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수원 발바리’ 박병화다. 2005~2007년 경기도 수원시 일대에서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해 15년 동안 교도소에 있었던 박병화가 만기출소한 뒤 경기도 화성시에 살게 되자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그가 거주할 곳은 대학교와 가까워 혼자 사는 젊은 여성이 많은데다 근처에 초등학교가 3곳이나 있다.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김근식, 잔혹한 아동성범죄자 조두순도 출소에 즈음해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죗값을 치렀다지만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성범죄자와 이웃으로 살아야 하는 주민들의 불안과 고통도 생각해야 한다. 최소한 가해자를 다시 만날까 무서워 이사를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현행법으로는 이들을 다시 격리시킬 방법은 없다. 출소한 성범죄자를 특정 시설에 수용하는 것은 이중처벌로 위헌 소지가 있다. 기본권 침해 우려도 크다. 2005년 사회보호법이 폐지되고 청송보호감호소가 교도소로 바뀐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에 보호수용법이 발의된 적도 있지만 같은 이유로 무산했다. 물론 아동·상습 성폭행범에게 100년 넘는 징역형을 선고해 사실상 영구 격리시키는 외국의 사례처럼 법원이 양형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박병화 같이 출소한 성범죄자 대책은 아니다.
법무부는 최근 아동성범죄자를 치료감호 대상자에 포함시키는 치료감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회는 신속히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존 형벌로 교화되지 않은 위험한 상습범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입법도 이뤄져야 한다. 거주 요건을 강화하고 관리 방안을 법 조문에 담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동시에 기존의 보호관찰제도를 더욱 엄격하게 집행해야 한다. 보호관찰관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전자발찌를 차고 범죄를 저지르거나 아예 끊고 달아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