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일 기준금리를 현행 3.0~3.25%에서 3.75~4.0%로 0.75% 포인트 올렸다.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으로 지난 3월 제로 수준에서 8개월 만에 4%에 도달했다. 이로써 한·미 금리 차는 3년3개월 만에 1% 포인트로 벌어졌다. 적정 금리 차인 0.5% 포인트 수준의 2배로 벌어진 셈인데 연준은 여기서 멈출 것 같지 않아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최종금리 수준이 9월 당시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긴축 지속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자본 유출·환율 상승에 따른 경제 피해를 막기 위해 오는 24일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미국의 보폭을 따라가느라 우리 경제 주체들의 숨이 참지 못할 지경까지 차오르고 있다는 데 있다. 고금리 에 따른 취약차주 급증은 물론 자금시장 경색으로 우량 대기업까지 회사채 발행에 차질을 빚는 형국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기업체 1000곳을 조사한 결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를 2.6%로 추정했는데, 이미 기준금리는 이 수준을 훨씬 넘어선 상태다.
특히 끝을 모르는 금리 인상 행보는 정부 정책을 점점 딜레마로 몰아넣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한국전력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전기요금 인상 방안으로, 한은의 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 잡기 노력과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물가를 우려해 요금 인상을 자제하면 한전의 공사채 발행을 더 늘려야 하는데 한은 금리 인상이 부담이다. 한전의 대규모 공사채는 최근 채권시장 경색의 주범처럼 몰려 있는 상황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복합 위기 차원을 넘어 우리 경제가 움직이려 할수록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어 가는 형국이다. 적정 금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금리 말고 다른 정책 대안은 없는지 돌파구를 모색할 시점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