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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모텔은 No, 스테이는 OK



코로나19 전후로 어쩐지 좀 다른 결의 숙소 유형이 혜성처럼 등장했으니 이름하여 바로 스테이다. 전문가가 찍은 듯한 사진 속에 숙소 안팎은 물론 객실 구석구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새로운 숙소가 등장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SNS를 타고 순식간에 널리 널리 퍼져나간다. 해외로 못 나가는 동안 전국적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이곳들의 인기는 해외여행이 가능해진 뒤에도 시들 줄을 모른다. 특정 온라인 공간을 통해야만 가능한 예약 창구가 열리는 순간 빛의 속도로 마감되기 일쑤라 대부분은 실패한다. 그러니 가격도 만만치 않을 수밖에.

왜 이렇게 사람들이 스테이에 열광하는 걸까. 지난 몇 년 동안 국내 여행자들이 압도적으로 늘었다. 숙박업소에 대한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MZ세대를 비롯한 젊은이들의 여행 소비가 확실히 늘었다. 그렇다면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이들의 취향에 맞는 숙소는 어디일까. 전국 유명 관광지 곳곳마다 포진하고 있는 모텔은 어떨까? 당연히 기피 대상이다. 당장 떠오르는 이미지만 해도 퀴퀴한 냄새, 불결해 보이는 객실과 침구,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음에다 안전도 미덥지 못하다. 멋진 공간 디자인이며 특별한 경험은 아예 바랄 수도 없다.

수요가 있는 곳에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그동안 막강한 재력을 가진 그들만의 리그 호텔, 아니면 음지 아닌 음지에 머물러 있는 여관이나 모텔로 양극화된 숙박시장에 이런 기회를 포착한 발 빠르고 센스 있는 이들이 앞다퉈 깃발을 꽂았다. 젊은 세대를 이해하는 또 다른 젊은 세대가 주축이다. 이들은 건축은 물론 공간 브랜딩에 관한 다양한 경험과 안목을 가졌고, 풍부한 해외여행 경험을 통해 공간 큐레이션에 대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장착했다. 그 덕분에 어느덧 전국 방방곡곡 수많은 독채 주택들이 다양한 공간의 언어로 거듭나 스테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춥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강했던 한옥은 수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매력적인 장소로 거듭났다. 공간의 외형은 물론 구석구석까지 이른바 인증샷 찍기에 최적이고 보니 다양한 파티장으로도 인기가 절정이다.

최근에는 스테이라는 단어를 넣지 않는 곳이 점점 눈에 띈다. ‘동춘스테이’ 대신 ‘김녕댁’ ‘조천댁’ ‘무렵’ 같은 작명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자신들만의 고유한 결을 드러내고 싶은 이들답게 스테이라는 범주에 갇히지 않고 각자의 정의를 새롭게 내리고 싶은 요구의 구현이다.

이런 인기에 감탄만 하고 있어야 할까? 대부분 스테이들은 한두 채로 운영하니 높은 수요를 감당하기에 어림도 없다. 높은 가격과 예약 전쟁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눈을 한 번 돌려보자. 새로운 시장을 다시 만들기 전에 온통 부정적인 이미지로 점철된 수많은 여관이나 모텔에 관심을 가져본다면? 이곳에 만일 새로운 바람이 분다면? 발상의 전환만 누군가 제대로 시작한다면 모텔도 오케이하는 그런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한이경 폴라리스어드바이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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