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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대한민국 긴급구호대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대지진의 희생자 수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발생 닷새째인 10일(현지시간) 확인된 사망자만 2만명이 넘었고 부상자도 7만명 이상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에 최대 20만명이 깔려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인명 피해 규모는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은 앞다퉈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구호금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56개국은 총 6400여명의 구호대를 현지에 급파해 생존자 수색·구조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Korea Disaster Relief Team)도 그중 하나다. 이들은 지난 8일 피해가 가장 심한 튀르키예 동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 지역에 도착해 캠프를 차리고 다음 날 새벽부터 본격적인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첫날 70대 중반 남성, 40세 남성, 2세 여아, 35세 여성, 10세 여아 등 매몰 생존자 5명을 구조할 정도로 맹활약 중이다.

KDRT는 해외 대규모 재난 현장에 파견돼 인명 구조와 의료 지원 등의 구호활동을 펼치는 조직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9월 캄보디아 항공기 추락 사고 현장에 119대원 7명을 파견하는 등 이전에도 소방 중심의 국제구조대를 운영해 왔으나 2007년 KDRT를 설립해 해외 긴급구호 활동에 더욱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구호대는 외교부 1명, 중앙119구조대원 62명, 의료진을 포함한 국방부 인력 49명,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직원 6명 등 118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현지 사정은 절망적이다. 매몰 지역이 광범위하고 건물 잔해가 겹겹이 쌓여 생존자 수색에 어려움이 크다. 영하권의 날씨, 눈·비 등 기상 여건도 악조건이다. 하지만 매몰자를 구조할 ‘골든 타임’ 72시간이 지나서도 생후 6개월, 두 살 아이들이 구조되는 등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로 매몰된 10대 여성이 음식은 물론 물도 먹지 못하는 극한 상황에서 377시간 만에 구조된 사례가 있는 걸 보면 희망의 끈을 놓을 때가 아니다. KDRT 대원들이 더 많은 기적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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