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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태원준] 계절의 여왕
봄은 완패했다. ‘계절의 여왕’ 타이틀은 이제 가을에 넘겨줘야 한다. 한반도에서 가장 좋은 계절을 꼽을 때 여름과 겨울은 덥고 추워 일찌감치 탈락했다. 많은 문학작품이 봄과 가을을 예찬하며 두 계절의 대리전을 벌여 왔다. 언제부턴가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게 되면서 전세는 기울었다. 어느 시인의 작명이지만 우리 봄은 이 왕관을 쓸 만큼 충분히 아름다웠다. 이양하의 ‘신록예찬’을 보자.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 혜택이 가장 아름답게 나타나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
입력:2018-10-01 15:05:01
[박형준 칼럼] 정의로운 국가와 권력의 위선
스스로 낮춘 인사 검증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청문 후보자들을 무조건 임명하는 문재인 정권 내가 하면 정의이고 남이 하면 불의라는 ‘내정남불’이 정의로운 국가의 가장 큰 적이다 이 정권의 트레이드마크는 ‘도덕성’과 ‘정의’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는 대통령의 취임사는 새 정부의 핵심 테제였다. 이른바 촛불정신은 정의의 은유였다. 그 정신을 내세워 적폐 청산이 국정과제 1호가 됐다. 결국 두 전직 대통령과 많은 사람들이 감옥으로 보내졌다. 전 정권의 비도...
입력:2018-10-01 15:05: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보자기에 싸여 있는 것
알고 보면 모든 것들은 ‘보자기’에 싸여 있다. 모과를 보고 알았다. 모과 껍질은 보자기의 주름이 내용물의 결을 따라 볼록볼록 당겨진 것 같고 마침내 꼭지에 이르러 오목한 매듭을 지어 꽉 묶어놓은 것 같다. 이렇게 야물게 싸놓았지만 냄새까지 봉할 수는 없어서 방 안 가득 모과향을 풀어놓는 노란 보자기. 사과는 빨간 보자기에 싸여 있고 감은 주황 보자기에 싸여 있는데, 이 보자기들을 풀면 가을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고 보면 가을도 높고 푸른 하늘 보자기에 싸여 있어서 우리는 그걸 풀어보려고 자꾸 문을 열어놓는지도 모르겠다. 보자기에 물건을 ...
입력:2018-09-30 15:10:01
[김진홍 칼럼] 깜짝 이벤트보다 내실 기할 때다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 무르익고 있지만 아직 가야 할 길 많이 남아 핵 없는 항구적 평화 위해 보여주기식 쇼 자제하고 핵폐기 로드맵 마련에 정성과 노력 더 쏟아부어야 생명을 유지하는 데 없어선 안 될 것, 하지만 언제든 어디서든 자유롭게 접하는 것, 그래서 그다지 고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 공기(空氣)다. 이따금 공기의 존재 자체를 잊기도 한다. 그러다 미세먼지 등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이 발생하면 맑은 공기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평화도 마찬가지다. 올 초부터 한반도를 감싸기 시작한 평화의 기운이 점점 무르익고 있다. 어느새 ‘평...
입력:2018-09-30 15:10:01
[한마당-김준엽] ‘하루 1달러’의 속임수
애플은 올해 처음으로 “아이폰이 비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전에도 아이폰은 스마트폰 중 가장 비쌌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지난해 아이폰X도 고가 논란이 있었는데 살 사람은 군말 없이 샀다. 반면 올해는 공개된 날부터 가격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미국 IT 매체들은 아이폰Xs 리뷰 기사마다 단점으로 비싼 가격을 꼽는다. 논란이 이어지자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하루 1달러 수준”이라며 비싸지 않다고 항변했다. 아이폰 가격이 1000달러에 육박하지만 보통 통신사와 약정을 맺고 기기를 할부로 사기 때문에 하루 ...
입력:2018-09-30 15:10:01
[한반도포커스-양기호] 오키나와 선거와 일본 외교
요즘 일본에 가면 한국에 대한 대접이 냉랭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일본군위안부와 소녀상으로 인한 갈등만은 아니다. 한·일 간 동북아 국제정치에 대한 구조적인 인식차가 도사리고 있다. 가끔 일본인들과 보편적인 감동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한국의 전문가들이 동북아 평화번영의 흐름에 일본도 함께해 달라고 호소해도 별 반응이 없다. 남북 대화와 북·미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모색하는 한국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데 인색하다. 일본은 미국과 유엔에 완전한 북한 비핵화까지 절대로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말라고 ...
입력:2018-09-30 15:05:01
[뉴스룸에서-권기석] 폴리페서의 멸종 조건
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이 서울대 총장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을 관두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의아했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니 한국 정치에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행보가 폴리페서의 멸종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오 의원은 2016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의원이 됐다. 과학인재 영입 차원이었다. 겸직 금지 원칙에 따라 서울대 교수 자리에서는 물러났다. 그는 지난 12일 바른미래당의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정책연구원 원장에 임명됐다. 9일 뒤인 21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 의원은 왜 의원을 그만...
입력:2018-09-30 15:05:01
[한마당-배병우] 한은 총재 ‘진실의 순간’
요즘 정책당국자 중에서 가장 고심이 깊은 사람 중 하나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일 것이다. 지난 3월 2일 44년 만의 첫 연임 한은 총재로 지명됐을 때만 해도 이 총재는 고용과 경기가 이처럼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3.1%는 잠재성장률 상부에 해당하는 ‘양호한’ 성적표였다. 물가상승률 1.9%는 한은의 물가억제 목표인 2%에 근접했다. 이 총재는 이들 지표를 바탕으로 이미 금리 인상 궤도에 진입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따라 한은 기준금리도 곧 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을 것이다. 금리 인상은 1500조원까지 불어난 한국...
입력:2018-09-28 15:05:02
[창-유성열] 고양이들의 도시
  유성열 산업부 기자 짙은 어둠이 골목 구석구석 깔리면 빛나는 구슬들이 희번덕거린다. 물컹거리는 듯 만질만질해 보이기도 하는 보석 같기도 한 그것들은 예전에는 도둑고양이로 불렸던 길고양이들의 눈이다. 최근 들어 고양이들의 개체수가 대폭 늘어난 지역들이 있다. 오랜 시간 사람이 터를 잡고 살았지만 갑작스레 싹 비워진 곳. 재개발 구역이다. 그래도 낮 시간에는 사람과 차량이 돌아다니고, 건물을 부수고 짓는 공사 소음이 들린다. 때문에 이곳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건물마다 대문짝만한 X...
입력:2018-09-28 15:05:02
[역사 여행] 남북전쟁과 ‘하나됨’의 방식
흑인들의 노예 해방을 거부하며 사우스캐롤라이나, 미시시피 등 11개주가 남부연합(Confederate States of America)을 결성하면서 촉발된 미 남북전쟁은 62만명의 사망자를 냈다. 같은 국민들끼리 싸워 당시 인구의 2%가 사망한 것이다. 지금이라면 3억명이 넘는 미국 인구 중 600만명이 사망하는 내전이 일어난 셈이다. 백두산 정상 회동을 보는 시점이라 특히 떠오르는 의구심 하나는 ‘수십만명의 목숨을 서로 빼앗으며 원수처럼 지냈던 사람들의 자손들이 어찌 저리 아무 일 없었던 듯, 그것도 세계 최강이라는 면모를 과시하며 살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유...
입력:2018-09-28 15:05:02
[논설실에서] 베트남 트라우마를 넘어 종전선언으로
연내 종전선언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당초 종전선언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지금까지 휴전 상태인 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이루자는 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더구나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하고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지지한 종전선언이다. 그런데도 이 문제가 쟁점이 된 것은 ‘베트남 트라우마’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3년 1월 27일 파리에서 북베트남(월맹), 남베트남(월남), 미국 사이에 베트남 평화협정이 체결된다. 1955년부터 계속된 전쟁을 끝내자는 협정이었다. 이에 ...
입력:2018-09-28 15:05:02
[한마당-김명호] ‘피 흘리지 않는 전쟁’
인민해방군의 6·25 참전을 결정한 중국의 마오쩌둥이 이런 말을 했다. “피 흘리는 정치가 전쟁이고, 피 흘리지 않는 전쟁이 정치다.” 그보다 훨씬 전 1820년대 “전쟁은 정치적 행위일 뿐 아니라 진정한 정치적 수단이고 정치적 접촉의 연속이며 정치적 접촉을 다른 수단으로 실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건 칼 폰 클라우제비츠다. 프로이센 장군이자 군사 사상가인 그가 나폴레옹 전쟁을 겪고 나서 쓴 전쟁론은 군사이론서의 고전이다. 전쟁과 정치의 본질과 상관관계를 이렇게 간결하고 명쾌하게 설명한 말들이 또 있을까 싶다. 종전선...
입력:2018-09-27 15:10: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그들은 만나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2t의 송이버섯이 고령의 이산가족 4000여명에게 추석 선물로 전해졌다. 지난 며칠간 북녘에서 온 버섯을 선물 받은 이들에 대한 신문 기사나 뉴스 영상을 여럿 접할 수 있었다. 송이버섯을 어루만지며 눈물짓는 노인들의 손길은 한없이 애틋해 보였다. 그들은 버섯을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고향 그 자체라 느끼는 것 같았다. 고향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살아왔음에도 가슴 한구석이 저릿해지면서 울컥 눈물이 솟았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할 때마다 상봉 신청을 했지만 한 번도 선정되지 못했다는 노인의 사연은 더할 수 없이 쓸쓸...
입력:2018-09-27 15:05:01
[한마당-라동철] 반려동물 유기
반려동물 1000만 시대다. 핵가족화로 가족 구성이 단출해지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심리적 안정감과 친밀감을 얻으려는 욕구를 반려동물이 충족시켜주기 때문일 게다. 반려동물 가운데 가장 많은 건 개와 고양이다. 귀여운 데다 인간과 희로애락의 감정을 주고받고 의사소통까지 할 줄 알아 사랑을 받고 있다. 밤늦게 퇴근해도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은 반려견뿐이라는 중년 남성의 넋두리가 헛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는 게 낯선 풍경이 아니다. 대형마트에 가면 반려동물 용품만 별도로 전시한 코너가 있고 애견미용실, 애견호...
입력:2018-09-26 15:10:01
[한마당-라동철] 동물원의 불편한 진실
동물원은 맹수를 비롯해 다양한 희귀 동물을 우리에 가둬두고 관람할 수 있게 한 시설이다. 고대 이집트나 중국 은나라 때 동물원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역사가 장구하다. 근대 최초의 동물원은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조가 1752년 빈에 설립한 쇤브룬 동물원이다. 우리나라는 1909년 11월 서울에서 개장한 창경원동물원이 최초다. 일제가 순종 황제의 처소였던 창경궁 내 건물들을 헐어버린 뒤 우리를 지어 전국에서 각종 동물을 수집하고 일본에서 코끼리 사자 호랑이 곰 낙타 원숭이 공작 등을 들여와 문을 열었다. 현재 국내에는 창경원동물원이 이전해 ...
입력:2018-09-21 15:05:01
[제주에 산다] 제주 낚시 ‘물 때’
내가 제주도로 이주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낚시다. 수원에 살 때 추자도로 낚시를 가려면 저녁 9시 출발해 이튿날 새벽 3시 진도에 도착하고 배로 추자도에 들어간다. 다시 현지 낚싯배로 포인트에 내려 낚싯대를 펴면 새벽 6시가 다 된다. 9시간 차 타고 배 타야 한다. 지금은 집에서 낚싯대 들고 100m 걸어가면 바다다. 우도는 차로 15분 걸려 성산항에 가고 배로 15분이면 포인트에 내린다. 추자도에 가려면 제주항까지 40분, 여객선으로 1시간 더 가면 된다. 강원도에서 원투낚시로 가자미나 살감생이를 잡던 것 빼고 1990년 갯바위 신발을 사 신고 전남 안마도로 나가 3...
입력:2018-09-21 15: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모두를 위한 명절
SNS 타임라인에 가짜 깁스 광고가 올라왔다. 그걸 보니 추석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탐스러운 과일 사진이나 한복을 차려입은 가족의 사진이 아니라 가짜 깁스 광고를 보고서야 추석임을 실감하다니, 어쩌면 삶은 그 자체로 한편의 블랙코미디인지도 모를 일이다. 몇 년 전 가짜 깁스에 대한 얘기를 처음 접했을 땐, 이런 것까지 동원해 눈속임할 만큼 싫을 건 뭐고, 이렇게까지 싫다는데 굳이 불러모아 복닥거릴 건 또 뭔가 싶었다. 그저 먼 세상 얘기라고 생각하며 구경하듯 바라봤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비혼인 데다 우리 집은 명절에도 별다른 ...
입력:2018-09-20 15:10:01
[신종수 칼럼] 김정은 서울에 오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안에 서울에 온다면 6·25 전쟁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사안을 북한 비핵화 문제와 연관 지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비핵화 진전을 위한 방한이어야 의미가 있다.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김 위원장 방한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고 조건을 단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김 위원장의 방한은 비핵화 진전 여부에 달려 있다. 김 위원장 방한에 대한 일부 보수층의 반...
입력:2018-09-20 15:05:02
[세상만사-장지영] 우주여행 시대가 왔다
일본의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가 민간인으로는 인류 최초로 ‘달 여행’을 간다는 소식이 최근 화제를 모았다. 계획대로라면 마에자와는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창립한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 BFR을 타고 2023년 1주일 정도 일정으로 달 궤도를 돌다 온다. 특히 30억 달러(약 3조3600억원)의 재산을 가진 마에자와는 BFR을 전세 내 최대 8명의 예술가와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2위 전자상거래 기업 스타트투데이를 창업하기 전 록밴드 드러머로 활동했던 마에자와는 예술 애호가로 유명하다. 그는 예술가들...
입력:2018-09-20 15:05:02
[한마당-염성덕] 카퍼레이드
이에리사 휴먼스포츠 대표는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국회의원 출신인 이 대표는 열아홉의 나이에 19게임을 전승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우리나라 구기 역사상 첫 세계 제패였다. 이 대표는 한 달간 전국을 돌며 카퍼레이드에 참가했다. 스포츠 스타와 감독의 금의환향은 환영대회와 카퍼레이드로 이어졌다. 미국 대통령을 맞을 때도 성대한 카퍼레이드는 단골 이벤트였다. 가장 많은 인파가 동원된 것은 74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방한한 때였다. 초등학생을 포함해 180만명이 거리에 나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79년 지미 ...
입력:2018-09-20 15:05:02
[한마당-이흥우] SOS 친 구상나무
크리스마스 하면 산타클로스, 선물이 우선 연상된다. 이와 더불어 빠지지 않는 게 크리스마스트리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전나무가 많이 쓰이지만 구상나무만 못하다. 높이 20m 안팎, 폭 7∼8m까지 자라는데다 수형이 아름다운 덕분이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수, 구상나무의 학명은 ‘Abies koreana WILS.’이다. 학명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 고유종이다. 그래서 유럽에선 구상나무를 한국전나무(Korean Fir)라고 부른다. 구상나무가 세상에 알려진 건 약 100년 전쯤이다. 분비나무와 생김새가 비슷해 분비나무 일종으로 인식되어 오다 1920년 미국의 ...
입력:2018-09-19 15:10:01
[내일을 열며-남호철] 도시재생과 관광
얼마 전 유럽 북동부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에스토니아를 방문했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함께 ‘발트 3국’으로 불리는 나라다. 유럽에서 가장 ‘중세답다’는 수도 탈린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구시가지가 있다. 14∼15세기 건축물들을 잘 보존하고 있어 중세로의 시간여행을 이끄는 곳이다. 오랜 유물들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면서 중세와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유적지로 각광받고 있다. 구시가지 인근 탈린 기차역 부근에는 옛 공장 부지가 있다. 텔리스키비(Telliskivi)라는 동네로, 요즘 핫한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정부가 버려진 ...
입력:2018-09-19 15: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어른의 유행어
요즘 “자기혐오 때문에 왔어요”라며 첫 상담을 시작하는 사람이 늘었다. ‘혐오’라는 단어는 원래 있었지만, 그 표현은 분명 요즘 더 자주 쓰이고 있다. 단순한 미움이나 싫음보다도 더 강해서 “저 자신이 싫어요”보다도 더 세게 들리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때로는 그런 말을 쓸수록 감정이 말을 따라 깊이가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닐까 염려스럽다. 우울증은 단지 슬픈 것이 아니라 세상과 내 존재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스스로를 과도하게 비난(self-criticism)하고 끊임없이 과거를 곱씹는 생각은 우울증을 더 심하게, 오래 계속...
입력:2018-09-18 15:10:01
[길 위에서] 어떤 존재로 기억될 것인가
10년 전 처음 교단 총회를 취재했다. 그때의 잔상은 꽤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았다. 정치부 기자로 취재하며 봤던 것과 다를 바 없는 교단 정치의 민낯, 권력을 향한 집착과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목회자들의 모습은 낯설고 낯설었다. 그들이 교회 강단에서 설교하고 성도를 목양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총회 취재하다 실족하지 않도록 더 기도하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교계 기자 사이에서 떠도는 이유를 실감했다. 2018년 9월 어김없이 한국교회 주요 교단 총회가 열리고 있다. 각 교단마다 총회장과 임원을 선출했다. 10년 새 눈에 띄게 추락한 교회 위상 ...
입력:2018-09-18 11:05:01
[한마당-신종수] 이재용의 방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방북은 삼성 총수로서는 처음이다. 삼성은 이렇다 할 대북사업을 한 적도 없고 할 의사도 없었다.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는 이상 대북 투자도 불가능하다. 더구나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제공 혐의로 1·2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재판은 재판이고 일은 일이다”라고 말했지만 대법원 재판거래 의혹에서 드러났듯이 정부와 이 부회장의 밀착이 일종의 면죄부로 작용해 재판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불법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사...
입력:2018-09-17 1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