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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이흥우] 모란공원
진보주의자 노회찬 의원이 지난달 23일 운명했다. 그리고 닷새 뒤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별세했다. 두 사람의 유해는 시차를 두고 민주화 동지와 먼저 간 아들이 묻힌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모란공원은 1966년 조성된 국내 첫 사설 공동묘지다. 그러다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가 이곳에 묻히면서 오늘의 ‘민주화 성지’ 기틀을 다졌다. 전태일은 박정희 정권이 묘를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쓰지 못하게 해 이곳에 묻혔다. 그 후 박정희·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에 저항하다 희생된 이들...
입력:2018-08-02 15:05:01
[한마당-태원준] 이기적인 국민
김종필 전 총리는 입버릇처럼 “국민은 호랑이”라고 했다. 미국 대통령을 지낸 해리 트루먼에게 들은 말이었다. “국민은 호랑이고 정치인은 사육사다. 사육사가 열 번 잘해줘도 한 번 못하면 호랑이는 물어버린다. 정치인은 국민이 호랑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1960년대 미국에서 만났던 트루먼의 조언을 그는 여러 정치인에게 들려줬다. 국민이 언제까지나 지지해주리라 기대하지 말라, 국민을 무서워하라는 취지였다. 2016년 여름 나향욱씨는 “민중은 개·돼지”란 말을 했다. 기자들과 저녁을 먹다가 술이 과했는지 더워서 짜증이 ...
입력:2018-08-01 15:05:01
[한마당-김용백] 폭염과 입추
올여름 폭염이 지속되면서 주요 도시들에서 열대야도 열흘 이상 이어지고 있다. 사우나 온탕의 온도가 보통 섭씨 40±2도인데 그런 낮 기온을 대다수 국민들이 견디어내는 셈이다. 농수축산업을 비롯해 산업 전반과 경제사회에 끼치는 피해는 재난 수준이 됐다. 일주일 전부터 닥친 기상 상황은 낯선 기상용어들과 함께 변화들을 만들고 있다. 기상청은 한 차례 내렸던 소나기가 열대성 소나기 ‘스콜’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제12호 태풍 ‘종다리(JONGDARI)’는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영서(嶺西)와 영동(嶺東)의 기온을 동고서저(東高西低)에서 서고동저(...
입력:2018-07-31 15:05:02
[한마당-신종수] 불타는 BMW
화재 사고가 계속되는 독일 자동차 BMW 520d는 ‘강남 쏘나타’로 통한다. 강남에서는 현대차 쏘나타만큼 흔하게 볼 수 있는 차라는 의미의 신조어다.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가격과 수리비, 정기적으로 갈아줘야 하는 부품값 등이 훨씬 비싸다. 서비스센터도 부족하고 수리 기간도 길다. 판매 가격을 할인해 주곤 하지만 비싼 수리비와 부품값이 할인 금액을 훨씬 초과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도 잘 팔린다. 한국 소비자들의 차에 대한 취향은 독특하다. 한국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대형차를 선호한다. 우리보다...
입력:2018-07-30 15:05:01
[한마당-김명호] 기억
‘물이 반밖에 없었다.’ ‘물이 반이나 있었다.’ 컵 속에 물이 정확히 반이 차 있었다고 치자. 보는 이에 따라, 자신의 기억에 따라 똑같은 것을 놓고 이렇게 뉘앙스가 정반대인 표현을 할 수 있다. 목이 매우 마르거나 어떤 이유에서든지 물이 많이 필요한 사람은 물이 적었다고 느낄 것이다. 반면에 물을 먹고 싶지 않다거나 물이 조금만 필요한 사람은 물이 많았다고 여길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표현이 다른 게 아니라 인식이나 관점 또는 처한 상황이 다른 것이다. 기억은 맥락(context)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억할 대상 외에 함께 제시된 정...
입력:2018-07-27 15:05:01
[한마당-김영석] 슬픈 수중 타임캡슐
1975년 8월 전남 신안군 증도 인근 바다. 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 6점이 걸렸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어부는 마루 밑에 넣어두었다. 이듬해 동생이 발견하고 군청에 신고했다. 1984년까지 11차례에 걸쳐 발굴된 물품은 도자기 2만여점과 동전 800만개 등이다. 신안선은 1323년 일본행 원나라 무역선으로 풍랑에 침몰한 것으로 추정됐다. 1조원의 가치라는 설명과 함께 신안 보물선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국내 최초로 성공을 거둔 수중 발굴작업이다. 보물선으로 국내외가 시끌벅적하다. 콜롬비아는 최근 보물선 산호세호의 인양을 중단했다. 2015년 발견 이후 소유권과 ...
입력:2018-07-26 15:05:02
[한마당-김준동] 40도의 공포
기온이 40도를 넘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거 사례를 보면 그 공포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서울보다 높은 위도에 위치한 미국 시카고의 1995년 7월 기온은 40도에 달했다. 체감온도는 48도에 육박했다. 열사병으로 사망자가 속출했고 결국 7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79년부터 92년까지 13년간 열사병으로 자국에서 사망한 사람은 총 5379명이었다. 매년 한 해 평균 414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카고의 폭염으로 숨진 700명은 재앙에 가까운 숫자다. 1년이 지난 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폭염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
입력:2018-07-25 15:05:01
[한마당-전정희] 총살되는 한국인과 돈스코이호
완전무장한 일본군인 6명이 나무에 결박된 조선인 1명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새끼줄로 결박된 사내는 두루마기를 입었고 광목으로 눈을 가렸다. 하늘이 어둡게 채색된 삽화다. 1904년 영국 주간화보신문 런던뉴스 6월 25일자에 실린 이 삽화의 설명은 이렇다. ‘스파이를 죽여라! 러시아군에게 정보를 준 조선 스파이를 총살하는 일본군.’ 앞서 런던뉴스는 그해 4월 9일과 23일에도 조선 땅에서 벌어진 러일전쟁 삽화를 싣는다. 부동항 요동반도를 확보한 러시아가 제물포로 남하를 계속하자 일본이 영국과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러일전쟁을 일으킨다. 일본군은...
입력:2018-07-24 15:10:02
[한마당-김용백] 백년가게 필요조건
달포 전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육성 사업을 하나 내놨다. ‘백년기업’ 육성책이다. 지난달 19일 발표하고 소상인과 소기업을 대상으로 11월 말까지 공모에 들어간 상태다. 30년 넘게 영업하는 도소매 점포나 음식점들 중에 성장잠재력을 확인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지원한다는 것이다. 1970∼80년대 격동의 시기부터 지금까지 특성을 지켜온 자영업자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백년가게는 지역 명소로는 물론 생태계 조성·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년상인 희망자, 청년몰 입점 예정자 등 청년...
입력:2018-07-23 15:05:02
[한마당-임성수] 계엄령
1987년 6월항쟁 이후엔 책에서나 봤을 법한 ‘계엄령’이 연일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국군기무사령부가 지난해 3월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대한 선고를 앞둔 시점에 계엄령을 검토한 문건이 공개되면서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 진상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정권 차원에서 계엄령 검토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이 짙다. 헌법 제77조는 계엄령에 대해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
입력:2018-07-22 15:10:02
[한마당-김영석] 플라스틱 인류세
오존층 구멍을 발견해 1995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네덜란드 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2000년 2월 멕시코에서 열린 지구환경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더 이상 충적세(沖積世)가 아니라 인류세(人類世))에 살고 있다.” 가장 최근 빙하기가 끝난 1만1000여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는 지질시대인 충적세와 지금의 지구는 반드시 구분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인류가 초래한 전 지구적 변화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노(老) 과학자의 경고로 여겼지만, 최근 과학계는 진지하게 인류세 도입을 검토 중이다. 크뤼천은 인류의 무분별한 자...
입력:2018-07-20 15:05:01
[한마당-라동철] 덕유산 선글라스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3대 종주코스가 있다.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천왕봉∼대원사), 설악산 서북종주(남교리·장수대분소∼대청봉∼소공원·오색), 덕유산 육구종주(육십령∼향적봉∼구천동)다. 10여일 전 그중 하나인 육구종주를 1박2일 단독 산행으로 다녀왔다. 첫날은 종일 비가 내렸지만 둘째 날은 화창해 덕유산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원추리꽃이 만개한 덕유평전을 지나 오른 중봉에서 마주한 경관은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였다. 서봉∼남덕유산∼삿갓봉∼무룡산∼백암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산의 ...
입력:2018-07-18 15:05:02
[한마당-태원준] 임대료
전해들은 이야기는 수도권 중소도시의 한 고깃집에 관한 것이었다. 한우를 파는데 문전성시일 만큼 장사가 잘됐다고 한다. 점심에는 손님이 줄서서 기다렸고 저녁이면 예약손님이 테이블을 다 채웠다. 주변에 비슷한 고깃집이 여럿 있었지만 유독 그 집만 그랬다. 비결은 가격이었다. 같은 업종의 다른 식당보다 놀랄 만큼 싼값에 한우를 팔았다. 어느 날 이 집에 식품 당국 조사관이 방문했다. 경쟁업소에서 “가짜 한우를 파는 것 같다”고 신고한 터였다. 진짜 한우라면 도저히 그 가격에 팔 수 없다 해서 조사를 벌였는데 그 집 한우는 진짜였다. 그것도 아주 품질...
입력:2018-07-17 15:10:01
[한마당-배병우] 늪이 된 ‘최저임금 1만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이 두고두고 논란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4일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올해보다 10.9% 올린 8350원으로 결정했다. 노동계는 ‘2020년까지 시급 1만원’ 공약을 사실상 파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후보가 2020년 혹은 2022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었다. 최저임금 목표나 기준이 1만원이 된 이유가 뭔가. 전문가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결코 특별한 이유나 경제적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다. 노동계가 최저임금 1...
입력:2018-07-16 15:10:01
[한마당-김준엽] 정경유착 vs 정경협력
요즘 재계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이다. 만남의 배경, 파급효과 등을 말하다가 “앞으론 정부가 기업을 대하는 자세가 좀 달라지지 않겠나”라는 희망으로 수렴한다. 문 대통령이 국내 투자와 고용 확대를 주문한 만큼 앞으로는 개혁 대상이 아니라 경제 살리기 파트너로 대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국 기업과 정부는 불가피하게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면이 있다.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적인 이유에서다. 한국 기업은 좁은 국내 시장 때문에 수출 없이는 성...
입력:2018-07-15 15:05:01
[한마당-신종수] 기무사
기무(機務)는 중요하고 기밀한 업무를 뜻한다. 조선 말기 고종이 국정을 총괄하기 위해 설치한 통리기무아문(通理機務衙門)이나 갑오개혁 당시 정치·군사에 관한 일체의 사무를 맡아보던 군국기무처(軍國機務處) 등에서 이 용어를 볼 수 있다. 계엄령 검토 문건으로 수사 대상이 된 국군기무사령부는 군대에서 가장 ‘끗발’이 센 곳으로 통한다. 군복무 시절 보안부대(1990년 이전에 기무사는 보안사, 예하 부대는 보안부대라고 했다) 일병이 우리 부대 병장에게 반말을 하는 것도 봤다. 보안부대 부사관이 중대장 앞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피우...
입력:2018-07-13 15:05:01
[한마당-태원준] 광산, 터널, 동굴
2010년 8월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산호세 광산에 광부 33명이 매몰됐다. 갱도가 무너져 지하 700m 대피소에 고립됐다. 생존 사실은 붕괴 17일 만에 확인됐다. 지상에서 내려보낸 음향채집 장비에 ‘33명 대피소에 있다’는 메모가 붙어 올라왔다. 10월 13일 전원 구조되기까지 이들이 벌인 사투는 ‘33’이란 영화로 만들어졌다. 나흘치 비상식량으로 69일을 버티며 우유를 한 모금씩 공평하게 나누던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감동적인 스토리의 배경에는 인간의 탐욕이 있었다. 이들이 갱도로 들어갈 때 작업을 마치고 나오던 야근조는 “밤새 ...
입력:2018-07-12 15:05:01
[한마당-김영석] 마리안
프랑스를 생각하면 많은 이들이 에펠탑 또는 잔다르크를 떠올리게 된다. 근데 프랑스에는 공식 상징이 있다. 마리안(Marianne)이라는 여성이다. 1848년 2월 혁명 때 공식 상징으로 채택된 그녀의 흉상은 3만6000여 곳의 관공서 입구에 세워져 있다. 1999년 9월부턴 정부공식 문양에도 등장한다. 자유와 평등, 박애라는 프랑스의 가치를 나타내는 그녀는 가상 인물이다. 마리안의 모습이 구체화된 것은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가 프랑스 혁명을 토대로 1830년에 그린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통해서다. 왼손에는 장총, 오른손에는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를 들...
입력:2018-07-11 15:05:02
[한마당-전정희] 이슬람 난민… 경험자의 우려
수도권 10여명의 목회자들은 지난 2일 예멘 난민 문제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체계적인 신학을 공부한 정통 교단 목회자들이었고 수십년을 담임목사로 봉직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인문학교실’에 참여해 깊은 성찰과 사색을 통해 정직한 답을 내놓는 성직자가 되고자 했다. 이들은 이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해받는 이웃 이야기로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또 ‘뉴스로 기도하기’ 시간을 두고 동성애, 인권 등의 이슈에 대해 성서적 답을 구했다.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가 이날 기...
입력:2018-07-10 15:05:01
[한마당-신종수] 의사 이국종
어느 의사는 몇 년 전 한 기고문에서 중증외상환자 수술 권위자인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에 대해 이렇게 썼다. 이 교수가 오랜 노력 끝에 권역외상센터를 만들었을 때다. “내가 아는 이 교수는 센터를 만들었다고, 센터장이라고, 매스컴에 얼굴 내밀며 수술 아닌 다른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 그는 이전과 똑같이 피가 철철 나는 환자를 수술실로 끌고 들어가 밤새 수술할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이 교수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제안했으나 이 교수는 고사했다. 이 교수는 지방선거 직후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만난 자리에서 의료계 내...
입력:2018-07-09 15:10:01
[한마당-태원준] 비행기 타기 찝찝한 여름
‘인천공항 인산인해’란 제목의 사진이 신문에 등장할 때가 됐다. 지난해 여름엔 7월 14일이었다. 하계 성수기 시작 전날이었는데 사진 속 출국장은 발 디딜 틈 없었다. 이날부터 8월 20일까지 인천공항 출입국 여객은 700만명에 육박했다. 7월 29일은 하루에 10만5000여명이 출국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경제가 어렵다는데 넉넉한 사람은 왜 그리 많은지 해외여행객은 해마다 늘어난다. 올해도 트렌드는 계속되고 있다.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가 1∼5월 한국인의 여행 행태를 조사했더니 국내여행은 줄고 해외여행은 늘었다. 여름휴가 역시 같은 양상...
입력:2018-07-06 15:05:01
[한마당-이흥우] 대한문
광장 조성 이후 광화문은 조선 법궁 경복궁의 정문으로서 위용이 한층 높아졌다. 그에 비하면 대한제국 황궁이었던 덕수궁의 정문 대한문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대한문은 원래 덕수궁 동문이었으나 남문인 정문 인화문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정문의 지위를 이어받았다. 고종 치하 덕수궁 정문은 민중의 대황실 의견 표출창구였다. 독립협회와 황국중앙총상회가 1898년 10월 8일 덕수궁 정문(당시는 인화문) 앞에서 민중집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있다. 구한말 이후 3·1운동 즈음까지 대한문은 항일 민중운동의 중심지가 됐다. 3·1운동 참가자의 최종 목적지도 대한...
입력:2018-07-05 15:05:02
[한마당-배병우] 한·미 대법원의 엇갈리는 저울추
어느 국가든 대법원 판결이 국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심대하다. 사회의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흔하다. 대법원이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최종적으로 심판하는 최고 사법기관이기 때문이다. 대법원 구성에 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일 대법관 후보로 김선수 변호사, 이동원 제주지방법원장, 노정희 법원도서관장 등 3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성별 학력 연령 등에서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을 확충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이념적 스펙트럼으로 보면 진보 색채가 짙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김 변호사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
입력:2018-07-04 15:05:01
[한마당-신종수] 과로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과로는 사실 상습적이다. 꼼꼼한 스타일에 워커홀릭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문 대통령이 노무현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하면서 1년 동안 치아 10개를 뽑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청와대 참모 시절에 이 정도였으니 대통령이 된 후에는 사명감 때문에라도 더 일에 매달렸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어금니 2개를 더 뽑고 잇몸을 절개한 뒤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어금니 쪽에 솜을 문 채 사드 배치 관련 대국민 메시지를 준비했다고 한다. 탄핵 정국을 거쳐 대선을 치르자마자 인수위원회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집무를 시작해 피로가 ...
입력:2018-07-03 15:05:01
[한마당-김영석] 세상에서 가장 슬픈 자책골
1994년 7월 2일 새벽.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인의 한 나이트클럽 주차장. 12발의 총성이 울렸다. 괴한들의 구둣발 아래엔 27세 청년이 가슴을 움켜쥔 채 쓰러져 있었다. 괴한들은 한 발 한 발마다 ‘골’을 외쳤다. 청년의 이름은 안드레스 에스코바르 살다리아가. 콜롬비아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였다. 콜롬비아는 지역예선에서 무패 성적으로 94년 미국월드컵에 출전했다. 축구 황제 펠레는 콜롬비아의 우승을 예상했다. 조별예선 1차전에서 루마니아에 패하며 상황은 꼬여갔다. 6월 22일 미국과의 예선 2차전 전반 35분. 에스코바르는 미국 선수가 크로...
입력:2018-07-02 1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