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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박재찬] 수면 경제 시대의 단상
‘졸리면 제발! 쉬었다 가세요.’ 고속도로를 달릴 때마다 마주치는 문구에 종종 졸음쉼터로 핸들을 꺾는다. 예전보다 빈도가 잦다. 검색해보니 고속도로 졸음쉼터는 2011년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전국에 이미 200개 넘게 들어서 있고, 더 만들어진다고 한다.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다. 또래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 지인들도 비슷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안팎이다. OECD 회원국 평균(8시간)보다 2시간이나 부족하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올 상반기 성인 ...
입력:2018-12-02 15:05:01
[조용래 칼럼] 흔들리는 촛불 감싸온 국민일보 30년
10일 창간 30주년 국민일보 약한 자, 낮은 자 기준으로 ‘가치 비즈니스’ 앞세워 세상을 읽고 전했다 저널리즘과 기독교적 가치 그 온전한 융합을 꿈꾸며 다시 독자와 함께 세상을 품겠다고 다짐한다 다시 겨울이다. 혹 암울한 분위기를 떠올릴 수도 있겠으나 겨울은 시작을 뜻한다. 교회력에서는 대략 12월 첫 주부터 약 4주 동안 이어지는 대림절(待臨節)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본다. 새 생명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기리기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교회마다 대림절 첫 번째 촛불을 밝혔다. 매주 촛불이 하나씩 늘어 4개가 되면 크리스마스로 이어진다...
입력:2018-12-02 15:05:01
[한마당-김용백] 100원
봉지과자 ‘새우깡’의 가격이 지난주 100원 올랐다. ㈜농심은 “제조원가 상승, 물류비 및 판촉 관련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지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조정했다”고 인상 이유를 밝혔다. 2년4개월 만이란다. 그런데 2016년 7월 새우깡 값을 100원 올릴 때도 2년5개월 만에 인상한다면서 판에 박은 듯한 설명을 했었다. 정기적 가격 인상 전략인지, 가격 인상 요인의 압박이 실제로 한계에 이르러서인지 모호해진다. 가격 인상 이유라도 좀 더 달라지고 세련됐으면 100원의 의미가 더욱 잘 전달되지 않았을까. 한국 화...
입력:2018-11-30 15:05:01
[논설실에서] 책임 있는 개인주의가 좋다
2018년에는 새로운 소비 경향인 ‘나심비’가 뜰 것이라고 올해 초 관련 업계가 예상했다. 나심비는 ‘나’와 ‘심리’ 그리고 ‘가성비’를 합성한 신조어다.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무조건 지갑을 여는 소비심리를 말한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주로 싼값에 무게가 있긴 하지만) 가성비, 가성비에 심리적 만족감까지 더해진 가심비를 넘어 나심비는 나홀로만의 만족을 위해서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개념까지 포함한다.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는 이들은 개인의 욕구가 크게 반영되거나, 당장 만족도를 뚜렷하게 느낄 ...
입력:2018-11-30 15:05:01
[역사 여행] 산재보상의 역사와 언론
반도체칩을 보드에 꽂는 일을 하던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뇌종양 등 판정을 받고 꽃다운 나이에 잇달아 세상을 떠난 일들이 지난 십수년간 벌어졌다. 유가족들이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것은 물론 “작업환경으로 생긴 병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힘들다”며 산재 보험금 지급이나 직업병 판정도 거절당하던 소식이 지면을 통해 전해지곤 했다. 그런데 비로소 삼성전자 측이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전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는 시인과 함께 조정기구의 중재판정을 이행키로 했단다. 유가족들로서는 지나간 시간이 무척이나 긴 고...
입력:2018-11-30 15:05:01
[빛과 소금-윤중식] 보헤미안 랩소디와 한국교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러나 그 열기는 아직도 뜨겁다. 누적 관객 500만명도 넘어섰다. 역대 음악영화 흥행 2위 ‘미녀와 야수’(2017년 513만명)의 흥행 성적을 깼고 1위인 ‘레미제라블’(2012년 592만명)의 기록까지 깰지가 관심사다. 1970, 8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전설의 밴드 ‘퀸’이 비수기 극장가를 ‘떼창’으로 물들이고 있다. 하지만 당시 평단은 저속한 가사와 상업적 감성의 멜로디가 강한 퀸의 대중적 지향성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퀸의 리더인 프레...
입력:2018-11-30 15: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모두를 구하는 그물
누구나 갑자기 닥치는 사고나 재난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을 것이다. 가끔, 예기치 못한 재난이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생각해보곤 한다. 현재 나는 아파트 5층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계단을 이용할 수 없는 지체장애인이다. 재난 시엔 승강기 사용도 금지되어 있다. 베란다에 완강기가 설치돼 있지만, 혼자 있을 땐 그 역시 무용지물이다. 결국 자력으로는 대피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볕이 잘 들고, 휠체어 생활이 가능하며, 제대로 된 응급실을 갖춘 병원과 가까운 아파트 1층으로 이사해야 할까. 그런 집이 가난한 날 두 팔 ...
입력:2018-11-29 15:10:01
[태원준 칼럼] 국가부도의 기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사령탑에 발탁한 래리 커들러 국가경제위원장은 오판의 대명사로 통한다. 지난 3월 그가 임명되자 워싱턴포스트는 “생존하는 그 누구보다 경제 전망이 크게 틀렸던 인물”이라고 썼다. 결정적 사건은 평론가로 활동하던 2007년 12월에 있었다. 잡지에 칼럼을 쓰면서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 비관론자들은 얼굴에 달걀을 맞게 될 것이다. 미국 경제에 불황이 닥쳐올 일은 없다. 부시 붐(부시 정부의 경제 호황)은 건재하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온다”고 했다. 당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
입력:2018-11-29 15:05:01
[세상만사-장지영] 화성인 침공과 화성 이주
1938년 10월 30일 일요일 저녁 미국 뉴저지주. 라디오를 듣던 일부 청취자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당시 CBS 라디오에서 방송되던 드라마 ‘우주 전쟁’에 나오는 화성인의 침공을 실제라고 착각한 것이다. 갑자기 뉴스 속보가 나온 뒤 “실제 상황”이라는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폭발음까지 들렸으니 청취자들이 두려움에 떨었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화성인 침공 소동은 영국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1898년 동명 소설을 영리하게 각색하고 연출한 젊은 연출가 오손 웰스에게 유명세를 안겨줬다. 이후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긴 오손 웰스는 오래지 않...
입력:2018-11-29 15:05:01
[한마당-김명호] 모순
모든 방패를 뚫을 수 있는 창, 모든 창을 막아낼 수 있는 방패. 모순(矛盾)이다. 말과 행동의 앞뒤가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른다. 양립할 수 없는 두 명제를 동시에 인정하면 그건 모순이다. 그래서 주로 논박하고 비판, 지적할 때 자주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모순된 관계를 형용함으로써 오히려 강조하는 모순어법도 있다. 사이먼과 가펑클의 유명한 노래 ‘침묵의 소리’라든가, ‘작은 거인’ ‘달콤한 슬픔’ ‘시원섭섭하다’ 같은 표현이다. 모순은 변화나 발전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변증법에서 정(正)·반(反)·합(合)의 3단계 ...
입력:2018-11-29 15:05:01
[한마당-태원준] 우주광산업
영화 ‘아바타’를 만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2012년 플래니터리 리소시스(PR)란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아바타’는 판도라 행성에서 광물을 캐려는 인간과 원주민의 갈등을 그렸는데 이 회사가 바로 그렇게 우주에서 광산업을 하겠다고 뛰어들었다. 지구와 가까운 궤도의 소행성은 1만6000개쯤 있다. 태양계가 형성된 뒤 남은 잔해로 만들어져 니켈 같은 중금속, 백금을 비롯한 귀금속, 이트뮴 등 희소금속이 풍부하다고 알려졌다. 2015년 지구에 근접했던 소행성 2011-UW158은 백금이 1억t가량 매장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름 500m의 이 소행성 하나를 ...
입력:2018-11-28 15:10:01
[데스크시각-손병호] 이해찬의 ‘취재원 갑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별일이 없는 한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 관저 입구에서 기자들과 질문을 주고받는다. 과거엔 더 많이 시달렸지만, 기자들이 온종일 쫓아다니면 국정 수행에 방해가 되기에 하루 두 차례만 현안에 답하는 것으로 신사협정을 맺었다. 모두 길을 가다 멈춰 발언하는 형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내에서 헬기나 차량으로 이동할 때 길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아무리 급해도 1∼2개의 현안에 대해 코멘트한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길거리 답변은 물론, 예고 없이 기자실을 찾아와 현안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 ...
입력:2018-11-28 15:05:01
[한마당-신종수] 레임덕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반밖에 안됐는데 벌써부터 정치권에서 레임덕 얘기가 나오고 있다. 레임덕 사례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한국노총 집회 참석과 이재명 경기지사 문제 등이 거론된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 지사 문제로 권력 투쟁이 시작되는 것, 진보 중도개혁 세력들의 분화가 시작되는 것은 일종의 레임덕 현상”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 내분이 일어난 것이거나 레임덕에 들어간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탄력근로제 확대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여야 원내...
입력:2018-11-27 15:05:01
[청사초롱-조윤석] 그럼, 지구는 누가 지키나
27일 새벽 마스 인사이트라는 우주선이 화성에 잘 도착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그리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관계자는 앞으로 10년간 연습해서 2030년에는 화성에 인간을 보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다혼’이라는 접이식 자전거의 아버지로 유명한 나사 출신 데이비드 혼 박사가 한 말이 생각난다. “인류가 우주로 이동하는 것과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이동하는 것 중에 뭣이 더 중한디…”라고 했다. 혼 박사는 물리학자다. 그가 보유한 다수의 레이저 관련 특허는 미사일과 우주로켓에 사용될 만큼 ...
입력:2018-11-27 15:05:01
[김용백 칼럼] 정부는 공감사회 지표가 돼야
사회적 가치나 대화 등은 공감과 소통 없이는 어렵다 공감은 타인의 처지가 돼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갈등 조정과 중재의 역할을 위해 정부는 편향성을 극복하고 공감 능력 높여야 문재인정부는 소통과 공감을 강조한다.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정부 운영을 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정하고 국정운영 100대 과제에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을 포함시켰다. 사회적 가치, 사회적 대화 등은 ‘공유’ ‘공존’ ‘공생’ 개념에서 출발한다.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지 않고서는 만들거나 유지할 수 없는 것들이다. 공감에 ...
입력:2018-11-27 15: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아날로그의 낭만
첫눈 오는 토요일 진료를 보고 마지막으로 저장을 누르는데 그 순간 멈추었다. 전에도 컴퓨터가 다운되거나 인터넷이 끊긴 경험이 있었던 기계치로서, 컴퓨터가 안 될 때 가장 효과 있었던 선 다시 꽂기와 껐다 켜기를 했다. 유선전화와 휴대폰으로 관리소와 통신사에 모두 전화를 했으나 신호 대신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응답뿐이었다. 화재 때문이라는 원인을 알게 되었고, 휴대폰 통신사는 달라서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에야 마음이 놓였다. 그 시각 이후 온 분들은 차트와 처방전을 종이에 써서 진료했다. 손글씨를 쓰니 마치 편지 쓰는 것 같았고, 모니터에 ...
입력:2018-11-27 15:05:01
[경제시평-신동엽] SKY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올해도 우리나라는 노벨상을 못 받았다. 학술분야 노벨상은 나라별 지식경쟁력의 지표다. 1901년 노벨상이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는 학술분야에서 유력 후보에 오른 적도 없으나, 인구수나 경제력이 우리보다 훨씬 못한 나라들도 많은 노벨상을 받았다. 인구 840만의 스위스가 20명, 500만의 노르웨이는 9명, 980만의 헝가리는 8명의 학자가 학술분야 노벨상을 받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도 8명의 노벨상 학자가 나온 것을 보면 우리 대학들에 문제가 있음이 틀림없다. 세계 최초나 최고만 살아남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학자들의 연구력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고 대학은 각국...
입력:2018-11-27 15:00:01
[길 위에서] 차우 선교사의 데자뷰
미국 선교사 존 앨런 차우(27)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도의 북센티넬 섬에서 선교사역 도중 사망했다. 차우 선교사는 인도 벵갈만 오지의 센티넬 부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부족민들이 쏜 화살에 맞아 변을 당했다. 센티넬족은 5만∼6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부족들의 후손으로 400∼500명 정도가 원시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우 선교사는 섬에 들어가기 전 기도하면서 “두렵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가야만 합니다”라고 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은 탐사선 인사이...
입력:2018-11-27 11:05:01
[한마당-이흥우] 첫눈
지난 주말 전국 곳곳에 올겨울 첫눈이 내렸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이레, 평년보다 사흘 늦은 눈이다. 첫눈 치고는 양이 제법 많아 1981년 이후 가장 많은 첫눈이라고 한다. 눈은 북한에도 내려 노동신문은 25일자 신문에 ‘평양에 첫눈이 왔다’는 제목의 글과 사진을 싣고 “설경이 펼쳐진 대동강변에 기쁨의 웃음이 넘쳐난다”고 평양의 ‘눈맞이’ 풍경을 전했다. 첫눈을 맞는 설렘은 남이나 북이나 다르지 않았다. 첫눈은 사랑의 눈이다. 눈을 기다리며 ‘첫눈 오는 날 ○○서 만나자’고 약속한 연인들이 숱했으리라. 첫눈은 ...
입력:2018-11-26 15:10:01
[박형준 칼럼] 대통령 지지율 독해, ‘이영자 현상’이 아닌 ‘전전전 현상’
대통령에게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주는 세 가지가 있다. 야당, 언론 그리고 대통령 지지율이다. 야당과 언론이야 민주주의의 숙명이니 어쩌겠는가. 하지만 헌법이나 법률 어디에도 없는데 수시로 발표되는 지지율은 언제부턴가 대통령을 저울대에 올리는 의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국정의 기상도는 대통령 지지율에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1920년대 미국의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시작했다. 대통령 지지율이라는 용어는 정확히 말하면 대통령 직무수긍평가(presidential job approval rating)다. 그 둘은 뉘앙스가 다르다. 우리말에서 지지율은 정치적 지...
입력:2018-11-26 15:05:01
[돋을새김-고세욱] 쇼는 계속돼야 한다
1976년 10월 7일 영국 록그룹 퀸이 싱글 앨범으로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를 발매했을 때 유명 음악잡지 NME의 평가는 이랬다. “전 세계 축구팬들을 겨냥한 것 같은데 당장은 관중석에서 반짝 인기를 얻겠다. 헛짓거리에 머리를 잘 썼다.”(책 ‘퀸-보헤미안에서 천국으로’ 중에서) ‘반짝 인기’와 ‘헛짓거리’가 될 거라던 이 노래는 42년이 지난 지금 축구뿐 아니라 모든 종목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응원가가 됐다. 퀸의 노래는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특히 스포츠에서 존재감이 엄청...
입력:2018-11-26 15:05:01
[한마당-전정희] 이제야 훈장 받은 아버지
부산에 살고 있는 박의영 은퇴목사(전 경성대 교목)의 전화 목소리가 떨렸다. “이제야 아버지의 독립운동이 나라로부터 인정받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의 아버지 박문희(1901∼1950)는 부산 동래 출신으로 1930년대 의열단장 김원봉과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 피검돼 징역을 사는 등 고난을 겪었다. 박문희의 여동생 박차정(1910∼1943)은 김원봉의 부인이다. 박차정은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부산엔 박차정 동상과 생가가 있다. 남동생 문호(1907∼1934) 역시 중국에서 망명 투쟁을 벌였다. 이들의 어머니 김맹련은 한글학자...
입력:2018-11-20 15:05:02
[한마당-김현길] AI 심판
2004년 9월 8일 US오픈 여자단식 8강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와 제니퍼 캐프리아티의 경기. 세트 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 첫 번째 게임의 듀스 상황에서 윌리엄스가 백핸드로 친 공을 선심은 라인 안에 떨어졌다고 판정했으나 주심이 이를 뒤집었다. TV 화면은 이후에도 두 차례 이상 윌리엄스가 불리한 판정의 피해자였음을 확인시켰다. 대회 세 번째 우승을 노리던 윌리엄스는 결국 캐프리아티에게 1대 2로 역전패했다. 조직위는 경기 후 오심을 확인하고 그 주심을 경기에서 배제시켰지만 결과를 뒤집을 순 없었다. 오심은 인종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졌...
입력:2018-11-25 15:05:02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하얀색이 하는 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일들은 사전에 일정한 양의 공부를 필요로 한다. 어떤 공부는 그 일의 전사와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고 어떤 공부는 행위와 인식을 알맞게 숙련하는 것이다. 대개는 비중을 달리하며 이 두 가지를 함께해야 하는데, 시도 마찬가지여서 공부가 필요하다. 몸과 마음을 다 쓰는 이 공부는 끝이 없어서 아무리 오래 시를 쓴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공부를 멈추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상투성’ 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삶 저편에는 늘 알 수 없는 것들이 남아 있어서, 시인은 언제나 모르는 채로 그 미지에 대해 말하는 중이...
입력:2018-11-25 15:05:02
[현장기자-구자창] 전직 대법관들의 추락
‘농단(壟斷)’을 희롱한다는 의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 뜻은 ‘깎아세운 듯 높은 언덕’이다. 위정자·법관들이 권력의 절벽 끝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에 도취돼 국민이 위임한 권한의 의미를 망각한 사태가 벌어질 때 주로 사용된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법농단’ 의혹 정점에 있는 전(前) 사법부 수뇌부들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취임 초기 신뢰받는 사법부를 거듭 강조했다. 2011년 9월 취임사에서 “투명하게 드러나는 재판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공정성을 확인할 때에 ...
입력:2018-11-25 1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