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당-김용백] 생활임금 인상도 2%선인가
- 내년도 공무원임금이 올해보다 2.8% 인상된다. 정부예산안에 2020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로 반영됐다. 공무원 보수위원회의 인상 권고안 2.8~3.3%의 최저 수준을 따른 것인데 내년도 최저임금을 감안한 모양이다. 정부가 지난달 5일 확정 고시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8590원으로 전년도보다 240원 오른 2.87% 인상률을 나타냈다.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이를 기준으로 민간기업, 공기업, 공공기관 소속 노동자들의 내년도 임금이 속속 결정된다. 내년도 생활임금도 잇달아 결정되는 상황이다.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내년도 최저임금 및 공무원임금의 인상률을 고려해 2.8% 안팎...
- 입력:2019-09-02 15:10:01
-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성큼 다가온 가을
- 집 밖으로 나가면 가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는 때이다. 과일가게에는 탐스러운 과일이 저마다의 색을 뽐내며 진열되어 있고 하늘은 높고 푸르다. 내가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매해 이맘때다. 그림처럼 펼쳐진 구름과 하늘의 모습에 감탄하며 카메라를 들어 올려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들을 따라서 나도 하늘 사진을 찍었다. 8월의 마지막 날에는 탄천에 나갔다가 가을이 온 것을 더욱 완연히 느낄 수 있었다.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피어 있었고 매미 소리가 크게 들렸다. 땅에는 밤송이가 떨어져 있었다. 나는 밤송이를 몇 개 주워 주머니에 넣고 ...
- 입력:2019-09-01 15:10:01
- [가리사니-정현수] 꿈꾸기도 벅찬 청년들
- 지난주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인턴기자 후배로부터 메시지를 한 통을 받았다. 8주간의 인턴 기간이 끝나 다니던 학교로 돌아간다고 했다. 같은 부서에서 일하지 않은 탓에 그 후배와 이야기를 나눠본 건 우연히 합석하게 된 술자리에서 딱 한 번이었다. 후배는 그 한 번의 만남을 잊지 않고, “그날 해준 이야기들이 진심으로 고마웠다”고 말하고 있었다. ‘참 기특한 후배구나’ 내심 흐뭇해하며 메시지를 읽어 내려가는데, 다음 대목에서 그만 가슴이 먹먹해졌다. “사실 처음에는 인턴십을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며 “회사에 다른 선...
- 입력:2019-09-01 15:10:01
- [한마당-신종수] 진영싸움
- 진영논리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생각이나 주장, 이념은 무조건 옳고, 다른 조직의 것은 무조건 배척하는 논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아군은 무조건 옳고 적군은 무조건 그르다는 전쟁논리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태가 진영싸움이 돼 버렸다. 사안별로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려워졌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 된다. 자유한국당이 대형 호재를 만난듯 대규모 장외집회까지 열어 조 후보자에 대해 총공세를 펼치는 것도 진영싸움의 한 현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조국 힘내세요’와 ‘조국 사퇴하세요’가 ...
- 입력:2019-09-01 15:10:01
- [한반도포커스-신범철] 반미 망령에 대한 기우
- 해외 근무 중인 고위직 외교관의 메일을 받았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정부가 원했던 것도 아니고 미국에 대해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짐작한다면서, 미국이 이 문제를 풀려면 한국보다 일본을 더 압박해야 한다고 전해왔다. 외교를 잘 아는 분의 전언이고 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많은 국민도 비슷한 생각인 것 같다. 실제 그랬으면 한다. 하지만 문제를 들여다볼수록 이해가 되지 않는 행보가 있다. 협정 종료 과정을 보자. 당초 정부의 입장은 ‘협정은 유지하되, 일본이 백색국가 지정 제외를 취소할 때까지 정보교류를 안 한다’는 조건부 ...
- 입력:2019-09-01 15:05:01
- [뉴스룸에서-모규엽] 2009년의 기억
- 2009년 교육부를 출입할 때였다. 당시 정권이 바뀐 뒤라 매일매일 새 정책이 발표됐다. 교육감 직선제,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 입학사정관제, 학업성취도평가 등 하루에도 몇 개씩 굵직한 정책이 쏟아졌다. 그래도 교육감 직선제나 학업성취도평가 등은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대학 입시는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기자가 학력고사 세대인 탓도 있겠지만 너무도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수능부터 원점수와 표준점수에 학교마다 적용 기준이 들쭉날쭉했다. 대입 전형은 머리를 더 괴롭혔다. 특히 수시모집 중 일부는 아예 수능 점수를 반영하지도 않았다. 입학사정...
- 입력:2019-09-01 15:05:01
- [김진홍 칼럼] ‘조국 사랑’은 해피엔딩일까
- 법무부 장관 부적격 여론에도 버티는 이면에는 문 대통령의 각별한 애정과 신뢰 있어 장관 임명 강행하는 순간부터 ‘임기 3년차 저주’로 불리는 레임덕 시작되는 건 아닐까 이쯤 되면 사과하고 물러날 줄 알았다. 하지만 요지부동이다. 온갖 추문이 제기돼 내려오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더 꾸짖어 달라면서 내려가지 않겠다고 버틴다. 얼굴은 다소 초췌해지고 출근길의 형형색색 텀블러는 사라졌지만 마이웨이 행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얘기다. 그에 대한 국민의 심판은 이미 끝났다고 ...
- 입력:2019-09-01 15:05:01
- [편의점 풍경화] 저를 모르시나요
- 투둑투둑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어절씨구, 왔구나 왔어! 번개처럼 우산 진열대를 꺼내 놓는다. 오후 5시, 퇴근 무렵 내리는 소낙비는 편의점 점주들에게 하늘이 건네는 상여금이다. 우산을 사 가던 손님이 말한다. “좋으시겠습니다.” 웃으며 답한다. “손님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솔직히 저희는 1년에 한두 번 맞는 행운이지요.” 그런데 그 손님, 출입문을 나서다 말고 계속 나를 지켜보고 서 있다. 왜 그럴까. 역시 말실수를 한 건가. 아까 그 말이 불쾌했던 걸까. 마음이 불안해진다. 잠시 후 손님이 계산대로 다가와 조용히 묻는다. “혹시 ...
- 입력:2019-08-30 15:10:01
- [한마당-신종수] 사모펀드
- 사모펀드는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인(私人) 간 계약의 형태를 띠고 있다. 비공개로 49인 이하 투자자를 모집해 금융감독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금을 운용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가 검찰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조 후보자 딸이 고교시절 대학교수 논문 제1저자가 되고, 의학전문대학원 시절 두 차례 유급에도 불구하고 여섯 차례 장학금을 받은 것 등은 주로 공정성 문제에 속한다. 하지만 사모펀드 문제는 조 후보자가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는 사안이다. 수사의 칼을 뽑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 후...
- 입력:2019-08-30 15:05:01
- [빛과 소금-송세영] 사이다 신드롬
- 고구마를 먹다가 목이 메 답답할 때는 톡 쏘는 사이다가 필요하다. 속이 더부룩하고 체한 듯 거북할 때도 사이다 한 모금이면 시원해진다. 사이다는 인스턴트 음료이지만 최근에는 정치나 사회 분야에서 형용사로 더 많이 쓰인다. ‘사이다 발언’이 대표적인 예인데 고구마같이 답답한 상황에선 박수를 받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교수 시절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던진 사이다 발언으로 대중의 관심과 지지를 모은 SNS 스타다. 이제 그 발언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조국의 적은 조국이다’라는 말을 줄인 ‘조적조’...
- 입력:2019-08-30 15:05:02
- [살며 사랑하며-배승민] 원시인의 불안과 우울
-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스마트폰 음악을 즐기며 과학의 결정체인 차에 타고 있는 당신의 뇌는 원시인의 수준이다. 온라인에 뇌 기능 일부를 아예 맡기다시피 하고 사는 현대인의 뇌는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지만, 그것도 고위 기능 중 일부일 뿐. 머리의 깊숙한 곳, 변연계의 감정적인 뇌는 변화무쌍한 겉껍질과는 달리 묵직하게 자리한 대신, 한 번 자극받으면 활화산 터지듯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원시인이 동굴이나 무리에서 쫓겨나면 어떻게 될까. 인류는 구석기였건 현대사회에 살건 무리를 지어 산다. 사냥을 나가도 홀로보다는 무리 사냥을 하고, 사냥이나 전쟁이 끝나...
- 입력:2019-08-29 15:10:01
- [혜윰노트-전석순] 노인을 위한 교육
- 공원 벤치에 앉아 있으면 노인이 말을 걸어올 때가 있다. 앞에서 머뭇거리다 호흡을 가다듬고 헛기침까지 하고 나서야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돌아서려다가 눈이 마주치면 슬그머니 옆에 앉는 할머니도 있다. 대부분 내 쪽으로 내미는 것은 스마트폰이다. 매번 미처 다 끝내지 못한 숙제를 들킨 표정이었다. 수첩을 들고 있던 할아버지는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방법을 물어왔다. 뒤에는 그동안 찍은 사진을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몰라 헤매던 할머니와 계속 같은 노래만 나와 며칠 동안 한 곡만 반복해 들었다는 할머니가 있었다. 노인들이 서비스센터를 찾을 때는 화면 밝기...
- 입력:2019-08-29 15:05:01
- [세상만사-강주화] 트럼프씨, 부루마불 하세요?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인의 입방아에 오르는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주에는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둘러싼 소동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에게 그린란드 매입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그린란드 해안 마을에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이 있는 합성 사진을 자기 트위터에 올리며 그린란드 매입에 노골적인 관심을 보였다. 참다못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를 방문해 “그린란드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2주 앞으로 다가온 프레데릭센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연기해 버...
- 입력:2019-08-29 15:05:01
- [한마당-이흥우] 국제기능‘올림픽’
- 지구촌 최대의 축제, 올림픽은 하계와 동계로 나뉘어 4년에 한 번 개최된다. 19세기 말에 시작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올림픽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7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또 하나의 올림픽이 있다. 국제기능올림픽이다. 대회 명칭에 올림픽이 들어가 있으나 우리만 그렇게 부를 뿐 대회 정식 명칭은 월드 스킬스(World Skills)다. 올림픽이란 말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동·하계 올림픽 외에 스페셜 올림픽만 올림픽 명칭 사용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IOC에서 우리가 월드 스킬스를 국제기능올림픽이라고 부르는 걸 안다면 펄...
- 입력:2019-08-29 15:05:01
- [한마당-김명호] 각자 할 일을 잘하자
- 구약 성경의 잠언은 일상적인 삶의 지혜와 교훈이 그득하다. 그래서 많은 글에 인용되기도 한다.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1장부터 31장까지 다 읽고 나면 느끼는 게 있다고들 한다. 잠언(箴言·Proverbs)이란 자체가 ‘가르쳐서 훈계하는 말’이다. 그렇다고 꼰대 같은 말이 아니다.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물론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은 잠언이 단순히 세상 지식이나 삶의 지혜·교훈을 기록한 것을 넘어 절대자를 경외하는 삶이 주는 지혜와 명철이라고 이해한다. 잠언...
- 입력:2019-08-28 15:10:01
- [샛강에서-정진영] 한국교회는 동네북인가
- 지난 27일 저녁 jtbc 뉴스, 전광훈 목사가 등장했다. 언론에 자주 나오는지라 또 뭔가싶어 봤다. 전 목사가 오는 10월 3일 개천절에 청와대에 진입할 순교자를 모집한다는 보도였다. 본인이 1호 순교자가 되겠다고 했다. 손석희 앵커는 “1호로 죽겠대요?”라며 어이없어 했고, 출연한 기자는 “제가 보기에 저건 (오히려) 오래 살겠다고 해석…”이라며 비아냥거렸다. 2시간 뒤쯤 mbc ‘pd 수첩’은 한국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한 교회 목사의 추문을 다뤘다. 80대의 목사가 20대 여성과 호텔에 들어가는 모습 등 낯뜨거운 장면...
- 입력:2019-08-28 15:05:01
-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의심과 믿음
- 개학을 하루 앞둔 날, 아이에게 학교에 가져갈 방학 숙제를 챙기게 하였다. 자유 숙제 중 부족한 과목의 문제 풀기가 있었는데 공책에 숙제를 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 않고 했다고 한 게 아닐까 싶어 빨리 공책을 찾아오라고 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전에 몇 번 문제지를 풀지 않고도 물어보면 했다고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숙제를 안 한 거 아니냐고 물었다. 아이는 끝까지 했다고 말했지만 공책은 없고 숙제는 내일 가져가야 했기에 다른 곳에 밤늦게까지 문제 풀이를 하게 시켰다. 개학을 앞둔 소동은 그렇게 끝났고, 거짓말을 했을지도 모른...
- 입력:2019-08-27 15:10:01
- [한마당-라동철] 노재헌씨의 5·18묘지 참배
- 초겨울 비가 대지를 적시던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 게토 유대인 추모비 앞에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 브란트 총리는 두 눈을 감고 손을 마주잡은 채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온몸으로 사죄했다. 피해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를 얘기할 때 거론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당시 서독에서는 ‘과도한 굴욕 외교’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브란트의 사죄는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독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냉담한 시선을 녹이는 촉매가 됐다. 최근 폴란드와 그리스가 전후 배상 문제를 다시 거론해 파열음을 내고 있지만 ...
- 입력:2019-08-27 15:05:01
- [뉴스룸에서-장지영] 혐한에서 치한으로
- 오랫동안 친분이 있던 일본인 지인이 지난해 페이스북에 이상한 기사를 링크했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이 공사 부실로 건물이 기울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지인은 이 글을 링크한 뒤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은 호텔이었는데 안타깝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일본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을 검색해보니 한국 회사가 엉망으로 공사하는 바람에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이 붕괴하고 있다는 글들이 넘쳐났다. 일부 글은 기사체 형식으로 쓰여 있었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은 설계부터 건물이 최대 52도 기울어진 형태로 최첨...
- 입력:2019-08-27 15:05:01
- [길 위에서] ‘킬링필드’ 후유증 치유한 IJM
- 1970년대 공산혁명으로 발생했던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당시 인구 96%를 차지하던 불교신자들은 ‘업보’ 때문이라며 대학살을 숙명으로 여겼다. 90년대 초반에 내전은 끝났지만, 킬링필드의 후유증은 깊었다. 사람들은 살길이 막막했다. 생존을 위해 내몰린 곳은 성매매업소였다. 특히 아동 성매매 피해가 심각했다. 그러나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들은 없었다. 그런 가운데 희망의 빛을 비춘 것은 소수의 크리스천이었다. 기독교 인권단체인 국제정의선교회(IJM)는 2003년부터 13년간 캄보디아 성매매 실태를 조사했다. ...
- 입력:2019-08-27 11:05:01
- [한마당-태원준] 입진보
-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에 ‘입스타’란 인터넷 용어가 등장했다. 스타크래프트를 입으로 한다는 뜻이었다. 게임의 전략과 전술을 다 꿰고 있는 듯이 말하지만 정작 PC방에 가면 번번이 참패하는 이들을 가리켰다. 반대로 두 손을 현란하게 움직여 고난도 기술을 해내는 사람은 ‘손스타’라고 했다. ‘입’이란 접두어는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이에게 한방 먹일 때 아주 효과적이어서 다양한 용례를 낳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입진보’였다. 말로만 진보를 외치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이 표현은 2010년대 초 정...
- 입력:2019-08-26 15:10:01
- [돋을새김-이영미]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면
- “조국 딸의 입시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좌우로는 분류되지 않는, 한국 사회의 요즘 지형도를 드러내주는 질문이다. 50대와 20대 진보가 정반대 입장을 말하고, ‘박근혜 탄핵’의 촛불을 들었던 10대가 태극기를 든 60대 보수와 한편으로 묶이기도 한다. 자녀 입시를 겪은 사람과 아닌 시민이 느끼는 분노의 감도도 다르다. 이념의 잣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조국 국면이 불러일으킨 총천연색의 감정이다. 개인적으로는 ①일반고에 다니는 수험생 자녀를 둔 ②40대 맞벌이 엄마이자 ③포스트 386세대로 분류되는 ④24년차 직장인의 정체...
- 입력:2019-08-26 15:05:02
- [뉴스룸에서-김준엽] 불매운동 성공의 전제조건
- 평소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던 한 지인에게서 다소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가족들과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아무리 뒤져봐도 일본 만한 여행지가 없는 거 같다”는 이유에서다. 일본만큼 가깝고, 안전하면서도 만족도 높은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4세 남자아이를 키우는 다른 지인은 “유니클로 불매운동을 하니 아이 옷을 사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아이 옷으로 유니클로만큼 저렴하게 사서 편하게 입힐만한 게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두 달 지나면서 동...
- 입력:2019-08-25 15:10:02
- [김명호 칼럼] 조국, 386 정치권력 심판론을 부르다
- 2000년 총선부터 정치권력 독과점하고 있는 386 세대 조국의 불공정 행위가 386 본질에 대한 의문을 분출하는 계기 위선은 개혁 지지하는 젊은이들까지 돌아서게 만들 것 386 정치권력 능력·무능력 구분없이 너무 오래 상층부 차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태는 386세대 심판론으로, 386세대 리더십 위기로 확산될 것이다. 장관으로 취임하든, 낙마하든 상관없다. 논란의 불씨는 이미 지펴졌다. 지난주말 서울대와 고려대 등에서 벌어진 촛불집회는 작지만 그동안 쌓여 왔던 20, 30대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불공정과 불평등, 흙수저로 표현되는 젊은세...
- 입력:2019-08-25 15:10:02
-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봉숭아 꽃물
- 문방구에 갔는데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이는 제품이 보였다. 꽃과 잎을 절구에 넣고 빻는 복잡한 절차 없이 가루에 물을 섞어 30분 만에 간단히 꽃물을 들일 수 있는 제품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그것을 사 와서 손톱에 꽃물을 들여봤는데 그럭저럭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물이 들어버리는 봉숭아 꽃물은 왠지 아쉬웠다. 주황색 손톱을 보고 있자니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났다. 할머니는 매해 여름, 손자 손녀의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여주셨다. 어린 내게는 그것이 얼마나 고대하던 행사였는지 화단에 봉숭아꽃이 피면 가슴이 두근...
- 입력:2019-08-25 1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