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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윤중식] 좌우지간 초갈등사회를 풀자
갈(葛)과 등(藤)나무는 같은 덩굴 식물이다.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을 타고 오른다. 정반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 둘이 만나면 도저히 풀 수 없을 정도로 줄기들이 뒤엉킨다. ‘가뭄에 비가 와도 개미는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개미는 항상 맑은 날을 좋아한다. 비가 와서 물이 고이면 생계가 위협받기 때문이다. 개미의 입장은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가뭄이 심해서 산천초목이 말라 죽고 사람이나 동물이 마실 물이 없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가뭄에는 비가 와야 한다는 말이 맞지 않을까. 개미는 비가 오는 동안 일을 잠시 접고 쉬고 있어...
입력:2019-11-22 15:05:02
[살며 사랑하며-배승민] 배려와 시선
“어머 얘가 왜 이래!” 아이가 불쑥 진료실 모니터 선을 잡아 넘어뜨리자 아이 엄마가 외쳤다. 하지만 엄마의 시선이 향한 것은 아이보다도 내 표정이었다. 오랜 진료 기간 동안 아무리 아이 증세가 나빠져도 침착한 대처와 태도로 내심 존경하던 보호자였다. 때문에 그 순간 무너진 태도와 시선이 더 당황스러워, 혹시 내가 화를 낼까 봐 걱정하셨던 걸까. 다른 문제라도 있는 것인가. 의아했지만 답을 알 수가 없었다. 그날의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은 내가 다리를 다쳐 여러 번의 수술과 재활을 시작하게 되면서였다. 태어나 ...
입력:2019-11-21 15:10:01
[한마당-태원준] 톨레랑스의 새로운 적용
프랑스어 톨레랑스(tolerance)는 주로 ‘관용’이라 번역된다. 나와 다른 생각과 행동을 용인하는 것, 틀렸다 하지 않고 다를 뿐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여러 민족이 어우러져야 하기에 다양성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확립된 개념이다. 내가 볼 때 분명히 틀린 짓인데 “그냥 다른 거야” 하면서 넘기려면 참아야 한다. 톨레랑스는 참는 것이다. 어원인 라틴어 tolerantia도 인내라는 뜻을 가졌다. 시작은 종교적 인내였다. 종교개혁 이후 신·구교도의 살육을 정리하며 신앙도 다를 수 있다고 인정한 프랑스 앙리 4세의 낭트칙령은 톨레랑스...
입력:2019-11-21 15:10:01
[한마당-라동철] 사랑의 매는 없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가 2002년 펴낸 프란시스코 페레(1859~1909) 평전의 제목이다. 스페인 출신인 페레는 아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자유교육의 선구자다. 1901년 9월 바르셀로나에 학교를 세워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교육했다. 그는 체벌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는데 책 제목은 이런 교육철학을 잘 보여준다. 체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자녀 훈육의 수단으로 용인돼 왔다. 구약성서 잠언에 “매를 아끼는 자는 그의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
입력:2019-11-20 15:10:01
[한마당-배병우] 미국 외교의 붕괴
미국 하원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대통령 탄핵 조사 청문회가 2주째로 접어들었다. 외국에 대한 원조까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악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후안무치와 그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비선’들의 국정 전횡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어쩌면 이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전현직 외교관들의 직설적인 토로를 통해 드러난 미국 외교의 추락이다.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와 그의 후임인 윌리엄 테일러 대사 대행,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 등은 ...
입력:2019-11-19 15:10:01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다섯 사람의 법칙
얼마 전 후배로부터 요즘 친구를 사귀는 게 쉽지 않다는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아이와 연결되어 만나게 된 관계는 조심스러워서 친구를 맺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동네에서 자주 만나는 분들과 친해지는 것도 한계가 있다. 예전 친구들은 외국에 나가거나 지방으로 가서 일 년에 한 번도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들에게 친구는 어떤 존재일까 고민해보았다. 문득 나이가 들수록 친구의 의미도 변화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친구가 가장 중요한 시기는 언제일까. 아마도 10대나 20대가 아닐까 싶다. 20대에는 친구라면 모든 일을 ...
입력:2019-11-19 15:05:01
[너섬情談-장은수] ‘핫’은 우리 시대의 정신병이다
우리는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이 물건에서 저 물건으로,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핫’한 것을 찾아서 이동한다. 오래된 것들을 소중히 하고 간직하고 음미하기보다 싫증을 이유로 바꾸고 버리고 폐기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한없이 열망한다. 오늘의 화제를 좇으려 ‘실시간 검색어’를 클릭하고, ‘해마다 트렌드’를 확인하는 강박을 표현한다. 그러나 실시간은 대부분 한나절 넘기기 어렵고,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바뀌는 것은 트렌드일 수 없다. 실시간은 사실상 조작에 가깝고, 트렌드는 대개가 말놀음일 뿐이다. 잠깐의 이슈에 ...
입력:2019-11-19 15:05:01
[길 위에서] 내어주는 계절이 왔다
본격 추위가 시작된 요즘 동네 버스정류장이 변하고 있다. 2~3년 전부터 선을 보였던 보온텐트가 다시 설치됐다. 보온텐트는 칼바람을 맞으며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을 위해 지자체가 마련한 바람막이 장치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기자 입장에서 보온텐트는 반갑다. 19일 아침 출근길, 영하로 떨어진 날씨 탓인지 사람들이 옹기종기 텐트 안에 모여들었다. 날씨도 맑아 햇살이 하나 가득 들어왔다. 따뜻한 온실이었다. 보온텐트는 지자체별로 모양이나 소재가 다양하다. 두꺼운 투명 비닐과 천막 재질로 만든 소형 텐트를 비롯해 철제 틀에 투명 아크릴, 유리를 끼워 ...
입력:2019-11-19 11:05:01
[한마당-태원준] “이게 정치냐” 불출마… “비가 오니까” 불출마
지금까지 10명 가까운 여야 정치인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이철희 표창원 임종석, 자유한국당의 김무성 조훈현 유민봉 김성찬 김세연 등이 그 길을 택했다. 7선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6선인 김무성 한국당 의원의 불출마는 별로 감흥이 없다. 왜 아직도 하고 있냐고, 그만큼 했으면서 이것밖에 못하냐고 묻고 싶긴 한데, 그런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주목할 메시지는 나머지 불출마자의 선언문에 들어 있었다. 그것을 읽어보는 일은 지금의 정치판을 이해하는 데 꽤 도움이 될 듯하다. 최근의 불출마 선언은 “이게 정치냐”...
입력:2019-11-18 15:05:01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수능 한파
14일 오후, 약속이 있어 집 밖으로 나섰다. 2년 만에 찾아온 수능 한파라더니 바람이 매서웠다. 문득 오래전 수능시험을 치르기 위해 집 밖을 나서던 날이 떠올랐다. 손난로를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리던 감촉이 손에 생생히 잡히는 것 같았다. 시계를 보니 수능시험이 이미 끝났을 시간이었다. 번화가에 들어서자 시험 이야기를 하며 걸어가는 수험생이 여럿 보였다. 약속장소인 카페로 들어가 친구를 기다리는데 옆 테이블에 앉아 있는 세 명의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도 수험생들로 보였다. 모두 표정이 좋지 않았고 한 학생은 울고 있었다. 시험이 어려웠던 모양...
입력:2019-11-17 15:10:01
[한마당-이흥우] WRC 정상에 선 현대차
우리나라에선 인기가 없으나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폭넓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 중 하나가 모터스포츠다.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꼽기도 한다. 모터스포츠의 대명사, 포뮬러 원(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가 현역 시절 1년에 벌어들인 수입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NBA 농구 스타 샤킬 오닐, 유럽 축구의 지네딘 지단보다 많았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반 스포츠와 달리 모터스포츠는 선수들 기량 못지않게 경주용 차의 성능이 순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선수와 경주용 ...
입력:2019-11-17 15:10:01
[한마당-태원준] 노천카페
서울 여의도 회사 옆에 올봄 16층짜리 새 오피스텔이 완공됐다. 분양을 했으니 상가점포마다 주인이 달라서 제각기 임대를 했을 텐데, 누가 지휘라도 한 것처럼 비슷한 가게들이 입점했다. 새 건물이 늘 그렇듯 임대차를 중개할 부동산이 먼저 들어섰고 유동인구를 끌어모을 편의점이 생기더니 1층 상가를 빙 둘러 줄줄이 커피점이 문을 열었다. 커피를 아주 싸게 파는 커피점, 빙수를 함께 파는 커피점, 샌드위치를 곁들인 커피점, 스페셜티 커피를 내세운 커피점…. 시장 포화로 커피점 폐업률이 갈수록 높아진다는데 신규 창업자가 이렇게 많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
입력:2019-11-15 15:10:01
[빛과 소금-송세영] 82년생 김지영 관람법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관객 수가 개봉 18일째인 지난 9일 300만명을 넘어섰다. 소설을 읽고 공감했거나 먼저 관람한 이들의 입소문을 듣고 극장을 찾은 이들이 많았다. 영화가 개봉도 되기 전부터 ‘별점 테러’가 벌어지는 등 논란이 되자 호기심에 보러 간 이들도 꽤 있었던 것 같다.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노이즈 마케팅’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반발해 극우 성향 일베 회원들이 벌인 유니클로 구매 인증하기가 역효과를 낸 것과 비슷하다. 유니클로를 일베나 입는 옷으로 만들어버려 불매운동에 오히려 ...
입력:2019-11-15 15:10:01
[살며 사랑하며-배승민] 빈티지와 사람
근처에 빈티지 가게가 생겼다. 이것저것 둘러보다 진열된 그릇에 생긴 실금을 보았다. 무심코 “참 귀한 것일 텐데 금이 갔네요”라고 말을 건네자 주인은 배송 과정에서나 진열되어 있다가 부주의로 상처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릇을 살펴보았다. 귀한 것으로 보여 내 것이 아닌데도 아깝다 싶었는데, 주인의 표정은 그다지 속상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몇 가지 도구로 능숙하게 그릇을 손질하고는 선반에 놓여 있던 장신구를 담아 순식간에 보석 받침대를 만들어냈다. 쓸모가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그릇이 원래부터 보석을 위한 것이었던 양 변신했다. 순...
입력:2019-11-14 15:10:02
[혜윰노트-홍인혜] 시험에 들고 난 뒤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것을 치른 지 오랜 세월이 지났다. 하지만 워낙 강렬한 기억인지라 몇 개의 이미지들이 머릿속에 각인되어 이따금 떠오른다. 깨진 유리처럼 날이 서 있던 11월의 공기라든지, 그날 내가 입었던 베이지색 패딩점퍼라든지, 사람이 한 일이 맞나 싶게 정확한 간격으로 열 맞춰 서 있던 고사장의 책상 같은 것들이 말이다. 그날 마주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더욱 또렷이 떠오른다. 우선 나만큼 긴장했던 부모님의 굳은 표정이 기억난다. 시험장 앞에서 작별하는데 열없는 가족들이라 대단한 감동의 순간 같은 것 없이 머쓱하게 헤어졌다. 그리고 응원...
입력:2019-11-14 15:10:02
[한마당-신종수] “트럼프, 빌어먹을 멍청이”
“그는 빌어먹을 멍청이(f---ing moron)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초 한 회의에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한 뒤 회의실을 나가자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이 했다는 말이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쓴 책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 나오는 내용인데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트럼프는 나중에 틸러슨을 ‘돌 같은 멍청이(dumb as a rock)’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책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2017년 7월 20일 오전 10시 국방부청사 펜타곤의 탱크(보안시설을 갖춘 합참 회의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트럼...
입력:2019-11-14 15:10:02
[세상만사-강주화] 개천에서 붕어로 살더라도
얼마 전 들른 서울 시내 한 중학교 교실 정면에는 이런 급훈이 액자에 걸려 있었다. ‘6년을 준비해서 60년을 산다.’ 중·고교 6년 공부가 대학을 결정하고 그 대학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의미를 담은 듯했다. 이 대학을 결정하는 14일 대학 수학능력시험에 48만여명이 응시했다. 이 시험에 대다수 수험생과 학부모는 사활을 건다. 대학 진학이나 전공에 따른 경제적 보상 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특성화고 졸업생 첫 연봉은 평균 2097만원이다.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4086만원이다. 2배 가까이 차이 난다. 이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 ...
입력:2019-11-14 15:05:01
[한마당-이흥우] 헝그리 정신
인간이 감내하기 어렵고, 시급히 해소하고 싶은 욕구 중 하나가 배고픔이다. 그러나 배고픔이 해소되면 나태해지고 무기력증에 빠지기 쉽다. 미국 애리조나 아파치족이 그랬다. 이들은 처음에 신대륙에 정착한 이주민과 치열하게 싸웠으나 “당신들이 원하는 만큼 식량을 무상으로 주겠다”는 애리조나 주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싸움을 끝냈다. 이들은 더 이상 싸울 필요도, 사냥할 이유도 없었다. 그 결과 아파치족의 40% 이상이 비만이나 무기력증에 빠졌다고 한다. 배부름의 역설이다. 우리나라는 1960~1990년대 압축성장을 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시대정신이 ...
입력:2019-11-13 15:10:01
[데스크시각-손병호] 美 사령관까지 언론플레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비용 문제를 넘어 동맹의 ‘갑을’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보다 5배나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미치광이 전략’으로 동맹에 펀치를 날린 데 이어 정치적 발언을 금기시하는 군 장성들까지 나서서 연일 한국을 때리고 있다. 특히 미군 장성들이 내뱉는 말이 정치인 뺨치는 계산된 발언이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지난 11일 일본행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보통의 미국인들은 한국과 일본이 매우 부유한 나라인데 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느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또 &ldquo...
입력:2019-11-13 15:05:02
[한마당-박정태] 전태일과 힙합
한 해 평균 2400명이 일터에서 산업재해(사고+질병)로 목숨을 잃는 나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이 1위인 나라. 크레인에서 추락하고, 컨베이어벨트에 끼이고, 스크린도어 수리하다 숨지는 나라. 원청업체는 나 몰라라 하고 하청 노동자들만 희생되는 나라. 2016년 서울 구의역 사고로 외주업체 19세 청년이,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선 협력업체 24세 김용균이 그렇게 허무하게 하늘나라로 갔다. 그리고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 3∼4시간마다 1명씩, 하루 7명꼴로 죽어나간다. 산재공화국의 서글픈 현주소다. ‘위험의 외주화&rs...
입력:2019-11-12 15:10:01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각자, 혹은 다르게
큰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일이다. 미술 시간에 우유팩으로 가구 만들기를 한다고 우유팩 10여개를 준비해 오라고 한 적이 있었다. 우유를 먹은 후 그대로 씻어 보내기만 했는데 다음 주에 참관수업으로 학교에 가서 교실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보니 대부분 뒤처리가 깔끔하게 되어 있었다. 입구를 잘라서 본드로 붙여 기본 모양을 만들어서 보낸 분도 많았다. 아이의 거칠고 비뚤어진 의자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대학에서 수업을 할 때,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중심으로 글을 쓰거나 발표를 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해 왔다. 팀 과제를 내주면 인터넷에...
입력:2019-11-12 15:05:01
[신종수 칼럼] 문 대통령, 조국에게 속았나
부인 공소장 보면 판단 설 것… 결백 주장 거짓으로 드러나 조국과 지지자들에게 미안함이나 부담감 느낄 필요 없어 정치적·심리적으로 조국 사태 악몽 떨치고 미래로 나아가야 검찰이 1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구속 기소했다. 공소장에 나오는 정 교수의 혐의는 금융실명제법 위반, 사기, 증거인멸교사 등 14개다. 검찰이 많은 인력을 동원해 두 달 넘게 탈탈 털어 나온 것이라고 해도 혐의 내용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와 진술이 공소장에 가득 담겨 있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다. 재판을 통해 진실이 가려지겠지만, ...
입력:2019-11-12 15:05:01
[한마당-김명호] 유쾌한 B급 문화
요즘 펭수를 모르면 일단 자신이 꼰대 대열에 합류할 조짐이 있다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다음, 그게 뭔지 한 번 동영상을 보거나 검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무심하게 있으면 합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다음, 유튜브나 TV를 통해 몇 번 본 뒤에도 좋든 싫든 도대체 아무런 감흥이 없다면 확실히 꼰대군에 포함됐다는 합리적 판단을 하는 게 좋겠다. 펭수는 2019년 4월 교육방송(EBS) 봄 개편으로 신설된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인 남극에서 온 펭귄이다. TV 프로그램이지만 사실상 유튜브 기반이며, 가상 ...
입력:2019-11-11 15:10:01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입동
떡집을 지나다가 시루떡을 샀다. 떡에 코를 갖다 댄 순간, 오래전 그곳으로 이동했다. 침대와 책상 하나만 놓인, 겨우 몸만 누일 수 있었던 방. 나는 오래전 작고 좁은 고시원 방에서 겨울을 났다. 그 당시 나는 많은 고시원을 전전했지만 그곳은 유독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사람이 정말 사는 건가 싶게 조용했고 거주민들끼리 어쩌다가 마주쳐도 서로 인사를 하지 않았다. 나는 복도에 누군가 다니는 소리가 들리면 그 사람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외풍도 심하고 공기도 탁해서 아무래도 이곳에서는 오래 살지 못하겠다 싶었다. 겨울만 지나면 바로 ...
입력:2019-11-10 15:10:02
[한마당-태원준] 외톨이 트럼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 데니스 맥도너가 백악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할 때였다. 대통령이 불쑥 들어왔다. 기자들과 농담을 하는데 맥도너가 말했다. “6시30분입니다.” 오바마가 대화를 끊지 못하고 이어가자 다시 말했다. “대통령님!” 그래도 계속되니 목소리가 커졌다. “저녁 먹으러 가시라고요!” 당시 백악관의 오후 6시30분은 오바마 대통령이 관저인 3층에 올라가 가족과 식사하는 시간이었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데 이 시간을 내지 못하면 비서들은 미셸 여사의 성난 얼굴을 마주해야 했다. 가족 식사...
입력:2019-11-10 1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