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국립공원에 새 케이블카가 설치될 가능성이 커졌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27일 강원 양양군의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 의견을 냈다. 남은 절차가 있지만 사실상 사업이 확정된 것으로 평가된다. 설치 예정지역은 남설악 오색지구에서 정상인 대청봉으로 쉽게 갈 수 있는 끝청까지 약 3.3㎞ 구간이다. 1972년 권금성 케이블카가 설치되고 9년 후인 81년부터 제2 케이블카 설치 작업이 추진됐으나 그동안 환경부 등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40년 넘게 논란이 된 만큼 첨예한 이슈임에 틀림없다. 찬반 양론도 확실하게 갈린다.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장애인과 노약자 등이 산에 쉽게 오를 수 있다. 외국처럼 첨단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적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어려운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오색케이블카 설치 예정지는 산양·삵·담비·하늘다람쥐 등 법정보호종 서식지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백두대간 보호지역 핵심구역, 천연보호구역 등에 겹겹이 지정됐을 만큼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더구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KEI)이 환경 훼손 문제를 들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는데도 주무 부처가 허가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보전을 전제로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한다’는 국립공원 지정 취지를 고려하면 케이블카 설치는 어떤 형태로든 환경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무장애 탐방로가 전체의 2%에 불과한 상황에서 케이블카만 덜렁 설치한다고 이동 취약계층에게 큰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다. 이번 허가를 계기로 지리산 등 국내 명산에서 유사한 요구가 밀려들 텐데 이를 막을 명분도 적어졌다. 국립공원은 후세에 물려줘야 할 자원이다. 아직 시간과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구체적인 사업 실행은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