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당-태원준] 합법적 불공정
- 아리송한 용어가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회 연설에서 조국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 요구는 제도에 내재된 합법적인 불공정까지 바꾸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종교 지도자 간담회에 이어 이틀째 ‘합법적 불공정’을 언급했다. 법을 어긴 건 아니지만 공정하지 못한 일을 뜻하는 표현이었다. 이 말이 성립한다면 ‘불법적 불공정’도 있어야 할 것이다. 법을 어겼고 공정하지 않은 일. 좀 어색하지 않은가? 법을 어기는 건 범죄다. 공정을 논하기 전에 그 행위 자체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딸을 KT...
- 입력:2019-10-22 15:10:01
-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 얼마 전 수업 준비를 위해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도서관 문이 열리더니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학교지킴이 한 분이 들어왔다. 서가 앞에서 책들을 보며 잠시 서성이더니 내 쪽으로 와서 말을 걸었다.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으니 혹시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잠시 당황했지만 어떤 책을 읽고 싶은지, 어떤 책을 좋아하셨는지를 여쭤보았다. 어렵지 않으면서 감동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다 박완서 작가님의 소설을 소개해드렸다. 재미없다고 하면 어떡하지 속으로 걱정...
- 입력:2019-10-22 15:05:01
- [길 위에서] 하나님 나라가 온다
-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달 28일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49개국에 관광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에는 해외가수 최초로 방탄소년단(BTS)이 수도 리야드의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공연했다. 국내 인터넷 블로그에는 벌써 사우디 현지 관광 사진과 글이 올라오고 있다. 여성들이 옷으로만 가리면 아바야(팔목부터 발목까지 가리는 검은 가운)를 쓰지 않아도 됐다는 평을 비롯해 거리마다 즐비한 현대식 건물, 대형빌딩 공사장, 화려한 쇼핑몰 등에 대한 감상이 많다. ‘월스...
- 입력:2019-10-22 11:05:01
- [한마당-배병우] 누가 트럼프의 미국을 믿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분별한 ‘시리아 철군’의 후유증이 초강력 허리케인급이다. 미국이 70여년간 구축한 중동에서의 지배적 지위가 단 며칠 사이에 봄눈 녹듯 사라졌다.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다. 난데없는 결정에 쿠르드족은 터키의 화력 앞에 도살장의 양 신세가 됐다. 대학살 위험에 처한 그들은 그동안 미국과 함께 맞서왔던 러시아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구조신호를 보냈다. 미군이 허겁지겁 떠나면서 생긴 군사력 공백은 러시아와 시리아의 것이 됐다. 이 지역 미국의 최대 맹방인 사우디아라비아도 러시아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
- 입력:2019-10-21 15:05:02
-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감정휴지통
- 지난봄, 친구와 함께 서점에 갔다. 서점 한쪽에는 흥미로운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탁자 위에 커다란 휴지통이 놓여 있었는데 휴지통에는 ‘감정휴지통’이라고 적은 종이가 붙어 있었다. 감정휴지통이라는 글자 밑에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묵은 고민이나 버리고 싶은 감정을 종이에 담아 던져보세요.’ 감정휴지통 앞에는 볼펜과 종이가 놓여 있었다. 감정휴지통 주변에는 정리나 자존감에 관련된 책들이 놓여 있었다. 새삼 많은 사람들이 감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
- 입력:2019-10-20 15:10:01
- [한마당-라동철] 사할린동포 지원 특별법
- 러시아 연해주 동쪽과 일본 홋카이도 북쪽 오호츠그해에 있는 길쭉한 섬 사할린. 러시아 영토인 이곳은 한때 일본이 지배했었다.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후 북위 50도 이남 지역을 점령해 통치하다 45년 8월 태평양전쟁에서 패하면서 반환했다. 이곳에는 약 3만명의 한인(재외동포)들이 살고 있다. 중·일전쟁 발발 후인 1939년부터 45년까지 일제의 총동원령과 징용령에 의해 끌려간 조선인과 후손들이 대부분이다. 경상도와 전라도 일부 등 주로 한반도 남쪽 지역 출신인 이들은 현지 탄광과 토목 공사장, 군수공장 등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 입력:2019-10-20 15:10:01
- [김명호 칼럼] 슬픈 민족 쿠르드족처럼 될 수는 없다
- 트럼프 철군 결정이 쿠르드족을 대량학살 위기에, 중동 정세를 불안에 몰아 넣어… 미국 이익 앞세운 대외정책의 결과 북핵도 미국 정치에 따라 판도 달라질 수 있어… 핵 개발 같은 강력한 지렛대가 외세에 휘둘리지 않게 하고 협상력도 제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북부 시리아 철군을 발표하자 터키는 바로 쿠르드족을 공격했다. 외신은 양측의 전투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일부는 너무 참혹해 국제적으로 금지된 백린탄에 피폭된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슬픈 역사를 지닌 쿠르드족은 제노사이드(종족 대량학살) 위기에 처했다. 미국...
- 입력:2019-10-20 15:05:01
- [기고] 생명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절대적 가치
- 설리의 죽음은 충격적이다. 때론 사회적 상식에 도전하며 깜찍한 도발을 했던 그였기에 정신적으로 강할 것이라 생각했다.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기에 또 다른 도전에 나서는 것이라고 봤다. 오해였다. 다시 고쳐 생각하지만, 자살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자살하는 사람이 특정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설리의 죽음 이후 많은 걱정이 앞선다. 모방자살, 소위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베르테르 효과 개념이 부각된 건 2005년 배우 고 이은주의 죽음 이후다. 그가 죽은 이후 수백 명이 모방자살을 한 것으로 보인...
- 입력:2019-10-20 11:05:01
- [한마당-이흥우] 환상의 조합
-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로 기억된다. 지직거리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이런 화음이 가능하구나’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나훈아, 남진에 익숙했던 내게 이 노래는 이전에 몰랐던 팝송이라는 신세계에 눈뜨게 한 계기가 됐다. 가사 내용은 영어가 짧아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우연히 접한 이 노래의 여운은 오랫동안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 노래가 사이먼 앤 가펑클이 부른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란 걸 알게 된 건 한참이 지나서였다. 사이먼 앤 가펑클은 주옥같은 명곡을 많이 남겼으나 두 사...
- 입력:2019-10-18 15:10:01
- [빛과 소금-윤중식] 즐거운 나의 집과 조국 전 장관
- 1852년 4월 10일 미국의 한 시민이 알제리에서 사망했다. 31년이 지난 뒤 미국 정부는 군함을 보내 그의 유해를 본국으로 운구했다. 유해가 뉴욕에 도착하던 날 부두에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 의원, 수많은 시민이 줄지어 나와 운구행렬을 맞으면서 모자를 벗고 조의를 표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정치가나 장군도, 위대한 과학자나 기업인도 아니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오 사랑 나의 집 즐거운 나의 집 내 집뿐이리.” 이 노래의 원제목 ‘홈 스위트 홈(즐거운 나의 집)’은 영국...
- 입력:2019-10-18 15:05:01
- [혜윰노트-홍인혜] 우리는 모두 입체다
- 예전에 한 친구가 본인에게 재미난 재주가 있다고 했다. 그것은 타인의 성격이나 마음 상태를 진단하는 능력으로, 친구가 분석을 시작하면 모두 “맞아 맞아, 내가 딱 그래!” 하고 감탄한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이 신기해서 친구에게 대체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었는데 그때 친구가 농담처럼 한 말은 이것이었다. “뭐든 한 면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여러 면을 아우르기만 하면 돼.” 말인즉슨 타인의 성격을 이야기할 때 “당신은 내성적이군요”라고 단정 짓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내성적이지만 외향적인 면도 있군요”라고 한다거...
- 입력:2019-10-17 15:05:01
- [한마당-박정태] 수포자와 수학문화관
- 수학은 딱딱하다. 재미가 없다. 온통 숫자와 기호, 공식과 계산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수학은 어렵고 지겹고 따분한 과목일까?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싫어하게 되는 학생들에게는 패턴이 있다.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싫어지고, 싫어지면 성적이 안 나오는 게 당연한 과목이 수학이다.”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수학편’ 표지에 나오는 말이다. 그래서 저학년 때가 중요하다.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단계별로 이해하고 있어야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흥미가 없어지고 자신감마저 잃으면서 무너지게 된다. ...
- 입력:2019-10-17 15:05:01
- [살며 사랑하며-배승민] 아이를 찾습니다
- 아이가 사라진 것은 순간이었다. 오랜만에 단 둘의 외출이라며 들뜬 아이는 평소 좋아하던 빵집에 가자고 했다. 빵을 고르고 계산하며 포장을 부탁하느라 등을 돌린 사이, 아이는 가게 안에 모기가 있으니 밖에 있겠다며 나갔다. 그 말에 당연히 두세 걸음 앞의 문밖에 있을 줄 알았던 내 실수였다. 처음에는 종일 집에 있다 나왔으니 주변을 구경하느라 잠시 시야에서 벗어난 것뿐이려니 했다. 1분 정도가 지나자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직업상 범죄 피해자와 사건들을 일상으로 대하건만, 막상 내게 일이 벌어지자 머릿속은 먹통이 된 컴퓨터 화면처럼 쓸모없어...
- 입력:2019-10-17 15:05:01
- [한마당-배병우] 비정상국가 북한
- 러시아인인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1980년대 중반 북한 김일성대에서 공부했다. 2013년 출간한 ‘리얼 노스코리아(The Real North Korea)’에서 란코프 교수는 북한 체류 당시 주민들이 여행허가증 없이는 단기 여행조차 불가능하고, ‘인민반’이 철저히 주민을 감시하는데 특히 놀랐다고 했다. 그는 서구의 통념과 달리 스탈린 사후의 소련 전역은 물론 스탈린 집권 당시에도 대도시 거주 주민들은 국내 여행이 자유로웠다고 했다. 북한 인민의 속박과 24시간 감시 시스템은 스탈린주의 종주국인 소련은 물론 다른 사회주의국 어디에서도 ...
- 입력:2019-10-16 15:10:01
- [내일을 열며-김영석] 스타선수만 감독되는 것 아니다
- 1991년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 93년 1경기, 95년 3경기를 뛰었다. 5년 동안 4경기 2.1이닝 동안 4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은 15.43이었다. 허리 부상으로 불과 5년 만에 은퇴했다. 지도자 자리는 없었다. 훈련지원요원으로 프로야구 구단에 입사했다. 이후 전력분석팀에 합류했다. 올해부턴 운영팀장도 맡았다. 그리고 지난달 말 프로야구 감독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이다. 지도자 경력 하나 없는 무명 감독이다. 김응용-선동열-류중일-김한수 등으로 이어져 온 레전드 출신 삼성 감독 계보와는 거리가 멀다. 10개 구단 가운데 엘리트주의가 가장 강한 삼성 구단...
- 입력:2019-10-16 15:05:01
- 이 땅에 절대 긍정의 문화는 없는가
- 한국은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할 만큼 경제와 문화 분야에서 글로벌 강국이 됐다. 사진은 2013년 9월 열린 K팝 페스티벌에 앞서 터키 일본 등 14개국 70여명의 춤꾼들이 서울광장에서 플래시몹 행사에 참여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국민일보DB 최근 에티오피아 짐마라는 도시에 다녀왔다. 국제사랑의봉사단을 설립한 이후 27년째 진행 중인 의료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있다 보면 두 번 놀란다. 첫 번째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 평소 잊었던 감사 제목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보다 더 큰 고통 속에 사는 가난하고 헐벗은 이들이 우...
- 입력:2019-10-16 11:05:01
-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심우장을 다녀오며
- 몇 해 전, 문학 창작을 가르치면서 학생들과 현장 체험학습을 다녀온 적이 있다. 수업시간에 접한 작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살펴보고 작품세계를 더 폭넓게 이해하자는 취지였다. 시인의 경우는 만해 한용운의 집인 심우장과 윤동주문학관에 가보기로 했다. 윤동주문학관은 시의 언어를 공간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내부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우물이 전시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심우장(尋牛莊)은 성북동에 있었다. 서울지하철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려 걸어갔는데 근처에 최순우 옛집, 수연산방, 길상사 등 의미 있는 곳이 많았...
- 입력:2019-10-15 15:10:02
- [너섬情談-황교익] 가을 들판에서
- 벼가 여물었다. 나락을 손으로 훑으면 차르르 소리를 낸다. 묵직하고 단단하다. 볕을 받고 있음에도 서늘하다. 물 기운이다. 벼는 물에서 자란다. 물에서 싹을 틔우고 무논에서 여름을 견딘다. 비가 와도 논엔 물이 차 있고 가물면 논에 물을 채운다. 벼꽃이 피고 나락에 쌀의 살을 채우고 나서야 논에서 물을 거둔다. 봄부터 가을까지 내내 물을 먹으며 자란다. 그러니 쌀 한 톨에 서늘한 강 한 줄기는 들어찼을 것이다. 밥을 지으면, 쌀에 갇힌 강줄기가 풀리어 쌀의 본성을 보인다. 밥알의 겉이 매끈한 것은 물의 결이 그런 것이고, 밥알에 탄력이 있는 것은 물의 몸...
- 입력:2019-10-15 15:10:02
- [한마당-김명호] 결정의 순간들
- 지도자의 결정은 조직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특히 정치지도자의 결정은 나라의 운명을 들었다 놨다 할 수도 있다. 그러니 그 엄중함이나 책임감, 짓누르는 무게를 보통 사람들이 느끼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조그만 부서의 팀장이든, 거대 조직의 대표든, 나라를 이끄는 정치지도자든 결정에는 그 자리에 맞는 고뇌의 무게가 깃들기 마련이다. 대개 결정이나 선택에는 분석과 직관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굳이 가르자면 분석은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과학적 방법이겠고, 직관은 주관적 경험 등에 기초한 통찰력으로 보면 되겠다. 분석은 논리적 ...
- 입력:2019-10-15 15:10:02
- [청사초롱-박상익] 한글, 국어학자 전유물 아니다
- 노벨 문학상, 하면 우리는 으레 시와 소설을 떠올린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도 당연히 시인, 소설가 등 작가들일 것으로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토마스 만(1929), 헤르만 헤세(1946), 오에 겐자부로(1994)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작가들만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은 아니다. 역사학에서 윈스턴 처칠(1953)과 테오도르 몸젠(1902)이, 철학에서 루돌프 오이켄(1908), 앙리 베르그송(1927), 버트런드 러셀(1950)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14권에 이르는 방대한 ‘케임브리지 영문학사’(1927년 초판)에는 셰익스피어, 존 밀턴과 나란히 에드워드 기번(역사학), 토머...
- 입력:2019-10-15 15:05:01
- [신종수 칼럼] 중도층의 재발견
- 진영 싸움 벗어나 상식과 합리 따른 캐스팅보트 역할 주목 중도는 진보와 보수 중간 아닌 균형과 절충 찾아가는 과정 국정 운영과 정치도 마찬가지지지층 의존 말고 설득해야 조국 사태를 보면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점은 검찰 개혁과 조국 수호를 같이 외치는 것이었다. 조국 사태의 본질은 고교생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의학전문대학원 2차례 유급과 6차례 장학금 등에서 불거진 공정성 문제였다. 청년층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평소 공정과 정의를 강조해 온 조국에게 실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검찰 개혁을 찬성하는 사람 중에서도 조국이 다른 장관도 ...
- 입력:2019-10-15 15:05:01
- [시론-김성수] 일본 수출규제가 일깨워준 미래 경쟁력
- 1452년 이탈리아 빈치라는 마을에 그림을 그리는 소년 레니가 살았다. 그가 처음 그림을 배우기 시작할 때 스승은 달걀을 반복해서 그리게 했다. 레니는 같은 것만을 반복해서 그리는 것이 불만이었지만 스승의 가르침을 열심히 따랐고, 훗날 우리가 알고 있는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성장했다. 그렇다면 반복을 통해 레니에게 스승이 가르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바로 그림의 대상을 관찰하는 법이었다. 같은 사물이라도 보는 각도와 빛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을 표현하는, 그림의 아주 기본적인 부분을 익히게 한 것이다. 레오나르도 ...
- 입력:2019-10-14 15:10:02
- [한마당-김의구] 홍콩 ‘자유의 여인상’
- 홍콩 주룽(九龍)반도와 신제(新界)지구 경계에는 시쯔(獅子)산이 있다. 사자 머리를 닮은 모양이라 이름 붙여진 바위산으로 홍콩의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다. 해발 495m 정상에 오르면 홍콩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시쯔산은 수년 동안 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돼 왔다. 마오쩌둥 집권 시절 사회주의를 피해 내려온 중국인들이 정착했던 주룽반도가 목전이기 때문이다.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80일가량 계속됐던 2014년 우산혁명 당시 시위대들은 이 바위산 절벽에 대형 노랑 깃발을 게양했다. 송환법 문제로 촉발된 새로운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9월 중추절 ...
- 입력:2019-10-14 15:10:02
- [박형준 칼럼] 한반도 운전석에는 누가 앉았는가
- 북한은 美 대선을 앞둔 트럼프 입장을 최대한 활용해 벼랑 끝 전술로 충분한 대가를 요구 문재인정부 희망과 달리 北의 대남전략 시계는 계속 도는데 평화 무드에 취한 우리 경각심은 와해 직전 북핵 협상이 과거 패턴으로 돌아가고 있다. 화려한 평화쇼와 함께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질 듯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원점으로 돌아오고, 흐른 시간만큼 북한은 핵무기 국가에 성큼 다가가는 패턴 말이다. 이번에는 혹시 했는데 또 역시인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조정관은 현재로선 북한의 핵 폐기는 고사하고 핵물질 생산 동결도 이루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의견...
- 입력:2019-10-14 15:10:02
-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오잎클로버
- 시월의 첫째 날 엄마가 가족단톡방에 사진을 올렸다. 여러 개의 네잎클로버가 벤치 위에 놓여 있는 사진이었다. 엄마는 일터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벤치에 앉아 잠시 쉬는 중에 무심코 발밑을 내려다봤는데 네잎클로버가 한 개 보였다고 했다. 알고 보니 한 개가 아니었다. 한 개를 따면 그 옆에 하나가 더 있었고 그것을 따면 옆에 한 장이 더 보였다. 황금이라도 발견했다는 듯이 빠른 속도로 네잎클로버를 따서 벤치 위에 늘어놓고 세어 보니 무려 열일곱 개였다. 엄마는 그것들을 작은 잡지에 끼워 집에 들고 오면서 가족들을 떠올렸다. 아들, 딸, 사위, 며느리 모두에게 ...
- 입력:2019-10-13 1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