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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래 칼럼] 2차 북·미 정상회담 외엔 길이 없으니
‘비핵화는 타결 불가’란 선험적 전제에서 나온 전망이 합리적 의심을 가장한 채 세간 떠돌아 文정부, ‘외곬외교’에서 벗어나 급변 상황에 걸맞게 미·중·일 등과의 외교에 적극 임하라 기해년 설날 연휴 끝자락에 반가운 뉴스가 날아들었다. 6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에서 이달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좀 더 구체적이고 진일보된 비핵화 관련 성과가 절실하던 터에 들려온 소식이었다. 이어 9일 아침 트럼프 대통...
입력:2019-02-10 15:05:01
[한반도포커스-이남주] ‘하노이 타협’ 이뤄지려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5일 한국을 방문하고, 6일부터 8일까지 평양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한 이후 10일 오전 한국을 떠났다. 미국 관료가 평양에서 55시간 체류하며 협상을 진행한 점이 이례적이다. 서로의 관심사를 매우 구체적으로 논의했을 것이다. 회담에 대해 비건은 “생산적(productive)”이라고 평가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그렇게 밝혔다. 2차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도 공식 발표되었으니 상황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비건은 &l...
입력:2019-02-10 15:05:01
[한마당-신종수] 낚시꾼 스윙
미PGA AT&T 페블비치 프로암대회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최호성(46)이 현지 언론과 갤러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낚시꾼 스윙’으로 불리는 독특한 스윙 때문이다. 하지만 독특한 스윙만 한다고 관심을 끄는 것은 아니다.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최호성은 자신만의 스윙으로 좋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 낚시꾼 스윙은 그에게 최적화된 것이다.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들은 ‘국화빵 스윙’을 동경한다. 교과서적인 스윙폼을 따라하려 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유연성과 근력, 신장 등이 다르기 때문에 스윙폼도 다를 수밖에 없다. ...
입력:2019-02-08 15:05:01
[혜윰노트-홍인혜] 시대의 속도, 사람의 속도
얼마 전의 일이다. 한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마치고 나왔는데 택시 승차장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평소 오가는 택시가 많은 곳이라 그렇게 오래 기다렸던 적이 없었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택시가 오지 않았다. 병원 진입로에서 사고가 났나, 오늘따라 내원객이 많았던 걸까, 찬바람에 떨며 여러 가능성을 떠올렸다. 한참을 서 있었는데도 택시는 거의 오지 않았고 이 속도로 사람들이 빠진다면 얼마나 기다려야 차에 오를 수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내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었는데 다들 별 수 없이 추위와 싸우며 막연히 택시가 오기만...
입력:2019-02-07 15:10: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평범한 이들의 존엄한 생애사
병원생활을 할 때, 다양한 사람들의 생애사를 육성으로 들을 기회가 있었다. “작가라고? 그럼 내 얘기를 써봐. 책으로 쓰면 열두 권은 족히 나올 거야.” 내가 소설가라는 걸 알게 된 이들이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살아온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한두 시간 만에 끝나기도 했고 며칠에 걸쳐 이야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보통은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면 다음 사람이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같은 병실을 쓰는 이들의 경험담이 뒤죽박죽 뒤섞여 이야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했다. 사실 나는 나이 든 이들의 생애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
입력:2019-02-07 15:05:01
[세상만사-조민영] 사법의 힘과 엄벌주의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 구속은 설 연휴 전후로 서초동의 최대 이슈였다. 불과 1주일 전 온 언론이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떠든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은 순식간에 흐린 기억 속의 일이 돼 버렸을 정도다. 이틀 뒤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항소심 재판에서 사실상 전부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양 전 대법원장 구속이 결정되기 직전인 지난달 23일엔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1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지만, 서초동 ...
입력:2019-02-07 15:05:01
[한마당-이흥우] 광화문 세월호 천막
19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502명이 숨지고 1000명 가까운 사람이 다친 대참사였다. 부패한 기업의 부실시공과 이를 눈감은 행정기관의 짬짜미가 사고의 원인이었다. 단군 이래 최악의 참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리고 3년 뒤 서울 양재동 시민의숲에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탑이 세워졌다. 위령탑에 비슷한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새겼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1년 전, 성수대교 허리가 칼로 자른 듯 뚝 잘려나갔다. 이 사고로 출근길 시민과 등교하던 학생 등 32명이 숨졌다. 사고 원인 또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판박이였다. 성수대교 사고 희생자 ...
입력:2019-02-07 15:05:01
[한마당-배병우] 프랑스의 GAFA稅 도입
글로벌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유럽이다. 특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글로벌 IT 공룡에 대한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매출은 자국에서 올리면서도 본사는 유럽에서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 등에 둬 사실상의 탈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피가로와 렉스프레스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정부와 맺은 합의에서 지난 10년간 체납한 세금을 5억 유로(6400억원)로 확정하고 이를 납부하기로 했다. 애플이 프랑스에서 거둔 이익에 대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를 경유해 과세를 피했다는 프...
입력:2019-02-06 15:05:01
[샛강에서-김준동] 아침 출근이 두려운 까닭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9호선 선정릉역. 승강장에는 이미 수백명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일반열차와 급행열차가 모두 서는 역이라 출근시간은 언제나 이렇게 북적인다. 개화역행 급행열차의 진입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흐르자 일순 술렁인다. 6량짜리 열차 안은 벌써 승객들로 가득 차 있다. 되도록이면 최대한 안쪽으로 밀어 넣는다. 욱여넣는다는 말이 맞을 듯하다. 들이미는 사람과 밀리지 않으려는 사람 간의 자리 전쟁이 시작되는 셈이다. 신논현역을 지나 고속터미널역에 이르면 밀려들어오는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다음 열차를 이용해 주십시오”라는 안...
입력:2019-02-06 15:05:01
[한마당-라동철] 위기의 ‘1호 산부인과’
서울 중구 묵정동 동국대 후문 쪽에 있는 제일병원이 지난 28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경영 악화로 지난해 11월 입원실과 분만실이 문을 닫았고, 이어 외래진료까지 중단하더니 결국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제일병원의 위기가 주목받는 것은 이 병원의 상징성 때문이다. 제일병원은 1963년 개원한 국내 최초의 산부인과 전문 병원이다. 설립자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조카인 고 이동희 전 연세대 의대 교수. 그가 지병으로 숨지면서 90년대 중반 병원이 삼성그룹에 흡수되기도 했지만 2006년 다시 분리됐다. 제일병원은 60, 70년대 출산 붐에 힘입...
입력:2019-02-01 15:05:01
[한마당-신종수] 한국형 슈투트가르트
‘아우토(Auto)5000’은 2001년 8월 설립된 폭스바겐 자회사다. 폭스바겐이 1999년 말 월급 5000마르크(약 300만원)로 5000명의 실업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자고 금속노조에 제안했다. 폭스바겐 근로자들보다 월급이 20% 정도 낮은 수준이었다. 독일 금속노조도 처음에는 우리 민주노총 금속노조처럼 반대했다. 협상이 결렬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결국은 대승적으로 수용했다. 볼프스부르크에 공장이 설립됐다. 설립 3년 만에 미니밴 시장의 27%를 점유했다. 2007년에는 이 회사의 인기 모델인 티구안도 생산했다. 실업률이 17%까지 치솟았던 볼프스부르크...
입력:2019-01-31 15:10:01
[여의춘추-배병우] “올해 최저임금, 중위임금의 75% 됐다”
임계치인 ‘중위임금 60%’ 훌쩍 뛰어 넘어 세계 최고치 김낙년 교수 “근로자 세 명 중 한 명 임금 더 올려줘야 하는 등 예상보다 광범위한 충격” 1∼2년은 최저임금 동결하자는 주장에 힘 실려 새해에도 최저임금을 빼놓고 한국 경제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 아니, 새해 들어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의 수렁이 더욱 깊어졌다. 청와대도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고 하지만 심상찮은 후유증에 내심 당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최저임금 파장은 정부는 물론 민간 학계에도 미스터리다. 한국노동경제학회...
입력:2019-01-31 15:05:01
[세상만사-강준구] 댓글조작 유감
2006년 ‘바다이야기 게이트’ 당시 한 게임협회 소속 브로커가 정부 로비를 주도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유명한 법조 브로커의 동생이었다. 다만 당사자는 자신의 이름을 실명으로 보도한 것에 항의했고, 사회부 내부 토론 끝에 익명으로 교체키로 했다. “차 한 잔 마시자”는 제안에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나란히 앉아 기사가 익명으로 바뀔 때까지 포털사이트에 그의 이름을 ‘새로 고침’하면서 두 세 시간 얘기를 나눴다. 지금과 달리 일일이 포털사이트 뉴스편집팀에 이메일을 보내 기사를 수정하던 시기여서 시간이 제법 걸렸다. ...
입력:2019-01-31 15: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소년의 도약
친구가 전지훈련을 다녀온 소년의 복근 사진을 보여주었다. 소년의 몸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야물게 성장해 있었다. 일 년 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소년은 본격적으로 육상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깎아놓은 듯 선명한 복근은 그간 고된 훈련을 견뎌낸 결과물일 것이다. 소년의 이 놀라운 성장은 새로운 세대의 도약을 의미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우리 세대의 쇠락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가슴이 뛰었다. 친자매와도 같은 친구가 첫 아이를 가진 후 불안한 상황을 여러 번 겪으면서도 얼마나 용감하게 아기를 지켜냈는지 빠짐없이 기억한다. 마침내 아...
입력:2019-01-31 15:05:01
[혜윰노트-한승태] 이주 노동자에 대한 심리적 한계선
‘유리 천장’을 실감했던 적이 있다. 직원 중 적지 않은 수가 동남아시아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이었던 어느 작업장에서의 일이다. 이곳에서는 내가 그동안 거쳤던 일터에 가득했던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의 은밀한 적대감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는 평소에 자주 어울렸고 술도 함께 마셨다. 그렇게 다 같이 함께 웃고 떠들었던 기억 때문인지 이곳에서만큼은 한국인이 외국인을 동등하게 대하고 있다는 그런 막연한 인상을 갖게 됐다. 그런데 하루는 현장직 관리자가 어느 한국인 직원과 동남아인 직원에게 크게 화를 냈다. 며칠 후 그가 한국인들만 있는...
입력:2019-01-31 15:05:01
[데스크시각-정승훈] 면제는 곧 갈등이다
군복무 시절 주특기는 110 야전공병이었다. 요즘은 4자리 번호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부대마다 달랐겠지만 2군사령부 예하 사단 직할 공병대대 야전공병은 작업 전문가였다. 삽질, 낫질, 톱질에다 가끔은 칼질, 도끼질도 해야 했고 한 달에 두세 번은 시멘트 사역을 나갔다. 화물열차 몇 칸에 가득 실어온 시멘트 포대를 트럭에 옮기고, 부대로 복귀해선 다시 트럭에 실린 시멘트를 창고에 옮겨놓았다. 공사장이었다면 요즘 기준으로 일당 10만원은 거뜬히 받았을 만한 일들을 거의 매일 했다. 그래도 훈련 나가는 것보단 나았다. 삽질 주특기 야전공병에 훈련은 왜 그리 ...
입력:2019-01-30 15:10:01
[내일을 열며-이영미] 남과 여, 가장 오래된 경쟁자들
남자는 여자보다 키가 8% 크고 체중은 20% 무겁다. 성인 여성의 키가 평균 160㎝라면 남성은 172~173㎝, 몸무게의 경우 여자가 58㎏이라면 남자는 대략 70㎏쯤 된다. 힘의 차이는 더 크다. 남자가 여자보다 힘이 배쯤 세다. 근력의 차이 때문이다. 남성은 몸무게에서 지방 비율이 15%, 여성은 27%쯤 된다. 상대적으로 하체 힘의 격차는 크지 않아서 남녀 차이가 4대 3 정도에 그친다. 나머지 능력 차는 10% 안쪽이다. 대부분 남성이 낫다. 남자는 여자보다 심폐기능은 4.3%, 민첩함에서는 10%쯤 앞선다. 여기까지는 발화점 이하 안전구역. 한발만 더 나가면 논쟁의 영역이다....
입력:2019-01-30 15:05:01
[한마당-김명호] 초점주의
심리학에 초점주의라는 개념이 있다. ‘주의’라는 말이 붙어서 어려운 용어 같지만 보통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느끼기도, 겪기도 하는 일이다. 초점이 되는 요소나 사건, 현상에 과도하게 집중해 다른 사건이나 현상을 무시하는 것을 말한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말처럼 부분에 집착하면 전체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우리는 무슨 결정을 하거나, 한 번 내뱉은 말에 대해 나중에 자주 후회하곤 한다. 아, 그때 한 발짝 떨어져 차분히 살펴보고 판단했더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라고.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
입력:2019-01-30 15:05:02
[샛강에서-정진영] 목회자와 명함
국민일보 종교국은 전 세계 어느 종합 일간신문에도 없는 독특한 국(局) 단위의 기구다. 31년 전 한 이단세력이 신문을 만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교회를 지키자는 절박한 심정이 모아져 국민일보가 창간됐고, 종교국은 이런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전위적 수단으로 생겨났다. 종교국은 한국교회를 건강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대변하고 옹위하는 입장의 기사를 내보낸다. 목회자, 교회, 교단, 연합기관, 교계 관련 단체는 물론 평신도의 동선을 포착해 매일 8개 면의 ‘미션라이프’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보도한다. 종교국장 10개월째다. 지금까지 교회 사람들을 많...
입력:2019-01-30 15:05:02
[테크놀로지와 휴매너티] 2019 CES 참관기 : 플랫폼 경제의 확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결성·알고리즘·데이터가 주요 요소, 이미 우리들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 삼성의 영상디스플레이 기술 단연 돋보여 세계에서 가장 큰 IT 관련 전시회가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다. 가전쇼(Consumer Electronic Show)라는 이름에 걸맞게 원래는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들을 전시하는 박람회다. 10년 정도 되었을까. 가전들이 컴퓨터와 결합하면서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거의 모든 전자제품들이 컴퓨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서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입력:2019-01-28 15: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괜찮은 척
정신건강의학과에 와서 행복한 추억부터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진료실에서 아픈 이야기를 종일 듣자면 뉴스에 나오는 비극은 세상사 중 극히 일부구나 싶다. 많은 이들이 비극을 주변과 공유하지 않는다. 엄청난 일을 겪고도 혼자 간직하거나 극소수에게만 털어놓기도 한다. SNS에서 늘 재미있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친구도 실은 괜찮은 척하며 살아내는 것이다. 괜찮은 척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슬픔을 나누면 위로를 주고받으며 고통이 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많다. 배려해 주지는 않으면서 생색만 내거나 어쭙잖은 위로로 상처를 후벼 파는 사람...
입력:2019-01-29 15:10:01
[너섬情談-황교익] 광화문광장에서 대보름 달맞이를 상상하다
음력 1월 1일 하루만 설인 것은 아니었다. 섣달 그믐날부터 정월 대보름까지가 설이었다. 설은 농경시대를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봄맞이 행사였고, 그래서 걸게 놀았다.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를 거치며 축소되고 또 축소되어 이제는 정월 초하루 단 하루만 설인 것처럼 여기게 되었다. 섣달 그믐밤에는 잠을 자면 안 되었다. 도깨비가 출몰하는 밤이기 때문이다. 온 가족이 설빔과 설음식을 준비하며 밤을 새웠다. 액운을 가져올 도깨비와 맞서는 밤이다. 날이 밝으면 조상에 차례를 올리고 친인척 집에 세배를 다녔다. 새해에 서로 복을 많이 받자고 덕담을 나누었다. 설 첫날...
입력:2019-01-29 15:05:01
[신종수 칼럼] 청년들에게 ‘고함’
실업과 저소득으로 고통받는 청년 문제는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 차원 아닌 구조적인 문제 국가 미래와 경쟁력 위해서는 한정된 재원을 청년들에게 우선 투자하는 정책 바람직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편집회의에서 남북 단일팀에 대한 젊은층의 불만이 크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요즘 젊은이들은 역사의식도 민족의식도 없냐”고 말했다. 남북 단일팀을 만들기 위해 우리 국가대표 선수 몇 명이 대표팀에서 탈락해야 하는 상황을 놓고 젊은층에서 난리라는 담당부장의 보고에 남북 화해와 교류를 위해 그 정도 희생도 안 하려는 아주 이기적인 생각을 비판...
입력:2019-01-29 15:05:01
[청사초롱-박상익] 독서는 자아발견의 수단
“너 왜 의사 하냐?” “엄마가 하라고 해서요.” 대학병원 교수와 수련의가 나눈 대화다. 텔레비전 드라마 ‘SKY캐슬’의 한 장면이다. 젊은이들이 진로와 적성을 스스로 찾지 못하는 세태를 풍자한 대사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작가 이병주는 “돈이 발언하면 사람이 침묵한다”고 했다. 물질만능 세상에서 돈이면 그만이지 자아발견이 대수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돈 때문에 한 번뿐인 인생을 낭비할 수야 없지 않은가. 자아발견의 수단으로 독서보다 유용한 것이 있을까 싶다. 먼저 시 한 편을 보자. “한 송이의 ...
입력:2019-01-29 15:05:01
[한마당-전정희] ‘유언비어에 속지는 말되’
‘최근 경성부 내에서는 문둥병환자가 아이를 잡아 가는 것을 통행인이 발견하고 빼앗아 아이는 무사하게 되얏다 하며 혹은 아이를 시루에 찌고 잇는 것을 발견하얏다는 등 유언비어가 횡행하야 일반주민들은 문자 그대로 전전긍긍 중인데….’ 1936년 6월 16일자 매일신보는 ‘지나친 공포는 일종 낭설에 불과 유언비어에 속지는말되 유아들은 단속하라’는 보도를 했다. 이른바 장안을 발칵 뒤집은 ‘문둥이(한센씨병) 소동’이다. 이 신문은 이날 두 사례를 들었다. 첫째는 경성부 옥인동 순화병원 앞에서 자기 자식을 놓친 문둥...
입력:2019-01-29 1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