수도인 릴롱궤 끝자락에 자리 잡았다. 수도와 시골에 사는 사람 모두 치과 진료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선교사는 “말라위국립병원에 1년간 있으면서 병을 키워 내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란 걸 알게 됐다. 10명 중 4~5명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라고 설명했다.

이후 르완다와 콩고 난민을 돕고 우물을 만들었고 장학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3월엔 현지인 교회도 세웠다. 성인 80여명, 어린이 150여명이 모여 예배 중이다. 지난달엔 치과선교병원도 문을 열었다.

이 선교사는 “1년 전 병원의 전기 공급을 신청했지만 감감무소식이라 비싼 경유용 발전기에 의지하는 중”이라며 “부담은 되지만 태양광 전기 시스템을 세우려고 하고 우물도 팠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강현 선교사는 뜻하지 않게 말라위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93년부터 중국에서 CCC 전임사역자로 평신도 선교에 나섰다. 뒤늦게 장신대에서 신학을 전공한 그는 2010년 총회 파송을 받아 중국 사역을 이어갔다. 그러다 2018년 추방됐다.

그는 “4년간 마음껏 사역할 수 있는 사역지를 위해 기도하고 가게 된 곳이 말라위”라고 했다. 사역 키워드는 ‘생명의 물과 씨앗’이다. 이 선교사는 “현지 답사를 갔더니 대부분 농민이고 물이 없어 농사를 짓지 못하니 가난이 대물림된다는 걸 알게 됐다. 물 확보 방법을 주민들과 논의하고 지역에 맞는 씨앗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과 목회자를 상대로 제자화 사역도 한다. 그는 “말라위가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두 선교사는 말라위를 위한 기도제목도 나눴다. “하나님은 온 세상 모든 민족이 주님께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말라위는 세계 최대 빈국으로 영적, 육적으로 도움이 절실합니다. 한국교회 부흥의 역사가 말라위에서도 불길처럼 일어나길 기도해 주시고 개혁주의 신학교를 세우도록 지원 부탁드립니다.”(이창기 선교사)

“스스로의 힘으로 교회가 세워지고 성장해야 참된 부흥이지만 말라위 현실은 초근목피해야 합니다. 먹고사는 문제와 문맹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이강현 선교사)

말라위는 어떤 나라…

"탄자니아 잠비아 모잠비크와 국경을 접하는 아프리카 중동부 내륙국이며 1964년 영국에서 독립했습니다. 열대 사바나성 기후로 인구의 90%가 농업에 종사합니다."(이창기 선교사) "말라위는 아프리카에서 3번째로 큰 호수인 말라위호수가 국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해 '물의 나라'라는 뜻이 있지만 관개 수로가 미약해 물이 없는 나라입니다. 물이 있다면 식량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이강현 선교사)

-종교 상황은 어떤가요.

"개신교인은 인구의 55%이지만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이단입니다. 이슬람교와 가톨릭 인구는 각 20%입니다. 둘레 580㎞의 말라위호수 주변엔 15㎞ 간격으로 모스크가 있다고 할 정도인데 교회는 보이질 않습니다."(이강현 선교사)

-방문할 때 유의할 게 있나요.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배우려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누구나 좋아할 겁니다. 물은 끓여 드시고 저녁 6시 이후엔 외출을 삼가는 게 좋습니다. 돈이 있다는 뉘앙스를 보이면 안 됩니다. 가방은 몸 앞으로 매는 게 좋고 비상 연락망도 확보해야 합니다."(이창기 선교사)

-말라위 사역을 꿈꾸는 예비 선교사에게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말라위는 모든 분야가 낙후돼 있어 건축 전기 미장 미용 의료 IT 등 특정 기술만 있어도 귀중한 선교 도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배우러 왔다'는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복음 외에 이들보다 우월한 게 없습니다. 또 문화가 다르면 법도 다르니 법규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목적이 선하다고 불법을 행해선 안 됩니다."(이창기 선교사) "빈민국이라 외국인이 살기엔 큰 비용이 소요됩니다. 후원 교회의 파송을 받는 게 좋겠습니다. 파송 교회가 없는 저도 상상의 범위를 초과하는 재정의 장벽을 믿음으로 넘으려 합니다."(이강현 선교사)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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