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과 소금-노희경] ‘상하이의 쉰들러’ 허펑산
- 중국 상하이에 유대인 난민 기념관(Shanghai Jewish Refugees Museum)이 있다. 최근 상하이 여행 중에 알게 됐다. 아니, 히틀러의 홀로코스트를 피해 이렇게 먼 상하이까지 건너왔다고? 믿기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그들은 기념관 인근에 게토를 이뤄 살았다. 유대인 기념관은 와이탄, 동방명주 등 멋진 빌딩과 야경을 자랑하는 상하이 중심에서 북쪽 훙커우구에 있다. 티란차오 역사문화관광지역의 옛 건물 복원이 한창인 허름한 건물들 틈에 3층 높이로 회당이 세워져 있었다. 1층은 모세예배당으로 불리는데, 상하이에 있는 두 개의 유대 회당 가운데 한 곳이다. 2, 3...
- 입력:2019-11-08 15:05:01
- [혜윰노트-김윤관] 도식화된 경험은 위험하다
- “자신의 경험을 진리 삼지 마세요. 끝!” 새벽 한 시. 동네 편의점 앞 파라솔. 2년 만의 개인전 중이었고 전시장을 찾은 지인들과 술을 마셨고 내가 취하니 술을 못 마시는 동료 목수 한 분이 나를 집까지 태워다주게 되었고 긴 운전에 지친 그와 헤어지기 전 편의점 앞에 앉아 하루의 마지막 담배를 피우게 된, 그런 일상적인 시간과 장소. 나에게 목수일을 배운 후 이제는 동료가 된 그가 “맨날 농담만 하지 마시고, 무언가 좋은 말 한마디 해보세요”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취기 때문인지 갑자기 용기가 생긴 나는 나도 모르는 새 정색을 하며 ...
- 입력:2019-11-07 15:10:01
- [살며 사랑하며-배승민] 사랑의 매
- “육아서에서 애는 혼내면 안 된다더니 역시 다 틀린 말이에요. 벼르다가 이번에 아주 혼쭐을 냈더니 울고불고 반항하던 애가 다음날 바로 천사가 됐거든요. 일어나자마자 아빠 사랑한다, 자기가 잘못했다며 시키지도 않은 편지를 줄줄 쓰는데~ 얼마나 의젓해졌는지 몰라요.” 아빠의 의기양양함과 달리 엄마 표정은 얼음 같다. 이런 경우 백이면 백, 아빠들은 버럭 화를 내는 자신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무섭게 비치는지 모른다. 장난꾸러기 아이가 (겁에 질려) 얌전히 있으니, 아빠 목소리가 한 톤 더 올라간다. “저 어릴 땐 더했어요. 우리 집은 양반이지.&rdqu...
- 입력:2019-11-07 15:10:01
-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방구석 여행자
- 얼마 전 여행을 다녀온 사진들을 정리하며 절로 여행지의 추억에 빠지게 되었다.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여행을 가기 전 준비하면서 느끼는 설레는 마음과 다녀온 후의 추억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제 여행의 과정은 앞과 뒤의 감정에 비해서는 덜할지라도 말이다. 세상 사람들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두 부류로 나눈다면 나는 좋아하지 않는 사람 쪽에 가깝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어릴 적부터 멀미가 심해 차 타는 일이 고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여행을 부추기는 사람이 많아 한 해에 한 번 ...
- 입력:2019-11-05 15:10:02
- [길 위에서] 총회 풍경을 바꾸자
- 청바지에 하얀 티셔츠를 입은 10~20대 청년, 밝은 전통의상을 입고 활보하는 30~40대 여성, 노타이 캐주얼 차림으로 이곳저곳 어슬렁거리는 50대 남성. 2013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때 만난 전 세계 교회 대표들 모습이 요즘 부쩍 생각난다. 대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젊은 외국인 청년들이 총회장인 부산 벡스코에 가득했다. 자원봉사나 특별행사를 위해 온 사람들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자기네 나라 교회와 교단의 공식대표라고 했다. 깜짝 놀랐다. 교회의 대표라면 당연히 목사님이나 장로님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
- 입력:2019-11-05 11:05:01
-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마음의 상태
- 2년 전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에서 하는 정리 수납 강좌를 들었다. 수강생은 대부분 여성이었지만 사오십대 남성이 두 명 있었고 칠십대 노신사도 있었다. 첫 수업 날 번갈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이 수업을 신청한 이유를 말했다. 대부분은 어려서부터 정리를 잘 못해서 수업을 들으러 왔다고 했고 수납 전문가 자격증을 따서 수납 전문가로 활동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노신사의 말이 인상에 남았다. 그는 아내를 돕고 싶은데 어떻게 청소를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배우기 위해 왔다고 했다. 그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청소를 해본 적이 없다고 솔직히 시인...
- 입력:2019-11-03 15:10:01
- [편의점 풍경화] 천하제일 건망증 대회
- 오후 4시. 느닷없이 밀려온 아득한 상실감에 몸이 나른해졌다. 달리기를 하는데 발바닥에 뭐가 붙어 자꾸 달랑거리는 찝찝한 느낌. 우주가 소멸하는 마냥 소중한 무엇이 소르르 사라지는 허전한 느낌. 이 기묘한 감각의 정체는 뭘까. 왜일까. 무엇 때문일까. 그때야 깨달았다. 발주, 발주! 오전 9시50분. 전국 편의점 점주들은 바쁘다. 그 시각이 바로 발주가 끝나는 시간. 신데렐라의 화려한 마차가 호박으로 변하는 것처럼, 그 시각을 넘겨 발주를 빠뜨리면 다음 날 팔 물건이 없다. 편의점에 갔는데 점주가 컴퓨터 모니터에 빨려들 모양으로 고개를 빼죽 내밀고 무슨 ...
- 입력:2019-11-01 15:10:01
- [빛과 소금-전정희] 해 아래 학대 그리고 정치목사
- # 1760년대 유럽에서 야곱 구예라는 평범한 농민이 갑작스레 스타가 됐다. ‘클라인조그’, 즉 ‘선한 조그’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다. 사회개혁가 히르첼이 이 촌부를 발굴했는데 야곱은 질박한 입담으로 계몽 귀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히르첼은 그를 ‘농촌의 소크라테스’라는 개념으로 순회 전도자로 만들었다. 루소와 괴테가 열광했을 정도다. 괴테는 야곱이 스위스 시골로 순회 전도에 나서면 ‘성지순례’라며 따라나서기도 했다. 야곱은 농민들에게 말했다. “우리 각자가 본분에 충실히 하는 것이 피차에 선을 행하...
- 입력:2019-11-01 15:05:01
- [살며 사랑하며-배승민] 생각의 우물
- 강의나 회의 차 지방을 오가는 일이 잦아지면서, 막히는 도심보다도 오히려 빨리 오갈 수 있다는 사실에 제법 놀랐다. 체력이 부족해서 그렇지 제주도도 당일 강의 후 바로 올라와 저녁 일정을 이어가기도 한다. 이런 생활을 반복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사람이란 자신의 경험에 갇혀 산다는 사실이다. 고속열차에 몸을 싣고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하면서, 학생시절 우리들보다 먼저 운전면허를 딴 한 친구가 으스대듯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운전을 하니 거리의 개념이 바뀐다나.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했으나, 나 역시 운전을 시작하고 보니 그 뜻을 알게 되었다....
- 입력:2019-10-31 15:10:01
- [혜윰노트-마강래] 고향세와 이중주소제
- 인구 감소 지자체의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향사랑기부제’(일명 고향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19년 10월 현재 모두 14건의 법안이 발의됐다. 다른 법안에 밀려 오랫동안 계류돼 있기는 하지만 여야 모두에서 발의될 만큼 당 정책과 이념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발의된 법안들을 살펴보면 ‘누가 기부하는지’ ‘어느 지자체가 받을 수 있는지’ ‘어느 정도까지 낼 수 있는지’ ‘받은 기부금은 어디에 써야 하는지’ ‘얼마만큼의 세액을 공제해야 하는지’ ‘답례품의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rsqu...
- 입력:2019-10-31 15:05:01
- [세상만사-김경택] 한·미 동맹의 빈틈
- “철통 같은(ironclad) 한·미동맹.” “같이 갑시다.” 한·미동맹을 주제로 한국과 미국의 군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에 거의 매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관계를 강조하며 “빛 샐 틈 없는 공조”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마법 같은 이 말들은 ‘한·미동맹은 으레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는 한·미동맹이 긴밀해 보이지 않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지만 별문제 없다는 식으로 ...
- 입력:2019-10-31 15:05:01
- [샛강에서-정진영] 광화문의 목사들
- 신문사 입사 이후 처음으로 아프리카 취재를 다녀왔다. 세렝게티 대평원, 옹고롱고로 분화구, 킬리만자로산, 잔지바르 섬 등을 품은 10박11일간의 탄자니아행은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기자들에게도 아프리카는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오가는 길이 멀고 일정이 빡빡해 몸은 피곤했지만 새로운 땅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풍광과는 별개로 탄자니아 인구의 30%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현지 안내인에게 전해 듣고 놀랐다. 주요 도시에서는 교회 건물이 자주 보였다. 기독교는 그곳의 주력 종교였다. 한국에서부터 ...
- 입력:2019-10-30 15:10:01
- [한마당-이흥우] 대통령의 어머니
-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 어머니 얘기를 하지 않았다. 출생의 비밀 때문이다. 그 비밀은 김 대통령 사후 발간된 ‘김대중 자서전’을 통해 밝혀진다. 김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내 어머니는 평생 작은댁으로 사셨다”고 고백했다. 김 대통령은 “나는 오랫동안 정치를 하면서 내 출생과 어머니에 관해 일절 말하지 않았다”며 “많은 공격과 시달림을 받았지만 침묵했다”고 했다. 어머니의 명예를 지켜 드리고 싶어 그랬다고 한다. 김영삼 대통령은 1960년 9월 경남 거제 부모님 댁에 침입한 무장괴한이 쏜 총에 어머니를 잃는 슬픔...
- 입력:2019-10-30 15:10:01
- [한마당-태원준] 타다 기소한 검찰의 ‘관심법’
- 검찰이 타다를 기소했다는 뉴스를 읽는데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놀라움이나 의아함보다 먼저 찾아온 불쾌함은 검찰 관계자가 설명한 기소 이유 때문이었다. “이용자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타다) 이용자는 택시를 불러 탄다고 생각하지, 차를 렌트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한 유사 택시로 봐야 한다고 했다. 나는 타다 이용자다. 내가 타다를 이용할 때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저토록 자신 있게 말하는 걸 보면 검찰은 관심법(觀心法)을 쓰는 게 분명하다. 검찰이 내 생각을 규정해 버린 탓에 나는 &lsquo...
- 입력:2019-10-29 15:10:01
-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시간 부자로 살아가기
- 대학원 졸업을 위해 논문을 쓰기 시작한 건 큰 애가 세 살 때부터였다. 선배들은 아예 엄마 얼굴을 모르는 신생아 때 논문을 쓰던가 아니면 아이가 큰 다음에 쓰는 게 좋다고 조언을 해주곤 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당시에 내게 남아있던 시간은 2년밖에 없었다.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맞바꾸었다고 생각하니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보낼 수가 없었다. 극도로 시간 부족에 시달리던 그때, 내게 주어진 시간을 늘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민하며 지냈던 기억이 난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시간에 쫓긴다. 시간과 관련하여 가장 흔히 하는 ...
- 입력:2019-10-29 15:05:01
- [한마당-라동철] 참수작전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창설자이자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27일 시리아 이들립 북부 바리샤에서 미군에 쫓기던 중 사망했다. 알바그다디는 미 정예 특수부대가 은신처를 급습하자 달아나던 중 막다른 터널에 이르자 입고 있던 폭탄조끼를 터뜨려 폭사했다. 그의 사망은 몰락해 가는 IS의 마지막 숨통을 끊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IS는 미국 등 연합군의 격퇴작전에 밀려 지난 3월 마지막 근거지인 시리아 바구즈를 빼앗기면서 지하 테러조직으로 전환했는데 구심점 알바그다디 사망으로 세력이 급속히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
- 입력:2019-10-28 15:05:01
-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쓰레기 낭독회
- 북카페에서 열리는 시 낭독회에 초대받았다. 낭독회 제목은 ‘쓰레기 낭독회’였다. 재미있게도 낭독회 입장료는 ‘손바닥만 한 작은 쓰레기’라고 했다. 정작 쓰레기를 고르려니 무얼 골라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너무 적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였다. 책상 위에 놓인 영수증과 껌 종이가 보였다. 그것들을 주머니에 넣는 중에 또 다른 쓰레기가 눈에 들어왔다. 며칠 전 약국에서 지어온 감기약이었다. 감기가 다 나았으므로 그것 역시 버려야 할 쓰레기였다. 유통기한이 지난 영양제도, 한쪽만 남은 귀고리도 모두 쓰레기라고 할 수 있었다. 사놓고 ...
- 입력:2019-10-27 15:10:01
- [한마당-김의구] 유훈통치
- 고려 태조 왕건은 죽기 한 해 전 훈요10조를 지었다. 죽음이 가까워 오자 개국공신 박술희를 통해 이를 후세에 전하도록 했다. 고려사와 고려사절요가 전하는 10조 내용에는 불교사찰의 지나친 양적 확대에 대한 경계, 장자 왕권 계승, 서경(평양) 중시 등이 포함돼 있다. 왕건은 “행여 후사들이 방탕해 기강을 문란하게 할까 두려워 훈요를 지어 전하노니, 조석으로 읽어 길이 귀감으로 삼으라”는 유지를 남겼다. 북한에는 유훈통치가 있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해 자신의 체제를 구축하기까지 3년가량을 유훈통치...
- 입력:2019-10-27 15:05:01
- [한마당-배병우] 쪼개진 단톡방
- 조국 사태가 초래한 ‘쪼개진 나라’는 주말이나 휴일의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 여의도만이 아니다. 낯선 사람과는 물론 절친한 친구, 지인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단단한 벽이 생겼다. 함부로 정치 얘기를 꺼냈다간 분위기가 얼어붙기 십상이다. 조금 더 나가면 얼굴 붉히는 설전으로 이어진다. 카톡이나 밴드 등 온라인 문자대화 공간에서도 ‘조국 후유증’이 심각하다. 대구의 한 고교 동기회 단체카톡방은 최근 두 쪽 났다. ‘조국 사퇴’와 ‘조국 수호’를 둘러싸고 의견이 맞서다 양측의 감정이 격해졌다. 조국 수호 측 수십명이 ...
- 입력:2019-10-25 15:10:02
- [한마당-김명호] 자제력 회복하기
- 자기의 감정이나 욕망을 스스로 억제하는 힘을 흔히 자제력이라고 한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말과 행동을 수정하는 능력을 일컫기도 한다. 수정하는 능력이란 도덕이나 가치관, 문화적 규범, 상식 등에 부합하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제력이 개인의 성취 또는 자존감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스탠퍼드대 월터 미셀 교수는 4세 아동들의 의지력을 실험했다. 방 안의 탁자에 두 개짜리 마시멜로와 한 개의 마시멜로, 종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자신이 방을 나간 뒤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면 두 ...
- 입력:2019-10-24 15:10:02
- [살며 사랑하며-배승민] 쉼표
- 테러, 전쟁의 피해자를 치료해 온 해외 학자의 강의 시간이었다. 잠시 쉬는 시간, 그분은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농담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매일 보면서 정작 본인은 괜찮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요.” 나를 비롯한 한국의 학자들 역시 같은 질문에 쌓여 있던 터라 모두 귀를 쫑긋 세웠다. “전 괜찮다고 했어요. 실제로도 그렇게 믿었고요. 수십 년간 일에 익숙해진 데다가 훌륭한 동료들과 일하고, 나름 웃을 일도 많고. 행복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들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충격적인 사건에 잠을 설치며 척박...
- 입력:2019-10-24 15:10:02
- [혜윰노트-전석순] 지로용지를 고집하는 이유
- 상담원은 지로용지 대신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으로 요금고지서를 받아보면 장점이 많다고 했다. 종이 낭비도 줄일 수 있고 요금 할인 혜택도 있었다. 우편물 분실로 인해 공과금이 밀릴 일도 없고, 이전 고지서가 필요할 때도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가 담긴 지로용지가 외부에 노출된 우편함에 있는 게 마음 쓰이기도 했던 차라 다음 달부터 이메일로 고지서를 받아보기로 했다. 동네 어르신 중에는 매달 우편함에 꽂히는 지로용지를 고집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고 전해 들었다. 처음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이 서툴기 때문이라고 생각...
- 입력:2019-10-24 15:10:02
- [세상만사-문수정] 유니클로의 의도
- ‘의도하지 않았다.’ ‘의도한 건 아니었다.’ ‘의도와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다.’ 익숙한 수사(修辭)다. 공인이거나 조직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 기업이나 정부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식 석상에 나오면 으레 하는 말이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라는 변명. 높은 분들에게만 해당하랴. 평범한 사람들도 일상생활에서 많이 쓴다. 대개는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알지만 바로 사과하자니 자존심 상하거나 머쓱할 때 고의성 여부를 슬며시 들이민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았다’는 변명은 대체로 문제...
- 입력:2019-10-24 15:05:01
- [샛강에서-김준동] 링컨의 길이냐, 부시의 길이냐
-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적절치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그는 현실에서 철저히 격리된 채로 자기 생각을 믿고 거기에 빠지는 덫에 걸렸다. 그는 다양한 전문가들, 이라크와 관련된 업무를 직접 다룬 경험이 있는 백악관 외부의 인사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입장에 반대하는 사람 등 다양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독립적인 의견을 받아들이는 데 실패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대변인(2003~06년)을 지낸 스콧 매클렐런은 2008년 이렇게 회고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로 유명한 ...
- 입력:2019-10-23 15:10:01
- [한마당-신종수] 정시 vs 수시 논쟁
- 정시 vs 수시 논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요즘은 조국 사태를 계기로 아예 진영별로 나뉘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은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에 부정적이다. 전교조나 진보 교육감들도 정시 확대는 학생들을 시험으로 줄세우는 것이라며 내신과 학생부종합전형 위주의 수시를 선호한다. 진보 성향 언론들도 정시 확대에 부정적이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보수 교육단체 등은 조국 딸 문제를 거론하며 정시 확대를 주장한다. 하지만 백년지대계라는 교육마저도 진보와 보수로 나눌 일인지 의문이다. 정시와 수시는 나름대로 각각 장·단점이 있다. 두 가지를 적절...
- 입력:2019-10-23 1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