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돌풍이 거세다.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정규시즌 1위 팀 SSG 랜더스를 꺾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키움은 내친김에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한다.
키움은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S 1차전 SSG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대 6으로 승리했다. 애초 이날 경기는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1위인 안우진과 평균자책점 2위(2.31), 탈삼진 4위(153개)인 김광현의 맞대결로 기대를 모았다. 명품 투수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변수의 연속이었다. 먼저 변수를 맞은 건 키움이었다. 선발 안우진의 손가락 물집 부상이 악화한 것이다. 강점으로 꼽히는 직구보다 변화구 중심 투구를 이어오던 안우진은 김성현과 최정에게 한 점씩 내준 뒤 3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SSG는 김광현이 4회까지 키움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무난한 승리를 거두는가 했으나 ‘연속 실책’ 변수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SSG는 5회 키움의 김휘집과 송성문의 연속 안타 상황에서 포구 실책에 이어 송구 실책까지 범하며 한 점을 헌납했다. 이어진 2사 1, 3루 상황에선 포수가 김광현의 공을 놓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SSG는 한 점을 만회했으나 또다시 실책으로 점수를 내줬다. 2사 1루 상황에서 김태진이 친 안타를 중견수가 놓쳤고, 이정후가 홈을 밟으며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공격에서 이지영이 적시타를 쳐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SSG는 김광현을 내렸다.
안우진의 조기 강판으로 변수가 발생한 키움은 6회까지 4명의 투수를 교체하며 SSG 타선을 막으려고 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가 한 점을 내준 뒤 3루 주자를 남긴 상태에서 교체됐고, 구원 등판한 최원태가 적시타를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 막판은 ‘대타 변수’가 작용했다. SSG가 8회 오태곤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한 점 앞서가자 키움은 9회 1사 2루 상황에서 대타로 출전한 전병우가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SSG는 9회 말 1사 상황에서 대타 김강민이 포스트시즌서 4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해온 김재웅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리며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김강민은 한국시리즈 역대 최고령 홈런 기록자가 됐다.
9회까지 결판을 내지 못한 양 팀의 승부는 결국 연장에서 갈렸다. 키움은 10회초 푸이그의 안타와 이지영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 2루 상황에서 전병우의 적시타로 다시 앞서갔다. SSG는 10회 말 김성현과 추신수의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 3루 기회를 놓치며 패배를 안았다. 4시간 19분 접전에서 승리를 거둔 키움 선수들은 얼싸안고 환호했다. 대타로 출전해 투런홈런과 적시타를 쳐낸 전병우는 1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인천=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