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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황시운] 휴식 없는 휴게시간
4년 전 부모님 댁에서 독립해 나오면서 장애인 활동 지원 급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휴일을 제외한 날마다 활동 보조인이 우리 집을 방문해 집안일은 물론 샤워와 배변, 상처 소독 같은 일을 도와준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배변조차 하기 힘든 나 같은 사람에게 활동 보조인은 ‘생존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말이 쉬워 장애인 활동 보조이지 타인의 배변 과정을 돕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성인을 씻기는 게 쉬운 일이겠는가. 그런데도 장애인 활동 보조인들은 최저시급을 약간 웃도는 수준의 급여밖에는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일은 나이...
입력:2018-09-06 15:05:01
[기고-김영춘] 앨버트로스의 눈물 닦아줘야
영국 BBC방송에서 제작한 해양 다큐멘터리 ‘블루 플래닛(Blue Planet) Ⅰ, Ⅱ’ 시리즈는 수백억원이 넘는 제작비와 해양학자, 탐험가 등 수많은 전문인력이 투입된 대작이다. 심해 촬영을 위해 남극 1000m 깊이의 바다부터 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까지 1000시간 이상을 탐사했다고 하니 프로듀서를 비롯한 BBC 제작진의 열정과 집념이 경이롭다. 블루 플래닛을 시청하면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장면은 남대서양의 사우스조지아섬에서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착각해 새끼를 죽게 만든 바닷새 앨버트로스(Albatross)의 안타까운 모...
입력:2018-09-06 15:00:02
[특별 기고] 한국교회여, 아마존의 연합을 배우자
지난 2주 동안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브라질에서 집회하는 동안 하나님의 은혜로 아마존 지역을 방문하게 됐다. 아마존 정글은 지구 산소의 30%를 공급하는 거대한 원시림이다. 아마존강은 지구상 민물의 20%를 차지하며 유역 면적을 기준으로 세계에서 제일 큰 강이다. 우기 때는 강폭이 80㎞로 늘어나며 하구의 폭은 240㎞나 된다. 이에 비하면 한강은 강도 아니다. 아마존강의 발원지는 페루의 안데스산맥 기슭이다. 이곳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유빙수가 거대한 강을 이루려면 수만 개의 도랑과 개천이 합류해야 한다. 작은 도랑과 개천이 모여 1100여개의 ...
입력:2018-09-06 11:05:01
[한마당-이흥우] 이용호의 참회록
세상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산 윤동주도 참회록을 썼다. 윤동주는 시로밖에 일제에 저항하지 못한 문약한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그는 참회록을 통해 각오를 다잡으며 시인이 걸어가야 할 시대의 양심을 되새겼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참회록을 썼다. 이 의원은 지난해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시절 소득 상위 10%를 아동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한 아동수당법 제정을 강하게 주장했다. 고소득자 자녀에게까지 수당을 지급하는 건 비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아동수당법은 이 의원 주장대로 만들...
입력:2018-09-05 15:10:01
[한마당-전정희] 송도 주차 사건과 배척 공동체
‘단지 내 주거민 외 외부인의 출입을 금합니다(CCTV 작동 중).’ 여의도 한 아파트단지 정문 옆 담장에 걸린 현수막 문구다. 단지를 둘러싸는 다른 출입문에도 같은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대개의 아파트단지는 외부 사람이라고 해서 출입을 통제하지 않는다. 80%가 외부인에 대한 개방을 택하고 있다. 외부 차량 주차를 막기 위한 자동개폐 장치가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서울 여의도와 마포, 서대문 등지서 외부인 출입을 금하는 현수막을 자주 본다. 다중을 향해 ‘CCTV 작동’ 운운하며 그렇게 엄포를 놓아야 할까. 그 단지 밖 길을 걷는 사람, 대...
입력:2018-09-04 15:10:01
[김명호 칼럼] 이런 경직성으로 20년 집권 하겠나
대통령 지지율의 빠른 추락과 늘어나는 부정 평가는 지지기반이던 중도층이 돌아설 채비를 한다는 뜻 ‘밀리면 안 된다’는 유연성 결핍과 교조주의로는 절대 이들을 붙잡을 수 없다 “이번 정기국회는 치열한 100일의 전투가 될 것이다. 정기국회에서도 최저임금 인상부터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남북 교류까지 모든 분야에서 보수진영의 치열한 공세가 이어질 것.”(8월 31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의원 워크숍) “강력하고 지속적인 적폐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입니다.”(9월 1일, ...
입력:2018-09-04 15:05:02
[청사초롱-조윤석] 북극 빙하가 다 녹아 없어지면
그토록 기다리던 선선함이 돌아왔다. 올여름 내내 혼미했던 정신이 이제 좀 돌아오고 있다. 올여름이 덥긴 더웠다. 지난 2만년 동안 한 번도 녹아 본 적 없는 북극의 빙하가, 절대로 안 녹을 줄 알았다는 최후의 빙하가 녹아버렸다니 덥긴 더웠나 보다. 2030년이면 북극에 얼음이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여름이 올 수도 있다고 한다. 예견한 바이긴 하나 막상 2030년이라는 그리 멀지 않은 특정 연도까지 거론되니 놀라움을 넘어 약간 두렵다. 기후학자들은 북극 빙하가 사라지는 시점을 지난 10년간 계속 발표해 왔는데, 처음에는 금세기 이내라고 했다가 2070년, 2050년, 그리...
입력:2018-09-04 15:05:02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잘 헤어지는 것
직원이 둘인 작은 병원에서 2년간 열심히 일해주신 직원께서 이제 그만둔다고 한다.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운 뒤에 병원 일을 시작해서, 자격증을 딴 후 이곳이 첫 직장이었다. 내가 ‘어른이 처음이라서 그래’라는 책을 쓰는데 있어서도 큰 영감을 주신 분이다. 원래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발전을 멈추지 않아 늘 공부했고, 기계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늘 정성으로 고객들을 대했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많이 놀랐고 늘 배웠다. 떠나는 것은 아쉽고 내가 무엇을 서운하게 했을까 별 생각을 다 했다. 그러나 나도 예전에 직장을 옮길 때...
입력:2018-09-04 15:05:02
[길 위에서] 기억과 저항
초기 프랑스 개신교도인 위그노 후예 1만여명이 지난 2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앙뒤즈 지역 야외 언덕에 모여 ‘사막 집회’라는 이름으로 예배를 드렸다. 프랑스 전역을 비롯해 주변국가에 흩어져 살던 후손들은 매년 9월 첫 주일이면 어김없이 모여 예배를 드린다. 조상들의 고난과 신앙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이날 20m 높이의 나무 숲 아래에서 예배를 드리는 광경은 장관이었다. 가족이나 친척별로 모여 앉아 성경을 읽고 찬송을 불렀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경건하게 예배를 드렸다. 예배에 앞서 10여명이 세례를 받았고 예배 후엔 떡을 먹고 포도주를 ...
입력:2018-09-04 11:05:02
[박형준 칼럼] 왜 새로운 국가 전략을 짜야 하나
역사에선 종종 외부의 패권 질서 변화로 나라 운명이 갈리기도 한다. 지금 우리는 그 갈림길에 서 있다. 한국이 의지했던 미국의 세계전략이 변하는데 우리만 이념과 낭만의 우물 속에 갇힌 것 아닌가 역사에는 종종 위험한 갈림길이 나타난다. 외부의 패권 질서 변화에 의해 나라의 운명이 천당과 지옥으로 갈리는 길이다. 우리는 근대사에서 그런 큰 갈림길을 두 번 만났다. 구한말이 첫 번째였다. 당시 조정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랐고, 자강에 무기력했다. 일본이 세계질서의 대변화를 간파하고 안으로 체제 혁신을, 밖으로 패권 경쟁의 틈새 전략을 통...
입력:2018-09-03 15:05:01
[한마당-이흥우] 전직 대통령의 품격
39대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재임 1977∼81년)는 재임 시 인기가 없었다. 임기 중 발생한 이란 이슬람혁명과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도 막지 못했다. 임기 내내 초강대국 미국의 자존심을 심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반대파는 ‘가장 허약한 대통령’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고 결국 그는 재선에 실패했다. 선거에서 참패한 카터는 알거지나 다름없었다. 고향 조지아로 돌아온 그에게 남은 거라곤 100만 달러가 넘는 빚더미뿐이었다. 그는 저서 ‘나이 드는 것의 미덕’에 ...
입력:2018-09-03 15:05:01
[한마당-지호일] 다시, 공화주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국체(國體)를 언급한 헌법 제1조 1항은 ‘민주’와 ‘공화’의 절묘한 결합으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짓누르는 무게 탓이든, 박정희 군사정권 아래의 ‘공화당’이 막연한 기피증을 키운 탓이든 한국 사회에서 공화주의는 화석화된 정신 최급을 받거나 무관심, 반감 속에 자리하고 있다. 마치 질주하는 민주에 기생하는 부속물같이. 동양에서 공화(共和)라는 말이 등장한 건 거의 3000년 전이다. 중국 주나라의 려왕이 폭정을 일삼자 제후들이 왕을 쫓아내...
입력:2018-09-02 15:10: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구월의 마음과 달
대지를 잃어버린 인간이 화분을 키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아파트에 살면서 17층 공중까지 화분을 여럿 가져다놓았다. 말하자면 땅을 잃고서 그 땅을 겨우 한 삽씩 떠 모셔온 것인데, 나무와 꽃들이 제 크기를 찾아 자라는 틈엔 돌멩이만 포개놓은 것도 하나 있다. 딴에는 숲과 수풀 사이 바위 계곡도 곁들이겠다는 심사여서 언젠가 궁금한 방문자 앞에서 나름의 해설을 곁들일 준비도 마쳤다. 나는 그들의 집사로 일한다. 원래 그들의 가지를 쳐주는 것은 바람의 일이고 물을 주는 것은 구름의 일이었으니, 일주일에 한 번꼴로 나는 바람과 구름이 되어 자연의 일을 ...
입력:2018-09-02 15:10:01
[뉴스룸에서-민태원] 자해가 놀이라니
팔뚝에 선혈이 낭자하다. 손목 안쪽에는 수십 개의 베인 상처가 바코드처럼 죽죽 그어져 있다. 바닥에도 피가 흥건하다. 범죄 현장도,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도 아니다. 전 세계 8억명이 이용하는 대표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는 일명 ‘자해(自害) 인증샷’이다. 이런 끔찍한 게시물을 올리는 이들이 어린 학생들이라니. 그래서 더 충격적이다. 인스타그램에 ‘자해’를 검색하면 3만 건 가까운 인증샷들이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 커터칼로 자신의 팔을 그은 다음, 피가 뚝뚝 흐르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게시한 것들이다. ...
입력:2018-09-02 15:05:01
[김진홍 칼럼] 김정은, 공동번영의 길로 나오라
교착 국면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장기화는 김정은에게 도움 안 돼 남북 정상의 평양회담이 꼬인 비핵화 실타래 푸는 전환점 되기를 북한 비핵화 협상이 단단히 꼬인 형국이다. 종전선언이 먼저라는 북한과 비핵화가 먼저라는 미국의 신경전이 뜨겁다. 북한은 종전선언이 체결되면 자신들을 괴롭혀온 대북제재 완화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을 대놓고 요구할 태세이고, 미국은 비핵화의 진전 없이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한·미 방위체제가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간극이 크다. 또한 상대의 양보만이 교착국면에서 벗어날 유일한 해결책이...
입력:2018-09-02 15:05:01
[한반도포커스-양기호] 결코 대등하지 않은 미·일관계
지난 6월 7일 워싱턴 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한 인사들은 귀를 의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총리에게 “나는 진주만을 기억하고 있다”고 일갈한 것이다. 일본이 적국이라는 말이나 진배없다. 1941년 12월 7일 하와이 공습에 미군 2400명이 전사한 뒤 ‘진주만을 잊지 말자(Remember Pearl Harbor)’는 미국인들의 대일 전쟁 구호였다. 트럼프의 머릿속에는 적어도 동맹보다 통상이 우선순위가 높은 것처럼 보인다. 6월 8일 캐나다에서 열린 G7 회의에서 통상문제로 언쟁하던 트럼프는 더 심한 말을 던졌다. “(아베) 신...
입력:2018-09-02 14:40:01
[한마당-신종수] 김&장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이의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이다. 최근 두 사람은 50여일 만에 만났다. 둘 중 한 사람이 그만두거나 둘 다 그만둬야 할 것 같았는데 두 사람 모두 유임됐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개각을 앞둔 며칠 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선택이 아니라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 실장(소득주도성장), 김 부총리(혁신성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공정경제)은 유임된다는 말로 들렸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당분간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
입력:2018-08-31 15:05:01
[창-박민지] 엄마와 딸
  박민지 온라인뉴스부 기자 한신자 할머니, 저는 오늘도 엄마에게 짜증을 냈어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쉽지 않네요. 엄마와 떨어져 지낸 지는 10년쯤 됐어요. 고향은 대전인데 대학에 가면서 객지 생활을 시작했지요. 돌이켜보면 집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것 같아요. 개강 날짜보다 일찍 대학 기숙사로 가겠다고 했더니 엄마가 싫은 소리를 했어요. 서두른다고요. 생각해보니 엄마는 늘 듣기 싫은 말만 했어요. 아침밥을 거른다고, 밤늦게 통화한다고, 일주일 동안 책 한 권 안 읽었다고…. 기숙사 들어갈 채비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뒤를 졸...
입력:2018-08-31 15: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우리에게 허락된 생
튼튼한 두 다리로 어디든 갈 수 있었던 시절, 한 번씩 낯선 곳으로 떠나 혼자서 오래 걸었다.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불확실했던 시절을 나는 걸으면서 견뎠던 것 같다. 절정의 녹음에 파묻힌 한여름 정선의 2차선 국도를, 사나운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남해의 해안도로를, 수많은 전설을 간직한 채 늙어가는 서해의 작은 섬들을, 어린 왕의 비극을 고스란히 목격한 영월의 강변을, 시커먼 기름을 걷어내고 끝내 다시 반짝이는 태안의 소금밭을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지치면 아무 곳에나 주저앉아 하염없이 숲을, 바다를, 강을, 소금밭을 바라봤다. 너울대는 아지랑이 속에서, ...
입력:2018-08-30 15:10:02
[세상만사-강주화] 가해자의 시선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에 대한 무죄 선고 판결문을 읽다 고교 시절 배운 김동인(1900∼1951)의 소설 ‘감자’를 떠올렸다. 주인공 복녀는 가난하지만 반듯한 여염집에서 올바르게 자란 처녀였다. 가난에 시달리던 복녀는 요즘으로 치면 공공근로에 해당하는 송충이 잡기 사업에 참여한다. 여기서 감독의 꼬임에 빠져 매음을 하게 되고 결국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다. 국어 선생님은 환경이 인간의 도덕성을 타락시키는 것을 보여주는 우리 문학 최초의 자연주의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감자’의 줄거리를 찬찬히 되짚어 보면 작가의 관점이 가해...
입력:2018-08-30 15:05:01
[한마당-김용백] 문화접대비
정부가 28일 확정한 ‘2018년도 세법개정안’에는 기업의 문화접대비를 확대하는 내용이 있다. 적절성 논란이 있었지만 기업이 100만원 이하 미술품을 증정용으로 구입한 비용을 문화접대비에 포함시켰다. 식사 주류 등의 가격을 포함한 기업의 관광공연장 입장권도 전액을 문화접대비로 인정했다. 문화·예술·관광 부문 지원이라는 취지를 이해하지만 기업들의 문화접대비 활용이 얼마나 늘지는 의문이다. 문화접대비는 문화 진흥 또는 기업의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을 위해 일반 접대비 이외의 접대성 문화비를 조세법에 따라 추가 손비(損費)...
입력:2018-08-29 15:05:01
[한마당-라동철] 공적 마인드 부재
함승희(67) 전 강원랜드 사장은 검사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변호사다. 1980∼90년대 초반 서울지검 특수부와 대검 중수부 등에서 권력형 비리 수사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경환씨 등 거물급 인사를 숱하게 구속시켜 ‘저승사자’란 별명까지 얻었다. 95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박상원이 연기한 강우석 검사는 함 전 사장이 모델이라고 한다. 그는 검사를 그만두고 95년 재직 때 담당했던 사건의 뒷얘기를 담은 책 ‘성역은 없다’를 펴내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그 후광으로 2000년 새정...
입력:2018-08-28 15:10: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기억의 편향
기억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현재의 감정 상태로 인해서 과거를 다르게 기억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지금 기분이 우울할 경우 살면서 내가 잘못했거나 남에게 손해를 봤던 기억 등 부정적인 사건을 더 떠올린다. 우울한 사람에게 긍정적 단어와 부정적 단어를 같은 개수로 불러준 뒤 잠시 후 그것을 기억해내라고 하면 신기할 정도로 부정적 단어부터 기억해낸다. 내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고 뇌가 하는 일이다. 평가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람들 앞에서 주목받거나 발표 상황을 불안해하는 사회불안장애 환자의 경우 중립적인 표정의 사진을 봐도 그 얼굴 표정을 화...
입력:2018-08-28 15:05:01
[청사초롱-원재훈] 다리와 길
경기도 일산에서 강변북로로 진입하기 위해 장항IC를 빠져나올 때 곡선으로 이어진 고가다리의 밑을 내려다보면 아찔하다. 강북에서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한남대교를 건널 때도 그런 경험을 한다. 다리는 도로와 도로를,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은유적으로 보자면 인간과 인간이 이어지고, 정신과 정신을 이어주는 역사의 의미도 있다. 다리는 결국 인간의 형상화다. 니체는 이런 말을 했다. “초인에 대해 알려주겠다. 인간은 극복돼야 하는 어떤 것이다. 인간이 위대한 것은 인간이 목적이 아니라 교량이기 때문이다. 너희들에게 말한다. ...
입력:2018-08-28 15:05:01
[한마당-김준동] 방탄소년단과 굿즈(Goods)
지난 24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 들를 일이 있었다. 프로야구 경기가 있는 날을 제외하면 평소 한산한 경기장 주변이 인산인해를 이뤄 깜짝 놀랐다. 주로 10대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학생들이었다. 경기장을 빙 둘러싸고도 남을 정도의 긴 줄이었다. 한 학생에게 “누가 오느냐”고 물으니 그것도 모르느냐는 식의 퉁명스러운 답이 왔다.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가 25, 26일 이틀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다는 대형 현수막과 공식 기념품을 판다는 안내문을 보고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판매소는 25일 오전 9시에 문을 열...
입력:2018-08-27 19:4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