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곡은 시대다] 젊은 거장의 사자후 ⑮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1980)
  가수 조용필이 지난 5월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데뷔 50주년 기념공연에서 관객들의 환호에 두 팔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그의 히트곡 '창밖의 여자'가 실린 음반 재킷.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대한민국 건국 이후 그토록 고요하게 혼란스러운 시절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1979년 늦가을부터 80년 5월의 봄까지. 영원히 군림할 것 같던 철권 독재자 박정희는 어이없이 최측근 오른팔인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게 목숨을 잃었다. 무혈 쿠데타를 일으킨 김재규는 권력의 중심부로 진입...
입력:2018-11-27 15:05:01
[명곡은 시대다] 정치적 암흑기 속 음악청년이 읊조린 자유의 복화술
  밴드 산울림 멤버들이 1997년 1월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완(보컬·기타) 김창훈(베이스) 김창익(드럼). 삼형제 가운데 막내인 김창익은 2008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국민일보DB 1975년 긴급조치 9호로 인해 조성된 계엄령 국면은 이듬해 한국 대중음악계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냈다. 바로 트로트라는 이름의 ‘왕정복고’가 전격적으로 단행된 것이다. 70년대 중반, 한국 대중음악의 근간을 담당했던 트로트의 위세는 통기타 음악과 로큰롤, 그리고 팝 계열의 음악에 밀려 급...
입력:2018-11-13 15:05:01
[명곡은 시대다] 권력에 의해 붕괴된 청년문화의 처절한 묘비명
  한국 포크 음악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가수 송창식. 한국적인 멋이 깃든 그의 음악은 1970년대 이후 수많은 한국인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국민일보DB 1975년은 70년대 한국 청년문화의 비극적인 극점이었다. 당시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감수성은 좁은 캠퍼스를 뛰쳐나와 한 나라의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했다. 최인호의 소설, 이장호 김호선 하길종의 영화, 그리고 셀 수도 없는 젊은 통기타 음악인들의 노래는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억압으로부터의 탈출구를 찾고 있던 부글거리는 욕망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그러나 노래의 경...
입력:2018-10-30 15:05:01
[명곡은 시대다] 제4공화국 정점에 처형돼 아름답고도 슬픈 한국 록 ⑫ 신중현과 엽전들의
  젊은 시절 뮤지션 신중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앞줄 가운데에 서서 기타를 치고 있는 사람이 신중현이다. 1938년 서울에서 태어나 60년대부터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오고 있는 그는 ‘한국 록의 대부’로 통한다. 2009년 세계적인 기타 브랜드인 펜더는 아시아 뮤지션으로는 최초로 신중현에게 기타를 헌정하기도 했다. 국민일보DB 1972년 11월 박정희는 통일주체국민회의의 간접선거에 의해 임기 6년의 대통령직에 다시 올랐다. 78년에도 다시 대통령이 될 것이고, 그가 살아 있는 한은 영원히 대통령이 될 것이니 이미 72년부터 그는 사실...
입력:2018-10-16 15:05:02
[명곡은 시대다] ‘트로트 리얼리즘’이 그려낸 가장 높은 봉우리... ⑪ 나훈아의 ‘물레
  나훈아는 ‘트로트 지존’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톱스타다. 2006년 데뷔 40주년 공연을 끝으로 칩거하며 두문불출했던 나훈아는 지난해 새 음반을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사진은 2005년 추석을 맞아 MBC가 내보낸 특집 프로그램 ‘나훈아의 아리수’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주고 있는 나훈아. MBC 제공 격동의 해가 아닌 연도는 아마도 없을 테지만 1972년 역시 영국 낙하산부대가 북아일랜드 공화주의자들을 상대로 자행한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어둡게 시작됐다. 여름엔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인 검은 9월...
입력:2018-10-02 15:10:01
[명곡은 시대다] 오랫동안 유폐된 몸의 욕망이 폭발하다
  1970년대 가요계를 풍미한 김추자는 이른바 '신중현 사단'을 대표하는 가수였다. 육감적인 퍼포먼스와 몽환적인 창법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여성 보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국민일보DB   그의 대표곡인 '님은 먼 곳에'가 담긴 LP.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제공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문화평론가 이성욱은 한국의 대중음악사는 김추자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말했다. 전적인 동의를 받기는 어려운 주장이지만 이 말만큼 김추자의 의미를 높이 평가한 말은 아마도 없을 것이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1969년, 강원...
입력:2018-08-28 15:05:01
1960년대 한국 대중음악을 관통하는 대표곡 ‘동백아가씨’
  세는나이로 열아홉 살이던 1959년 ‘열아홉 순정’이라는 곡을 발표하며 데뷔한 가수 이미자는 지금까지 500장 넘는 음반을 발매한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1990년에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음반과 노래를 취입한 가수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국민일보DB   히트곡 ‘동백아가씨’가 담긴 음반 재킷.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제공   사진=뉴시스 최희준의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와 한명숙의 ‘노란 샤쓰의 사나이’가 1960년대의 개막을 알리는 팡파르였다면, 60년대 한국 대중음악사 ...
입력:2018-08-14 15:10:01
[명곡은 시대다] 춤바람 난 공화국의 엘리트 대학생, 스윙을 부르다
  가수 최희준은 그윽한 음색으로 시대를 풍미한 슈퍼스타였다. 1996년 치러진 제15대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국민일보DB   최희준의 히트곡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가 담긴 음반.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제공 스윙(swing). 야구의 방망이 돌림이 아니다. ‘(전후좌우로 몸을) 흔들다’라는 어원에 기반을 둔 이 음악은 1920년대 월가의 폭락으로 시작된 대공황 때 잉태되고, 뉴딜 정책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불경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30년대 중반에 미국 전역에 꽃을 피웠다. 스윙 ...
입력:2018-07-31 15:05:02
[명곡은 시대다] 민주주의 향한 열망이 만들어낸 시민의 노래
  가수 손인호의 명곡 ‘비 나리는 호남선’이 담긴 음반이다. 1927년 평안북도 창성 출신인 그는 2016년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비 나리는 호남선’ 외에도 ‘해운대 엘레지’ ‘울어라 기타줄’ 등을 히트시켰다. 데뷔 이후 오랫동안 방송에 출연하지 않아 ‘얼굴 없는 가수’로 불렸다. 대중음악평론가 최규성씨 제공   생전에 그가 '가요무대'(KBS1)에 출연했던 장면(왼쪽 사진)과 젊은 시절 고인의 모습이다. 방송화면 캡처, 대중음악평론가 최규성씨 제공 한국전쟁이 끝난 뒤에...
입력:2018-07-17 15:05:01
[명곡은 시대다] 금속聲에 담은 피난민의 비애… ‘뽕짝 리얼리즘’ 완성하다
  희대의 히트곡 ‘이별의 부산 정거장’이 수록된 가수 남인수의 LP. 1954년에 출시된 이 음반을 통해 남인수는 당대 최고의 가수로 군림할 수 있었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제공   남인수 모든 전쟁은 슬픈 노래를 낳는다. 갑오농민전쟁은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낳았고, 제1차 세계대전은 아일랜드의 민요 ‘오, 대니 보이(Oh, Danny Boy)’를 전쟁터에 나간 자식을 둔 모든 미국 부모들의 송가로 만들었다. 우리에겐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제가로 유명한 이오시프 코브존의 ‘백학&rsquo...
입력:2018-07-03 15:10:01
[명곡은 시대다] 새 시대 ‘해방정국’에 등장한 이국적 스타 ④ 현인 ‘신라의 달밤’
  ‘신라의 달밤’으로 해방 직후 가요계를 들썩이게 만든 가수 현인은 특유의 안경과 콧수염, 독창적인 비브라토로 세대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았다. 그의 노래들은 영화와 드라마의 테마로 셀 수 없이 리메이크됐다. 국민일보DB   ‘신라의 달밤’이 수록됐던 LP.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제공   부산 영도다리 인근에 세워진 현인의 노래비. 이 기념물에는 그가 남긴 ‘굳세어라 금순아’의 노랫말이 새겨져 있다. 국민일보DB 해방은 ‘야음을 틈타 담을 넘는 도적처럼’ 그렇게 문득 들이닥쳤다. ...
입력:2018-06-19 15:05:01
[명곡은 시대다] 나그네 서정, 식민지 한반도를 지배하다
  가수 백년설의 얼굴이 담긴 ‘백년설 특선집’ 음반의 재킷. 백년설은 일제강점기에 내놓은 노래 ‘나그네 설움’으로 망국의 아픔을 달래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제공   1940년대에 출간된 한 노래책에 실린 ‘나그네 설움’의 노랫말(위쪽 사진)과 나그네 설움’이 담긴 LP(아래 사진).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제공 청록파의 시인 박목월에게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이라는 황홀한 별칭을 안겨주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시 ‘나그네’는 해방 직후인 1946년 공동 ...
입력:2018-06-05 16:05:04
[명곡은 시대다] 지배자의 음악 문법에 민초의 슬픔으로 쓴 민족의 노래
  이난영이 취입한 음반 재킷과 LP. 앨범에 담긴 ‘목포의 눈물’은 애상과 비련의 정조가 진하게 묻어나는 노래였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제공   전남 목포 ‘이난영 공원’에 있는 기념비. 국민일보DB 목포의 가난한 집안 출신 이난영 탁월한 가창력·감정이입으로 ‘목포의 눈물’에 생명 불어넣어 65년까지 ‘여왕의 옥좌’ 지위 유지 분단·전쟁 속 불우한 말년 보내 근대 일본의 대중음악 양식인 엔카(演歌)는 식민지 시대 초입인 1910년대 중·후반부터 야금야금 한반...
입력:2018-05-22 16:05:03
[명곡은 시대다] 음반산업 시대 열어젖힌 빅히트곡… 유성기 덩달아 불티
  윤심덕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총독부 관비유학생 시험에 합격해 일본 유학길에 올랐고 성악가가 됐다. 단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윤심덕. 국민일보DB   윤심덕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가 실린 신문. 국민일보DB   고인의 삶을 다룬 영화 ‘사의 찬미’ 포스터. 국민일보DB   윤심덕과 함께 행방불명된 극작가 김우진. 국민일보DB 지난 100년간 한국인의 입길에 오르내린 노래들에는 굴곡진 한국의 현대사가 녹아 있다. 사람들은 수많은 노래를 듣고 부르며 기뻐했고 아파했다. 위로와 격려를 ...
입력:2018-05-08 16:05:05
[명화는 시대다] 어느 권력의 얼룩진 초상들
  영화 '아수라'의 절대 악인 박성배(황정민·왼쪽)와 그의 수하 한도경(정우성). 영화사 제공   '아수라'의 정점이자 마지막 장면인 장례식 난투극. 영화사 제공   '더 킹'의 주인공 박태수(조인성)는 점차 더러운 권력에 물들어간다(위 사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한민국 역사의 가장 불미스러운 사건 중 하나다. 최순실이 검찰에 출석한 날. 그날의 현장을 지켜본 사람들은 '아수라장'이었다고 표현했다(아래 사진). 각 영화사 제공, 뉴시스   김성수 감독 근래에 우리 시대를 반영하는 두 부류의 ...
입력:2018-05-01 16:15:01
[명화는 시대다] 진짜 왕의 현실, 가짜 왕의 신화
  진짜 왕과 가짜 왕이 대면하는 순간. 이병헌이 놀라운 연기력으로 1인 2역을 했다. 영화사 제공   두 왕을 섬긴 충신 허균(류승룡). 그는 여러 면에서 왕보다 더 왕의 자격을 갖춘 존재다(위 사진). 가짜 왕 하선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독을 삼킨 사월(심은경)을 끝내 살려내지 못한다. 영화사 제공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포스터. 영화사 제공   추창민 감독 조선의 15번째 임금 광해군은 당대에는 물론 현재까지도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다. 그는 패륜을 저지른 폭군, 인조반정에 의해 몰락한 ...
입력:2018-04-24 16:05:03
[명화는 시대다] 나쁘니까 흥미로운 요지경의 나날들
  (1)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최익현(최민식)은 뇌물을 바친 고위직의 전화번호가 빼곡히 적힌 수첩을 흔들며 “이게 10억짜리 전화번호부”라고 과시한다. 영화사 제공   (2)최익현은 최형배(하정우)의 조직에 들어가 속칭 ‘반달’(건달도 아니고 일반인도 아닌 반건달) 생활을 시작한다. 영화사 제공   (3)영화의 포스터. 영화사 제공 (4)제6공화국 대통령 노태우. 그는 1990년 10월 13일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당시 검찰총장은 김기춘이었다. 대통령기록관 ...
입력:2018-04-17 16:10:02
[명화는 시대다] 어둡고 슬픈 젊음의 초상… 김기덕의 ‘맨발의 청춘’
  ‘맨발의 청춘’은 1964년 최고 흥행작이다. 당시 큰 액수의 빚을 지고 있던 아카데미극장은 ‘맨발의 청춘’을 개봉한 덕분에 빚을 모두 갚았다고 한다. 필자 제공   트위스트 김(왼쪽)은 트위스트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뒤 이 영화에 발탁, 일약 스타가 됐다. 필자 제공   신성일과 엄앵란은 ‘맨발의 청춘’이 개봉한 이 해에 결혼한다. 결혼식 당일 몰려든 군중으로 인해 인근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둘은 당대의 스타커플이었다. 필자 제공   김기덕 일본 영화 ‘진흙투성이의 ...
입력:2017-10-24 16:10:02
[명화는 시대다] 50년대 여성 내밀한 욕망 비춘 가혹한 거울
  박남옥은 ‘미망인’을 완성하기 위해 갓 태어난 딸 경주를 업고 일인 다역을 하며 촬영장을 누볐다. 필자 제공   ‘미망인’의 한 장면. 이신자는 택과의 은밀한 동거를 위해 자신의 외동딸을 다른 이에게 보내고 싶다는 속내를 별다른 죄의식 없이 밝힌다. 필자 제공   1955년 4월 2일 서울 중앙극장에서 개봉한 지 사흘 만에 간판을 내린 ‘미망인’의 원제는 ‘과부의 눈물’이다. 필자 제공   박남옥 1950년대 중후반 한국은 기이하게 역동적인 시기였다. 식민지 시대를 지나 6&mid...
입력:2017-10-18 16:05:03
[명화는 시대다] 휴전 1년 뒤 남남북녀 입맞춤이라니… 1954년 ‘운명의 손’
  영화 ‘운명의 손’의 클라이맥스이자 종결부. 방첩대 장교 영철(이향)이 북한 공작원 정애(윤인자)에게 입맞춤하기 위해 다가가고 있다. 한국영화사 최초의 키스 장면으로 유명하다. 배우 윤인자의 남편이 이 장면에 분노해 “감독 한형모를 죽이겠다”며 서울 명동을 뒤지고 다녔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필자 제공   한형모 영화에는 시대가 담겨 있다. 한국영화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그 한국영화들이 담아 온 시대의 초상과 공기를 이 지면에서 포착해 보려 한다. 1950년대에서 80년대까지는 간략하게 살피고, ...
입력:2017-10-10 16:05:04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깨어진 순수, 파괴된 청춘의 비극
전후 한국사회는 전쟁의 후유증을 극심하게 앓았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파괴되었고 가치의 혼란과 무력감, 바닥없는 절망과 피해의식은 시대의 정신을 지배했다. 한편으론 미국 소비주의의 영향으로 퇴폐와 향락이 만연했고 절망과 허무를 자양분 삼아 실존주의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배후에 참혹한 전쟁의 상처가 있었다. 이 시대의 문학은 그런 절망과 허무의 황폐 한가운데서 자라나온 상처의 문학이다. 예컨대 대표적인 전후작가인 손창섭의 소설에서 전쟁의 상처는 기괴하게 뒤틀린 인물들의 모습에 새겨진다. 그들은 모두 팔 다리를 잃었거...
입력:2017-04-28 01:19:54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나요?
어릴 때부터 어른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말이 있다. “성공해야 한다!” 이 명제는 20세기 한국인의 삶과 의식을 지배한 절대적인 지상 명령이다. 이때 성공이란 곧 입신출세와 치부를 의미했고 거기엔 응당 피나는 공부와 노력에 대한 요구가 뒤따랐다. 많은 한국인들은 그렇게 성공의 꿈을 내면화하고 성공해야 한다는 당위를 좇으며 살았다. 성공은 대중의 의식을 지배한 대중적 욕망의 코드이자 이데올로기였다. 그러나 성공해야 한다는 그 지상 명령이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저질러도 상관없다는 걸 뜻하진 않았다. 적어도 겉으로...
입력:2017-04-18 16:03:55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자유부인’이라는 공공의 적
해방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는 숨가쁜 격동과 변화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한국문학은 언제나 그런 현실의 변화에 민감했다. 한국문학은 변화하는 한국인의 삶과 운명을 들여다보는 창이었고,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는 대중들의 불안과 욕망을 반사하는 거울이었다. 그것은 또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운동에 자기를 내던지는 결단의 무기이기도 했고 소망하는 미래를 꿈꾸는 통로이기도 했다.   해방 후 한국소설은 그렇게 당대의 현실 및 대중의 욕망을 반영하고 소화하면서 시대와 함께 호흡했다. 문학사의 중요한 소설들은 그럼으로써 시대의 정신을 담아내는 그...
입력:2017-04-14 02:41:20
[영성의 현장을 찾아서 <제1편>] 성경읽기로 복음의 정수 인식… 중세교회 교황권·연옥설 거부
스위스의 종교개혁자 츠빙글리가 출생한 통나무 집 전경.   생가 인근에 세워져 있는 츠빙글리 기념비.   통나무 집 현관에 생가를 알려주는 푯말이 붙어있다.   주도홍 교수 츠빙글리가 태어나서 여섯 살까지 성장했던 빌트하우스로 향했다. 취리히에서 츠빙글리의 생가로 가는 길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어떻게 스위스는 이토록 잘 정돈되고 정갈하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울창한 푸른 숲, 거대한 위용의 백설 산꼭대기는 그 자체로 한 편의 풍경화였다. 하나님은 멋진 창조주라는 점을 재차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
입력:2017-06-04 21:25:01
[영성의 현장을 찾아서 <제1편>] ‘성찬론’ 견해 큰 차이… 각기 다른 길 간 츠빙글리와 루터
스위스의 종교개혁자 츠빙글리가 목회했던 취리히의 그로스뮌스터교회 외부 모습.   츠빙글리와 후계자 불링거가 사용했던 목양실.   츠빙글리 초상화.   주도홍 교수 16세기 스위스 종교개혁의 선구자 츠빙글리(1484∼1531)를 만나기 위해 취리히의 그로스뮌스터교회로 향했다. 교회는 츠빙글리가 1519년부터 1531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12년간 목회했던 곳이다. 취리히는 수도 베른에서 동북쪽에 위치한 도시로, 시내에는 맑고 시원하게 흐르는 강이 가로지른다. 이 강을 따라 도심으로 들어가다 보면 어렵지 않게 ...
입력:2017-06-04 21: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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