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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노희경] 2패1승에 격려의 박수를
2018 러시아월드컵은 역대 월드컵에 비해 국민적 관심이나 기대가 덜했다. 승리와 환호, 일치와 단합의 상징인 서울광장, 광화문의 열기도 예년만 못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북·미 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등 굵직한 이슈에 가려진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세계 랭킹 1위인 독일을 비롯해 스웨덴 멕시코 등 강팀과 한 조에 속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작은 일들에도 네티즌의 비판과 비난이 일었다. 급기야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 수...
입력:2018-06-29 15:05:01
[삶의 향기-이지현] 현실과 꿈이 다를 때
요즘 5060세대를 ‘리본(re-born) 세대’로 부른다. 잊고 산 ‘나’를 찾아 다시 태어나는 세대라는 의미이다. 위로는 연로하신 부모를 모시고 아래로는 취업난 속 자녀들을 챙기느라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낀 세대’로 여겨졌던 50, 60대들이 변하고 있다. 얼마 전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5060세대 1070명에게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를 물었다. 가족을 먼저 챙기던 부모 세대와 달리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가장 소중한 존재로 ‘나 자신’을 꼽았다. 배우자, 자녀, 부모 형제가 뒤를 이었다. 5060세대의 삶의 중심이 가족보다...
입력:2018-06-22 15:10:01
[삶의 향기-전정희] 이야기가 필요해
제주 추자도 신양리 신양교회에서 동북쪽으로 2㎞ 지점에 ‘황경한의 묘’가 있다. 묘 앞쪽 갯바위에는 철제 십자가가 바다를 향해 서 있다. 묘비에는 ‘순교자 황사영, 신앙의 증인 정난주의 아들 황경한의 묘’라고 되어 있다. ‘황사영백서사건’의 황사영 부부의 아들 묘다. 황사영은 1801년 조선 정부의 천주교 박해가 극에 달하자 선교사 파송 국가인 프랑스에 함대를 파견해 조선 정부에 압력을 가해 달라는 서한이 발각되어 대역부도 죄인으로 처형됐다. 그때 황사영은 서울 서소문 밖에서 참수되고 정난주와 두 살배기 아들...
입력:2018-06-15 15:10:01
[삶의 향기-신상목] 트럼프, 고레스가 될 수 있을까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2층 52번 방은 고대 이란 전시관이다. 전시실 6호 진열장엔 유독 관람객들이 몰린다. 가로 23㎝, 세로 10㎝ 크기의 원통 모양의 진흙 토기 때문이다. ‘키루스의 서판’으로 소개되는 이 토기는 일명 ‘고레스의 실린더’로 불린다. 실린더에는 BC 539년 바벨론을 정복했던 페르시아 왕 고레스(키루스 2세)의 기록이 새겨져 있다. 쐐기문자로 기록된 토기에는 바벨론 마지막 왕 나보니두스의 사악함과 의롭지 못함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고레스 왕이 어떻게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바벨론 제국을 멸망시킬 수 있었는지 ...
입력:2018-06-08 16:05:03
[삶의 향기-박재찬] 당신의 사명은 무엇입니까
사명은 소명(또는 부르심)이라는 단어와 함께 놓일 때 이해하기 쉽다. 소명은 왕이나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어떤 사명으로의 부름을 뜻한다. 사명은 소명을 받은 자가 감당해야 할 의무나 책임, 즉 소명 받은 자의 과업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적 시각으로 보면 하나님 자녀로 부름 받은 이들은 누구나 소명을 받았다. 그들에겐 저마다 사명이 맡겨져 있다. “여러분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이 땅에 보내신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같은 말은 소명과 사명의 또 다른 설명이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
입력:2018-06-01 16:10:02
[삶의 향기-김나래] 다시 한반도가 멈춰선 순간
“헉, 지금 난리 났다. 트럼프가 판을 엎었어.” 24일 밤 11시쯤 막 잠자리에 들려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속보가 날아들었다. 그리고 25일 오전 7시 넘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위임 신속 담화를 내놓기까지 지난밤은 길었다. 전 세계가 편지 속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분석하고 김 위원장의 대응을 예측하느라 분주하다. 한반도에 발 딛고 사는 인간으로서 오늘 아침은 예측할 수 없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처럼 아찔하고 어지럽다. 지금의 한반도 상황을 1962년 쿠바 미사일 문제...
입력:2018-05-25 16:10:02
[삶의 향기-이지현] 고통보다 깊은
인생의 위기와 고난은 뚜렷한 기준이 없이 모든 사람에게 무작위로 발생할 수 있어 부당해 보이기도 한다. 치명적인 질병과 소중한 사람의 죽음, 사업 실패와 재난 사고 등의 위기를 만날 때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억울한 심정의 포로가 된다. ‘성장하기 위해 인생의 시련이 필요하다’라거나 ‘고난 뒤에 축복이 온다’는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인생의 고난이 아무리 삶에 새로운 단계를 끌어낸다 해도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미성숙한 상태로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
입력:2018-05-18 16:05:04
[삶의 향기-전정희] 다시, 역사의 기로
1863년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역사적인 노예 해방을 선언했다. 남북전쟁에서 북부가 승리하자 해방 선언을 통해 노예 노동력을 공업 노동력으로 전환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그해 조선. 철종이 죽자 권력을 장악한 흥선대원군은 아들 이재황을 왕으로 옹립한다. 그가 고종 임금이다. 그 무렵 조선은 부정부패가 만연해 나라꼴이 말이 아니었다. 1862년 초 진주 민란의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익산 개령 제주 함흥 광주(廣州) 등에서도 또 다른 민란이 이어졌다. 다급한 정부가 삼정 문란을 시정할 목적으로 삼정이정청을 설치했으나 세도정치의 폐단을 막...
입력:2018-05-11 16:05:03
[삶의 향기-신창호] 레드콤플렉스와 양키콤플렉스
‘레드콤플렉스(Red Complex)’란 말이 있다. 공산주의에 대한 반감이 극대화돼 진보적 사상 전체에 대해 혐오감을 갖는 극단적 반공주의.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 선풍, 군사독재가 횡행했던 1987년 6월 이전까지의 한국 정치가 이에 해당된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은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빨갱이’ 가면을 씌웠다. 군사정권은 시민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이용해 반대세력을 제압했다. 레드콤플렉스는 정치영역만이 아니라 서민들의 안방에서 벌어지던 일상사이기도 했다. ...
입력:2018-05-04 16:05:02
[삶의 향기-신상목] 기도는 이루어진다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저녁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는 작은 기도회가 열렸다. 이름은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쥬빌리 기도회)’. 예배실에 모인 200여명의 신자들은 “(남북한) 두 정상을 붙드소서. 막혔던 빗장을 풀어주소서”하며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교파를 초월해 자발적으로 모인 무명의 그리스도인들이었다. 이날 기도회는 690번째 모임이었다. 2004년 3월 5일부터 매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기도회를 열었으니 벌써 14년이 지났다. 남북한의 하나 됨을 위한 연합 기도회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기도회에...
입력:2018-04-27 16:10:02
[삶의 향기-박재찬] “당신도 착하오?”
4년 전쯤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으로 한창 시끄러웠던 때였던 것 같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가족 세 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게 지금 이 시대에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언론에선 연일 성토가 이어졌다. 당시 부서 회의에선가 이런 생각이 불쑥 떠올랐다. ‘그 집 근처엔 교회가 하나도 없었을까.’ 늘 이웃사랑을 강조하는 교회이기에 으레 ‘교회=남을 도와주는 곳’이란 인식이 배어있던 때문이었을까. 실제로 교회들은 저마다 봉사나 섬김 활동을 많이 펼친다. 그런 교회들이, 정확히 말하면 교회 목회자나 성도들이 힘겹게 사...
입력:2018-04-20 16:10:02
[삶의 향기-이지현] 추락, 회복 그리고 은총
사람들은 인생의 전반전을 잘 치르고 살면, 후반부 인생은 덤으로 주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후반부 인생의 더 먼 여정에 들어가려면 통과해야 할 과정이 있다. 넘어지고 추락하는 것이다. 중세의 기독교 영성가 레이디 줄리안은 “먼저 추락이 있다. 그 다음에 추락으로부터의 회복이 있다. 둘 다 하나님의 자비로운 은총이다”라고 말했다. 전반부 인생에서 실패와 추락을 경험한 사람들만이 후반부 인생에 온전히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패와 추락이 하나님의 은총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통제할 수도, 설명할 수도, 바꿀 수도, 심지어 이해...
입력:2018-04-06 16:05:03
[삶의 향기-신창호]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일
아주 오래된 서부극 영화가 하나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각본을 쓰고 감독을 맡고 주연까지 해낸 ‘용서받지 못한 자(The Unforgiven·1992년 개봉)’. 주인공 윌리엄 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잔혹하기로 유명했던 살인자였다. 사람을 죽일 때마다 술을 마셨고, 술에 취해 아내까지 살해하고 말았던 인물이다. 사고였지만, 그 사건 이후 윌리엄은 무법자 생활을 청산하고 농장에서 고된 노동을 하며 남겨진 아이들을 키운다. 스스로 ‘절대 용서받지 못할 자’라고 여기고, 밤마다 자신이 죽인 사람들의 얼굴을 악몽으로 꾸며 살아간다. 어디에...
입력:2018-03-16 16:10:01
[삶의 향기-박재찬] 미투, 100년 인생의 교훈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하늘을 찌를 듯한 인기. 이쯤 되면 스캔들을 피하기 힘든 조건이다. 금전, 성적인 문제로 입방아에 오르는 이들 중엔 이런 환경 속에서 실족한 이들이 적지 않은 탓이다. 열정적인 언변과 넘치는 카리스마, 집회 때마다 구름떼 청중을 몰고 다니던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간의 시선은 집중됐다. 영화 벤허의 주인공 찰턴 헤스턴을 닮은 그를 붙잡으려고 영화와 방송계도 안달이었다. 그는 미국과 전 세계를 누비면서 많게는 백만명 넘는 청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100년을 살다 간 그에게서 돈·여자 문제 같...
입력:2018-03-09 05:00:01
[삶의 향기-김나래] 선생님은 왜 괴물이 됐나
연일 터져 나오는 미투(#MeToo) 관련 소식에 오늘도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피해자들의 고백은 빙산의 일각 같다. 힘겹게 수면 위로 떠오른 고백 아래로 지금까지 그들이 달고 살았던 두려움과 거대한 아픔이 보인다. 그들의 영혼이 불안과 고통에 잠식당한 채 살아온 시간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가해자들의 태도는 우리를 더 아연하게 만든다. 그 안이하고 빈약한 상황 인식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가장 끔찍한 건, 차마 입에 올리기 어려운 추악한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선생님’ 소리를 듣는 이들이란 점이다. 그들은 자기 분야에서 ‘학예가 뛰어난 사...
입력:2018-03-02 04: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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