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계 수장이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의 인권 상황을 둘러싼 비판을 반박하며 “북한도 개최국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은 잔니 인판티노(52)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발언하며 “어느 나라든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여자 월드컵 남북한 공동개최를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북한 방문이) 보탬이 된다면 100번이라도 더 방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판티노 회장의 이날 발언은 개최국인 카타르의 외국인 근로자 인권 문제와 소수자 차별 등을 지적하는 서구 사회의 비판 여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 등 서방 언론은 카타르가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2010년 이후 6500명에 이르는 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가 카타르에서 사망했다며 지속적으로 혹사 및 착취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인판티노 회장은 “우리 유럽인들이 지난 3000년간 해온 것을 생각하면 남들에게 설교하기 전에 3000년간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일방적인 설교는 위선”이라고 날을 세웠다.
○…사상 최초로 아랍 국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선 선수들의 아내와 여자 친구들의 옷차림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데일리메일은 20일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아내와 연인들(WAGs)이 “카타르에서 돌아다닐 때는 단정한 차림으로 다녀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앞선 월드컵에서는 선수 아내나 연인들이 과감한 노출로 자주 이목을 끌었지만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에서는 짧은 치마나 가슴 부위가 파인 상의를 착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데일리메일은 이 여성들이 스카프를 목에 둘러서 신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도 받았다고 전했다.
맥주 역시 모습을 감출 전망이다. FIFA는 지난 18일 개막을 이틀 앞두고 맥주 판매 결정을 철회했다. 카타르는 본래부터 종교적 이유로 음주가 금지된 국가지만 월드컵 기간에 한해 경기 시작 전후 경기장 인근에서 맥주를 판매할 예정이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