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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노희경] 부자와 마음
평생 힘들게 일하며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건 어떤 마음일까. 홍콩영화 ‘영웅본색’의 주연배우 주윤발이 전 재산 810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문득 든 생각이다. 그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돈은 내 것이 아니다. 잠시 내가 보관하는 것이다. 돈은 행복의 원천이 아니다. 내 꿈은 행복하고 정상적인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삶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아니라 평화로운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
입력:2018-11-16 15:05:02
[한마당-라동철] 풍산개
우리 토종개 중에는 진돗개 삽살개 풍산개가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풍속화에 여러 종류의 개가 등장하지만 오늘날 볼 수 있는 토종개는 많지 않다. 일제가 강점기 때 군수용 모피를 조달하려고 토종개를 마구잡이로 도살해 대부분 멸종했기 때문이다. 조선총독부는 ‘야견박살령’을 발동해 중일전쟁 발발 이듬해인 1938년부터 1945년까지 8년 동안 전국에서 150만 마리의 토종개를 잡아들여 껍질을 벗겨갔다. 지금 남아있는 토종개는 대학살을 견디고 살아남은 것들이다. 진돗개는 일본의 천연기념물 아키타견이나 기주견을 닮았다는 이유로 1938년 ...
입력:2018-11-16 15:05:02
[논설실에서] 고시원에는 고시생이 없다
독서실에서 생활하던 때가 있었다. 지방에서 고교를 졸업한 후 처음 서울에 올라와 마땅한 거처가 없던 때였다. 하숙방이나 자취방에 비하면 독서실이 가장 쌌다. 밤에 최소한 양 옆자리 학생 두 명이 공부를 끝내고 집에 가야 의자들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바닥에 누워 잘 수 있었다. 한 명이라도 가지 않으면 누울 공간이 없어 그냥 책상에 엎드려 자기도 했다. 엎드려 자다 보면 팔도 저리고 가슴도 답답했지만 할 수 없었다. 한여름이 가장 힘들었다. 에어컨은 없고 천장에 매달려 빙빙 돌아가는 선풍기뿐이었다. 그렇게 잔 다음 날은 공부가 제대로 안 될 정도로 피곤했...
입력:2018-11-16 15:05:02
[세상만사-강준구] 신독의 시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는 국민들의 대언론 불신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단순히 ‘전원 구조’ 오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이후 벌어졌고 알려졌던 많은 일화들, 예를 들어 교통사고와 다를 바 없다는 한 언론사 간부의 발언이라든지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협조 반협박 등이 기폭제가 됐다. 박근혜정부 아래 일선 기자들이 알듯 말듯 느꼈던 기사 판단에 대한 어떤 압박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실체를 드러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여러 언론사 기자들과 오랜 기간 나눴던 얘기들이니 공감대가 없진 않을 것이다. 힘 있는 출입...
입력:2018-11-15 15:05:01
[한마당-배병우] ‘IT 도시’ 뉴욕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 아마존이 뉴욕주 롱아일랜드 시티와 수도 워싱턴 DC 근처 버지니아주 크리스털 시티를 제2본사 설립지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미 북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 첫 번째 본사를, 동부의 두 도시에 두 번째 본사를 갖게 됐다. 아마존은 뉴욕에 25억 달러(약 2조8200억원)를 투자해 2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첨단 IT기업인 아마존이 왜 패션과 금융, 법률 회계서비스 등 구(舊)경제가 강점인 뉴욕을 새 거점으로 정했는지 의아해한다. 하지만 이미 뉴욕은 실리콘밸리를 위협하는 IT 허브로 부상했다. 파이낸셜타임...
입력:2018-11-15 15:05:01
[여의춘추-라동철] 에너지 전환
에너지 분야 민간 전문가 70여명이 참여한 워킹그룹이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방향 권고안’을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5년 주기로 20년 앞까지 내다보고 수립하는 에너지 분야 최상위 행정계획이다. 산자부는 권고안을 바탕으로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제3차 기본계획(2019∼2040년)을 수립하게 된다. 권고안의 주요 내용은 지난해 7.6%인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25∼40%로 확대하고 2040년 최종 에너지소비를 지난해 수준으로 낮추자는 것이다. 현실...
입력:2018-11-15 15: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갇힌 존재들
동물원을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동물원이 있는 도시에서 학교에 다닐 땐 일주일이 멀다고 동물원에 갔다. 용돈이 부족했으므로 지출에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는데, 당시 내게 동물원 입장료는 언제나 가장 중요한 용처였다. 덕분에 한 달에 두어 번쯤은 동물원에서 꽤 긴 시간을 보내며 좋아하는 동물들을 실컷 볼 수 있었다. 물론 돈이 없을 때도 동물원에 갔다. 그런 날엔 동물원 입구까지 천천히 걸어 올라가 저물녘까지 근처 화단에 걸터앉은 채 넋을 놓고 있다가 돌아오곤 했다. 나는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웃고 떠드는 것보다 혼자서 동물원에 오래 머물며 기린이나 ...
입력:2018-11-15 15:05:01
[사설] 낯선 이의 자살 막아낸 네티즌… 아직 살 만한 세상
14일 0시30분쯤 자동차 동호인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짧은 글이 올라왔다. ‘너무 힘들어서’란 제목이 붙어 있었고 본문은 ‘죄송합니다’ 한마디가 전부였다. 사진을 한 장 첨부했는데 극단적 선택을 할 때 종종 사용되는 도구와 함께 유서로 보이는 종이가 찍혀 있었다. 심야에 글을 본 많은 이들이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112에 자살이 우려된다는 신고가 쇄도했다. 댓글도 수백건 이어졌다. “이러지 말고 얘기를 해보자”는 설득부터 “국밥이나 한 그릇 하자”는 제안까지 그의 행동을 멈추기 위한 문장이 계속됐다. 그를 찾...
입력:2018-11-14 15:05:02
[데스크시각-김재중] 불확실성의 공포
“차라리 잘못된 정책이라도 미리 결정되면 대비할 수 있지만 정부가 정책 방향을 명확하게 정하지 못하는 상황은 기업에게 최악입니다.” 사석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불확실성의 공포를 이렇게 말했다. 기업은 정부 정책이나 대내외 변수들을 고려해 최악의 경우부터 최선의 경우까지 여러 가지 경영 시나리오를 짠다. 그래서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빨리 결정될수록 기업은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정책에서 엇박자를 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동시 경질함으로써 정책의 불확...
입력:2018-11-14 15:05:02
[한마당-김명호] 서구는 변하는가
미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들이 서로 상대방을 미세하지만, 의도적으로 자극하는 미묘한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저런 현안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긴 해도 정상들이 상대방을 콕 찔러 비난하는 비외교적 언사를 날리는 건 흔치 않다. 미국과 유럽국의 가치관이 서로 다른 쪽을 향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올 법하다. 세계사적 흐름, 특히 서구 내에서의 흐름이 심상치 않게 흐르고 있는 전조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지난 11일 파리에서 열린 세계 1차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프랑수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의 이익이 제일 먼저라고 말하는 것은 한 국가가 가...
입력:2018-11-14 15:05:02
[한마당-태원준] 고시원 소설
고시원 소설이란 장르를 하나 만들어도 좋을 것이다. 그 좁은 공간은 꽤 많은 작품의 배경이 됐다. 올해만 해도 ‘고시원 기담’ ‘고시맨’ 등이 출간됐고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이란 연극도 나왔다. 2015년 발표된 ‘카레가 있는 책상’의 주인공은 고시원에서 인스턴트 카레만 먹으며 지내다 카레 냄새를 풍겼다고 이웃에게 린치를 당한다. 비루한 삶은 그에게 “인간은 혐오할 만하다”는 확신을 주며 혐오범죄로 내몰았다. 2014년작 ‘서울동굴가이드’의 화자는 어린이 체험용 인공동굴에서 일하며 고시...
입력:2018-11-13 15:10: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중용의 지점
20대 시절 내 연애는 잘 못하면서 남들 연애상담은 많이도 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사람들이 상담을 빙자해서 실은 자기 연애사를 자랑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상하고 관심을 가지면서도, 자기 의견이나 자유를 존중해주는 사람을 원했다. 연애에서 중용은 어렵기에 그런 과도한 기대를 갖지는 말라고 했다. 자상한 사람은 권위적인 면이 있고, 자유를 주는 사람은 때로는 무관심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동전의 양면 중 좋은 것만 취할 수는 없으며 오랜 시간을 지낼수록 뒷면이 드러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기는 어렵다. 사생활 침해와 안전 문제도 마찬가...
입력:2018-11-13 15:05:01
[경제시평-민세진] 혁신은 정부가 하는 게 아니다
199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널드 코즈의 논문 중에 ‘경제학에서의 등대’가 있다. 이제는 많은 나라에서 사진 찍는 명소로나 남아있는 바닷가의 그 등대 말이다. 등대가 왜 저명한 학자의 논문 제목에 등장했던 것일까. 등대가 갖는 독특한 특성에 그 이유가 있다. 경제학에서 등대는 공공재의 전형적인 사례로 취급된다. 공공재는 사람들이 함께 소비하게 되는 속성을 갖는 서비스를 말한다. 등대에 불이 켜지면 근처 바다에 있는 누구나 불빛을 볼 수 있고, 불빛을 보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해서 불빛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함께 누릴 수 있다. 대부분 ...
입력:2018-11-13 15:05:01
[청사초롱-이창현] 열린 한강은 새로운 기회다
휴전선은 남북의 땅을 둘로 나누었고, 우리 마음을 적군과 아군의 이분법으로 나누어 버렸다. 분단에 의한 단절과 불통은 남북 모두에 불신과 적대감을 조장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물은 자유롭게 흘러 남북을 넘나들며 바다로 향했고, 그 속의 생명들도 물살을 거슬러 올라 다녔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고 했으니 이념을 뛰어넘는 최고의 상태가 흐르는 강물인 듯하다. 지난 5일 남북은 판문점선언에 따라 한강하구의 수로를 공동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통행이 막혔던 한강수로가 65년 만에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에 개방되는 한강 수역...
입력:2018-11-13 15:00:01
[길 위에서] 헐벗은 발
길거리에서 누군가의 헐벗은 발을 본 적이 있던가. 한국에서 그랬던 기억은 잘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내 앞에 보이는 아이의 작은 맨발은 뽀얀 흙먼지 아래 여기저기 긁힌 상처들과 어제 생긴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오늘 더해진 생채기 자국 투성이다. 월드비전의 구호개발 사역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한 캄보디아 씨엠립 인근 마을에서 지난 5일 만났던, 8세 소녀 앰의 발이다. 이 나라에선 국민 10명 중 7명이 하루 3달러가 안 되는 생활비로 먹고 산다. 불과 40여년 전 이념 때문에 300만명이 학살된 아픈 역사를 지닌 나라다. 앰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아빠는 재...
입력:2018-11-13 11:05:01
[창-박지훈] 문학적 시간
  박지훈 문화부 기자 그 옛날 많은 여성들이 그랬듯 세상 사람들은 할머니에게 글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할머니는 아궁이 앞에 앉아 타고 남은 재에다가 ‘가’를 쓰고 ‘나’를 쓰면서 한글을 깨쳤다. 하지만 그 시절 여자가 글을 배우는 걸 탐탁지 않게 여겼기에 할머니는 오랫동안 까막눈 행세를 했다.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시부모와 남편이 모두 세상을 떠난 1987년부터. 할머니는 도라지를 내다판 돈으로 공책을 사서 그날그날의 일을 적어 내려갔다. 지난 8월 출간된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할머니가 30년 ...
입력:2018-11-09 15:05:01
[사설] 목회자의 아름다운 은퇴
대형 교회 목회자가 정년 이전에 은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교회를 개척해 교세를 크게 확장시킨 목회자가 정년을 5년이나 앞두고 후배 목회자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변칙 세습이 한국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진정한 용퇴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 고양시 거룩한빛광성교회는 정성진 담임목사의 뜻에 따라 최근 목회자 청빙에 관한 투표를 통해 곽승현 목사를 2대 담임목사로 선정했다. 정 목사는 곽 목사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동시에 분립(分立)하는 거룩한빛운정교회의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다 내년 1...
입력:2018-11-12 15:05:01
[돋을새김-권혜숙] 경계를 넘는다는 것
“휴대폰 배터리의 39%와 40%에는 경계선이 있다. 40%일 때는 여유가 있지만, 39%일 때는 걱정되기 시작한다.” “나는 내 또래의 남자사람 친구들과 경계선을 달고 산다.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언젠간 경계선이 사라져 남자사람 친구들과 놀고 싶다.”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생각하는 ‘경계선’은 이랬다. 지난 3일 폐막을 일주일 앞두고 찾아간 ‘2018 광주비엔날레’는 ‘상상된 경계들’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43개국 165명의 작가들이 출품한 300여점의 방대한 작품들 중 시선을 끈 것은 전시장의 한 ...
입력:2018-11-12 15:05:01
[기고-심연옥] 삶의 질 위한 유전자 정보
흔히 유전자 검사라고 하면 드라마에서 친자 여부를 확인하거나 범인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식 등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유전자를 활용한 질병 예방과 치료에 관한 연구 성과에 따라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은 2016년 DTC 유전자 검사(Direct To Consumer), 즉 병원을 통하지 않고 유전자 분석 업체에 소비자가 직접 검사를 의뢰하는 방식을 허용했다. DTC 유전자 검사는 소비자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전자, 말하자면 건강, 피부미용, 모발 등 보건복지부가 정한 12가지 항목(체질량지수, 중성지방 농도, 콜레스테롤, ...
입력:2018-11-12 15:05:01
[한마당-신종수] 비타민C 외교
제주도 귤이 북한에 처음 대량으로 보내진 것은 1998년이다. 당시 민간주도 형식으로 100t(10㎏짜리 1만 상자)이 지원됐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5·24 조치로 남북교류가 중단될 때까지 4만8328t이 보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비타민C 외교’라고 불렀다. 이로부터 8년 만에 군 수송기 4대가 이틀간 북한에 귤 200t을 실어 날랐다. 비타민C 외교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자연산 송이버섯 2t에 대한 답례 차원이라고 한다. 맛있다는 서귀포산 조생종 노지감귤로 크기...
입력:2018-11-12 15:05:01
[여의도포럼-이진우] 북한은 국가다
북한의 국가성 인정하면 통일에 수반되는 문제를 간과·무시하는 통일지상주의 경계할 수 있다 통일 논의는 투명해야 하고 내부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북한에 공들이는 만큼 비판세력과도 소통해야 북한은 국가다. 설령 비정상적이라고 해도 북한은 국제법상 엄연한 하나의 국가다. 유엔 헌장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할 능력과 의사가 있다고 판단되는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에 개방된다는 유엔 헌장 제2장 4조에 의하면 유엔 회원국은 모두 ‘국가’임에 틀림없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1991년 9월 17일 남한과 유엔에 동시 가입했다. ...
입력:2018-11-12 15:05: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그냥 가면 돼
지난 7∼9일 광주에서는 제2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열렸다. ‘아시아에서 평화를 노래하자’라는 주제로 각국의 작가들이 포럼과 대담, 낭독회 등을 치렀다. 레지던시와 연계된 행사여서 나는 일주일 전부터 몇몇 아시아 작가들과 한 숙소에서 지냈다. 새삼 세계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예컨대 팔레스타인에서 온 소설가는 아랍의 여성 차별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서구에서 그것만을 부각하여 자신들 변혁의 소스로 삼고 마치 나머지 문제는 없는 것처럼 돌려세우며 식민주의를 강화하는 것을 아프게 생각했다. 장기간 ...
입력:2018-11-11 15:10:01
[뉴스룸에서-김남중] 어떤 성장인가
서울 지하철 운용사인 서울교통공사는 대규모 공공기관 중 가장 선도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곳이다. 그런데 정규직 전환자 1285명 중 112명이 공사 직원의 친인척이라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특혜채용’ ‘고용세습’ 논란에 휩싸여 있다. 언론 보도와 국회 국정감사를 거치며 증폭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은 이제 감사원 감사로 넘어갔다. 숱한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정규직 전환이나 채용 과정에서 비리가 확인된 건 아직 없다. 그렇지만 이번 논란을 겪으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만들어졌...
입력:2018-11-11 15:05:01
[한마당-김준엽] 배틀 로얄
‘배틀 로얄’ 장르의 게임이 인기다. 수십명이 동시에 전투 현장에 뛰어들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배틀 로얄 방식의 게임을 대중화한 건 배틀그라운드다. 지난해 출시된 배틀그라운드는 한때 동시접속자 수 3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세계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이후 포트나이트가 출시됐고, 전통의 1인칭 슈팅 게임(FPS) 강자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도 배틀 로얄 모드를 추가하는 등 배틀 로얄 열풍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배틀 로얄의 인기 원인으로 생존경쟁이라는 장르 자체가 주는 재미, 친구들과 동시에 ...
입력:2018-11-11 15:05:01
[김진홍 칼럼] 저자세와 조급증이 화 부른다
리선권의 ‘냉면’ 망언 파동 점차 진정되고 있으나 잊어서는 안 돼 뜨뜻미지근하게 대응하면 대북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 높아질 것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망언 파동이 정점을 지나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 정부·여당의 ‘물타기’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사실관계가 불분명하다’부터 ‘단순한 농담일 것’이라거나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받은 엄청난 환대를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다’까지 정부·여당은 지난 2주 동안 정성을 ...
입력:2018-11-11 1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