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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용백] 서울 도심 저속도
새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과 관련한 광장 재구조화 설계안이 논란에 휩싸여 있다. 광장의 이순신장군상과 세종대왕상을 옮기고 그 공간에 촛불집회 상징 이미지를 넣는 내용 때문이다. 새 광화문광장은 온 국민이 마음속에 자긍하는 의미로 간직하는 것이어야 한다. 세계인들도 새 광화문광장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의 고갱이를 의식에 담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보행자의 보행속도와 시야, 생각이 일체감을 이뤄야 한다. 빠르게 걸어야 하고, 보행동선이 자주 끊기고, 걷기가 불편하면 보고 이해하는 데 방해받기 마련이다. 거창하게 꾸며 놔도 보행자들...
입력:2019-01-28 15:05:01
[김명호 칼럼] 중도층은 가운데가 아니다
대통령 탄핵과 이후 과정을 거치면서 중도층은 진화했다 그들은 어정쩡한 중간이 아니라 사안별 분명한 입장이 있다 진보나 보수가 아니라 능력을 보고 선택할 준비가 돼 있다 지난해 말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중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일단 고착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때 80%까지 넘던 지지율에 비하면 상당히 떨어졌다. 국정운영능력에 대한 긍정과 부정적 시각의 비율도 엇비슷하게 나온다. 우리 정치 지형으로 볼 때 정상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많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은 집권 초 열렬히 지지했던 중도...
입력:2019-01-28 15:05:01
[돋을새김-한승주] 우리 안의 ‘스카이 캐슬’
내신 1등급은 오직 4명뿐. 1등급 한 명이 죽고 한 명은 살인자로 몰렸고 한 명은 이 사건으로 ‘멘붕’ 상태다. 같은 반 친구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지금이 네가 1등급으로 올라갈 절호의 기회”라고 다그친다. 종영을 한 회 앞둔 드라마 ‘SKY(스카이) 캐슬’ 한 장면이다. 친구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은 없다. 친구가 살인자로 몰려 경찰에 끌려가든 말든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교실에는 적막만 흐른다. 그들에게 이런 감정 소모는 사치, 대한민국의 고3이다. 과장되긴 했지만 고교 3년을 관리해주는 수십억원짜리 드라마 속 입시 ...
입력:2019-01-28 15:05: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매 순간 해야 할 일
베를린에 잠시 머물 때, 한 강연에서 내가 벤야민을 인용하는 걸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청중이 있었다. 내가 공자나 맹자, 아니면 퇴계 이황을 예로 들 것을 기대했던 모양이다. 나는 내가 배워온 유럽 중심 철학이 문제인지, 나에게 요구하는 동양인다움이 문제인지 잠시 헷갈렸다. 세상에 거대한 중심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가진 주변에 대한 시선. 거개의 차별은 여기서 비롯되는데, 유럽 중심주의를 비판하는 이들이 동양인에게 바라는 ‘동양다움’ 역시 또 다른 폭력인 셈이다. 이처럼 차별의 구조는 단순하지 않다. 내가 인종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가지...
입력:2019-01-27 15:05:01
[가리사니-지호일] 640만 달러의 미련을 버려라
미련(未練). 옛 연인의 결혼 청첩장을 받고도 이 사랑이 언젠가 돌아오리라 믿는 남자. 실형 선고를 받고 끌려 나가는 순간에도 판결이 번복되지는 않을까 다시금 재판장을 쳐다보는 피고인. 선거 출구조사에서 큰 표 차로 패배하는 결과가 나왔는데도 밤새 TV 화면에서 눈을 못 떼는 후보자. 이런, 결말이 바뀌지 않을 줄 알면서도 혹시나 하여 버리지 못하는 마음을 우리는 미련이라 부른다. 여기 640만 달러가 있다. 10년 전 불쑥 세상에 존재가 알려졌던. 한쪽은 뇌물이라 했고, 한쪽은 선의의 투자금이라 했지만, 끝내 비극적 결과와 함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캐비닛에 ...
입력:2019-01-27 15:05:01
[뉴스룸에서-김남중] 세운재정비와 도시재생 2.0
서울 한복판의 낡고 오래된 공업지역, 을지로·청계천 일대 재개발은 오래된 난제다. 세운상가에서 진양상가까지 길게 늘어선 세운상가군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을지로3가역과 을지로4가역까지 펼쳐진 도심지역이 ‘세운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된 것은 2006년이다. 21세기 서울시장들은 1960년대, 70년대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이 근대적이고 비도시적인 공간을 도심 안에 그대로 두는 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명박 전 시장과 오세훈 전 시장에 이어 박원순 시장도 을지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세운재정비 사업에 도시재생을 도입했다. ...
입력:2019-01-27 15:05:01
[한마당-염성덕] 베이비박스의 소원
제 이름은 베이비박스입니다. 저는 2009년 12월 서울 관악구 난곡로 주사랑공동체교회(담임목사 이종락)에 둥지를 틀었어요. 우리말로는 아기상자라는 뜻입니다. 한글 이름도 좋은데 영어 이름을 갖게 됐지요. 이종락 목사님이 외국에서 운영하는 베이비박스 모델을 보고 이름도 차용한 겁니다. 2014년 경기도 군포시 새가나안교회에도 베이비박스가 들어섰어요. 교회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곳에 설치된 저는 아기의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항상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고 있어요. 외부 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려 교회 안의 자원봉사자가 곧바로 아기를 구조할 ...
입력:2019-01-27 15:05:01
[조용래 칼럼] 한·일 불신 자초했거나 조장했거나
갈등 증폭시켜 嫌韓과 한반도 비하 부추기는 건 과거 한국의 독재정권들을 연상시켜 文 정부 사람들은 대체로 ‘일본 폄하론’에 빠진 ‘일본 및 한·일관계 문외한들’이 아닐까 싶다 한·일 관계가 꽉 막혀 있다. 위안부, 징용자, 레이더 조사(照射), 위협비행 문제 등 갈수록 태산이다. 어렵게 나온 해법도 임시변통 억지춘향 앞세우듯 하다 보니 다시 미궁으로 빠진다. 그 와중에 신뢰는 무너지고 상대에 대한 악감정만 커진다. 양국 간 갈등은 과거사를 둘러싼 대립처럼 보이지만 불신이 원인이다. 다만 불신의 내용이 다를 ...
입력:2019-01-27 15:05:01
[한마당-염성덕] 갈림길에 선 증권거래세
주식을 매도할 때 부과되는 세금이 증권거래세다. 한국은 1960년대 도입했다가 70년대 초반에 폐지한 뒤 70년대 후반에 재도입했다. 현재는 매도금액의 0.3%를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 포함)로 원천징수한다. 일부 대주주는 주식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도 내야 한다. 증권거래세 부과 여부와 세율은 나라마다 다르다. 주식시장의 투기장화를 우려해 증권거래세를 도입했던 미국과 일본은 주식시장이 자본시장으로 자리를 잡자 폐지를 단행했다. 중국과 홍콩은 한국보다 낮은 0.1%를 물리고 있다. 중국과 홍콩은 주식 양도소득세도 부과하지 않는다. 한국보다 훨씬 유리...
입력:2019-01-25 15:10: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삶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 등급 재심사를 받을 때의 일이다. 방문 조사를 위해 미리 시간 약속을 해뒀다. 그러나 조사원들은 약속보다 이른 시간에 찾아왔다. 활동보조인이 도착하기도 전이었다. 나는 척수 손상으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을 앓고 있어서 침상 생활을 하는 날이 많다. 그날도 통증이 심해 일어나지 못하고 있던 참이었다. 초인종 소리에 일어나 휠체어로 옮겨 앉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초인종이 연달아 울리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해졌다. 당황하니 늘 하던 일마저 뜻대로 되지 않아 휠체어에서 떨어질 뻔하기도 했다. 식은땀이 솟고 가슴이 터질 듯이 뛰었다. ...
입력:2019-01-24 15:10:01
[한마당-김명호] 월요일 결심
2019년도 벌써 1월 말에 들어섰다. 1월이면 많은 사람들이 반복하는 두 번의 일이 있다. 1월 초엔 올해 할 일을 결심하는 것, 1월 말엔 ‘아, 역시 나는 안 돼…’라며 자책과 함께 계획을 폐기 또는 수정하는 것. 담배 끊기, 술을 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이기, 7층 사무실까지 걸어 올라가기, 하루 30분씩 걷기 같은 소소한 건강 챙기기부터 10년 후 계획 시작하기, 인생 진로 변경 준비하기, 좀 더 이타적인 삶 등등까지 각자의 생각을 결심으로 발전시킨다. 1월 첫 주를 야심차게 시작한다. 그리고 이맘때 되면 2~3개쯤 세워둔 계획은 뒤틀어지기 시작한...
입력:2019-01-24 15:05:01
[혜윰노트-마강래] ‘수도권 캐슬’의 대물림 끊어야
주변이 ‘SKY 캐슬’ 얘기로 가득하다. 부유층의 비뚤어진 욕망, 그 속에서 갈 데까지 간 우리의 교육 현실을 보여주었단다. 대한민국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드라마 내용이 궁금했다. 주말을 잡아 정주행했다. 듣던 대로 드라마는 충격 그 자체.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과장된 극본이 불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청을 멈출 수 없었던 건 드라마가 더욱 공고해지는 계층 대물림의 현실을 너무나 잘 드러냈기 때문이다. 부와 권력을 향한 자본주의적 욕망의 끝을 확인하고픈 마음도 한몫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세대는 자신이 살던 때를 ‘불안...
입력:2019-01-24 15:05:01
[내일을 열며-민태원] 두 유족 이야기
두 유족이 있다. 하나는 의사의 유족이고 다른 하나는 환자의 유족이다. 먼저 지난해 마지막 날 정신과 진료 도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의 유족 얘기다. 평소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깨려 힘써온 고인의 행적은 지금까지도 큰 울림을 낳고 있다. 동료 교수들의 추모도 계속되고 있다. 고인을 취재 현장에서 한두 번 만난 적 있지만 그가 얼마나 훌륭한 의사이고 치유자였는지 뒤늦게 알게 되면서 그저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고인의 유족이 우리 사회에 던진 배려 깊은 말들은 마음을 더욱 울린다. 유족은 피붙이를 잃은 ...
입력:2019-01-23 15:05:01
[샛강에서-김의구] 묵은 냉장고를 정리하며
오랜만에 냉장고를 정리하다 보면 거의 예외 없이 ‘복병’과 맞닥뜨리게 된다. 냉기가 흘러나오는 안쪽 깊숙한 곳에 묵은 햄이나 소시지, 데워먹는 즉석음식이 포장도 뜯기지 않은 채 발견된다. 키 높은 반찬통들 뒤에선 테두리에 검은 녹이 슨 통조림이 떡하니 나타나기도 하고, 개봉해 접어둔 분말카레가 나와 기분을 잡친다. 때로 검은 비닐로 둘둘 말려 있어 열어보지 않고는 정체가 확인되지 않는 ‘괴물체’가 등장하기도 해 가족 모두를 아연하게 만든다. 문제의 물품에 처분을 내려야 하는 제2라운드는 더 힘들다. 정체불명의 경우는 오히려 손...
입력:2019-01-23 15:05:01
[한마당-신종수] 독자적 핵무장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3일 독자적 핵무장 추진을 주장했다. 그는 세미나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뛰어넘어 핵 개발에 대한 실증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적 핵무장론은 보수 진영의 단골 메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을 촉구하는 10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독자적 핵무장론은 무엇보다 보수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크다.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견 속시원하고 합리적인 주장처럼 들린다. 이른바 공포의 균형이다. 그러나 전술핵 재배치나 독자적인 핵 개발은 우리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
입력:2019-01-23 15:05:01
[한마당-태원준] 강성부 펀드
중견기업 요진건설의 공동창업자 정지국씨가 2014년 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의 지분 45%를 상속받게 된 유족은 막대한 상속세를 낼 돈이 없었다. 세금을 내기 위해 섣불리 지분을 정리할 경우 경영권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사모펀드운용사 LK투자파트너스가 ‘백기사’로 등장했다. 550억원 펀드를 조성하고 정씨 지분을 전량 사들여 2대 주주가 됐다. 지난해 1월 1000억원대에 되팔았는데 매수자는 다른 창업주인 현 회장 측이었다. 오너 일가의 원활한 상속을 돕고 다른 오너의 경영권을 공고하게 해주면서 2년 반 만에 두 배 수익을 냈다. 이 ...
입력:2019-01-22 15:10:01
[청사초롱-최연하] 슬픔을 알아채는 사진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접하게 되는 책 중에 롤랑 바르트가 쓴 ‘밝은 방: 사진에 관한 노트(La Chambre claire: Note sur la photographie)’가 있다. 책 제목에 ‘사진’ ‘노트’라는 단어가 눈에 띄기도 하고 시집처럼 가볍고 얇아 사진기술개론쯤으로 생각해 쉽게 접근하게 되지만 첫 장을 넘기기가 어려운, 하지만 ‘때’가 되면 다시 보게 되는 책이다. ‘삶이 작은 고독의 상처들로 이루어져 있음’(p.11)을 불현듯 느낄 때, ‘사랑한다고 말하자마자 달아나버리는’(p.23) 연인을 바라...
입력:2019-01-22 15:05:02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개인사의 반복
더 이상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은 이야기였다. 제자에게 물리적, 성적 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코치가 막상 선수 시절엔 누구보다 폭력을 싫어하는 사람이었고, 다른 후배가 폭행을 당했을 때 위로해주는 선배였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거짓말 같은 반복. 하지만 거짓말이 아니다. 한때 피해자였던 사람이 왜 가해자가 되는 것일까? 박노해 시인의 말처럼 자녀는 부모의 부족한 부분을 먼저 닮는다. 부모의 가정폭력을 겪고 자란 사람이 가족 구성원 가해자를 미워하고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학대를 당한 사람이 앞으로 폭력...
입력:2019-01-22 15:05:02
[길 위에서] 저도 제사장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말의 사용 빈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설교자 중엔 단어 노출 횟수까지 밝히며 이를 강조한다. 제사장이란 말도 그중 하나다. 개역개정 성경에서만 728회가 등장한다. 대제사장이란 말까지 합치면 875회나 된다. 900번에 육박할 만큼 자주 나오는 제사장이란 누구일까. 성경을 요약하면 이렇다. 제사장은 백성을 대신해 성막과 성전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사람이다. 제사는 번제(燔祭)가 대표적이다. 번제는 제물을 태우는 제사다. 백성들이 자신들의 죄를 대신할 짐승을 제물로 바치면 제사장은 이 동물의 피를 제단에 ...
입력:2019-01-22 11:10:01
[한마당-라동철] 간송 전형필! 손혜원은?
간송(澗松) 전형필(1906~62)은 국내 사립미술관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간송미술관을 일군 인물이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선대의 재산을 물려받아 조선의 내로라하는 거부가 된 그는 일제 강점기에 서화, 도자기 등 전통미술품 수집에 매달렸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미술품은 당시 기와집 수십채 값을 주고서라도 사들였다. 그렇게 수집한 미술품 중에는 국보와 보물급이 즐비하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후 자음과 모음의 원리와 사용법을 기록한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 비취색 표면에 69마리의 학과 구름 문양을 새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제68호), 혜원 ...
입력:2019-01-20 15:05:02
[박형준 칼럼] 트럼프 리더십과 한·미동맹의 기로
‘계산된 충동’에 의해 움직이는 트럼프, 대북 협상에서 70년 한·미 동맹을 거래 수단으로 삼을 수도 있어 공공·민간의 대미 외교 역량 총동원해 동맹 중요성 재확인시키고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역대 최장의 셧다운 속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았다. 트럼프 집권하에 미국 정치는 둘로 갈라졌고, 세계는 그의 말과 행동에 춤을 춘다. 트럼프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그 자체로 세계 정치학계의 논쟁거리다. 트럼프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한국에서도 갈라진다. 트럼프를 진보 일각에서는 기분만 잘 ...
입력:2019-01-21 15:05:01
[한마당-배병우] 5개월 걸린 비건-최선희 첫 만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취임한 것은 지난해 8월 23일이다. 미국의 대북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직책이지만 그는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 콧대 높은 최 부상과 체면을 구긴 비건 특별대표의 모습은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제재 해제 우선”을 요구하며 뻗대기에 들어간 북한의 전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비건 특별대표가 마침내 최 부상과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처음 만났다. 취임한 지 5개월 만이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산골 휴양시설에서다. ...
입력:2019-01-21 15:05:01
[돋을새김-고세욱] 스포츠 폭력과 SKY캐슬
“4년 전 동메달을 땄을 때 기분이 좋았는데 주위 반응은 그게 아니더라고요. 금메달과 동메달 차이가 그렇게 큰 줄 몰랐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유도 60㎏급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호의 당시 소감이다. 올림픽 동메달 획득도 영광인데 사람들의 반응은 확연히 다르더라는 것이다. 지금도 별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 은메달·동메달리스트들은 경기 후 “금메달을 못 따 미안하다”는 말을 상투적으로 해댄다. 죄지은 사람처럼 움츠러든 메달리스트들의 모습을 이렇게 많이 보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체육계에서 달라지지 않는 것은 ...
입력:2019-01-21 15:05: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믿음을 의심하는 믿음
최근 발표된 안희연 시인의 ‘추리극’이란 시가 있다. 마음의 미로를 헤매는 사람의 그 마음을 그린 시.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건 정확하지 않다. 전문을 인용할 수 없으니 아쉬운 대로 이렇게 옮겨본다. 내 존재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내 속의 존재가 매일 바뀌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래서 시는 “나”는 “아흔아홉 마리 양과 한 마리 늑대”로부터 시작되었고 “매일 한 마리씩, 양은 늑대로 변한다”고 말한다. 그냥 변하기만 하면, 그래서 ‘백 마리의 늑대’가 되고 말면, 아무런 고통도 없을 것이다. 그 와중...
입력:2019-01-20 15:10:01
[뉴스룸에서-권기석] 20대 성 갈등의 기원
미국 대학에서 연수할 때 ‘아시아의 인구 문제’라는 강의를 청강했다. 수업 전 강의 이름을 보고 적지 않은 기대를 했다. 우리나라의 인구 문제에 관한 외부의 시각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첫 시간 받은 강의계획서에 한국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 계획서에 소개된 논문의 상당수는 중국에 관한 것이었다. 강의 제목을 ‘아시아의 인구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인구 문제’라고 했어야 옳았다. 한국에 관한 언급은 강의가 시작되고 몇 주 뒤 나왔다. 그 주의 수업 주제는 ‘사라진 여아들’이었다. 미국인 교수는 중국...
입력:2019-01-20 1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