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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시론] 상상의 원천으로서 종교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 자리에서 늘 있는 일이다. 내 연구 관심사는 세속 미디어가 종교를 다루는 방식이라고 소개하면 항상 이런 기대 섞인 질문이 따라온다. “어떻게 하면 교회에 대한 세상의 오해를 풀고 기독교의 진심, 참모습을 알릴 수 있을까요? 여기에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의 기저에는 한국교회를 비판적으로 그리는 미디어에 대한 짙은 서운함과 더불어 효과적인 미디어 활용법만 익힌다면 세상의 부정적 인식도 단숨에 바꿀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자리한다. 그런데 어쩌랴. 미디어가 부리는 이런 ‘마법&rs...
입력:2023-02-09 15:05:01
[바이블시론] 미안하다 청춘아
“아이도 없고, 여친도 없어요, 저부터 구해주세요.” 어느 날 길에서 달리던 오토바이 배달원의 배달 상자 뒷면에서 읽은 글귀다. 고독, 삶의 고단함, 삶의 소중함이 피부로 느껴졌다. 물론 그 글귀의 후반부 내용은 ‘아이부터 구해주세요’의 패러디다. 비슷한 내용이지만 “아이 없어요, 저부터 구해주세요”라는 자동차 뒷유리 글귀는 장난기가 느껴졌다면 “아이도 없고, 여친도 없어요, 저부터 구해주세요”라는 글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줬다. 계시와도 같은 경험인지, 그 이후로는 길가를 누비는 오토바이 배달원을 볼 때면 ...
입력:2023-02-02 15:05:01
[바이블시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영성’이 무엇이냐고 묻기에 ‘일상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힘’이라고 했다. 영성은 특별한 사람이 소유하거나 무슨 기적이나 대단한 능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다. 그런 면에서 영성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소중하며 그런 세상이 돼야 한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당신의 형상(Imago Dei)을 따라 지으셨고 소중한 약속과 법칙을 주셨다. 근데 이상한 일이다. 갈수록 사람들이 살맛을 잃고 좌절하며 팍팍한 세상이 된다. 점점 더 발전하며 편리해지는데, 실상은 불안과 두려움이 깊어진다. 돈이 없거나 성공하지 못함 때문일까? 사람과 사회, 세상...
입력:2023-01-26 15:10:01
[바이블시론]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법
아주 잠깐 사이에, 터울이 지는 동생 같던 학생들이 딸아이보다 어려졌고 그중 몇은 동료 교수가 됐다. 매년 20살 학생들이 들어오는 교실에서 나만 나이를 먹으니 학생을 이해하기가 힘들어져서 문제다. 언젠가 진심으로 공감하며 대화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학생이 왜 무엇을 걱정하고 좋아하고 슬퍼하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무시로 연구실을 찾아오던 학생의 수는 이미 줄었고, 조금 더 지나면 동료 교수와도 공감하기 힘든 시절이 올 것이다. 젊은이를 늘 만나는 것은 축복이지만 일상적인 세대 차이의 경험은 큰 도전이다. 그 차이를 극복해야 할 필요는 절실한데 ...
입력:2023-01-19 15:05:01
[바이블시론] 공수처장 찬송가, 찬혁 장례희망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새해 시무식에서 찬송가를 불렀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자기 신념의 핵심인 종교를 드러내는 게 뭐 그리 문제냐고 억울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여론은 공사 구분에 실패한 공인이라며 호되게 꾸짖는다. 2일 열린 시무식 일을 5일에야 한 신문이 처음 보도한 걸 보면 뒤늦게 언론 레이더에 잡힌 모양인데, 다른 언론사들도 후속 보도를 이어갔으니 세속사회가 설정한 종교 규범 위반 사례임을 확인한 셈이다. 이 뉴스를 듣고 이찬혁의 노래 ‘장례희망’이 떠올랐다. 2013년 ‘케이팝스타’에서 우승한 남매 듀엣 ‘악...
입력:2023-01-12 15:10:01
[바이블시론]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회
새해가 밝았으나 한국 사회의 전망은 어둡다. 특히 고령화·저출산은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오늘날 인구 정책의 궁극적 관심은 무엇일까. 생산자, 소비자, 연금 납부자가 될 미래의 인적 자원 증가인가? 노동력과 노동에서 파생될 경제력인가? 한국 사회의 여타 문제와 마찬가지로 인구 문제도 결국 ‘사업’이 아닌 ‘사람’이 관건이다. 그런데 여전히 사업 관점에서 접근하는 논리와 정책이 대부분이다. 수년 전 ‘개돼지’ 발언으로 논란이 빚어졌다. 노동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노동자의 존재는 비하한 발언인데, ‘돈만...
입력:2023-01-05 15:05:01
[바이블시론] 품을 키우는 공동체로
‘사람은 서로 도우면서 살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생명체로 태어났으니까 품을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품을 산다, 품을 판다는 말도 있고, 품앗이라는 말도 있고, 엄마 품 아빠 품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품은 더 넓게 확산해야 하고 그럴수록 좋은 세상이 온다.’(작가 윤구병) 언젠가 교우들과 함께하는 여름 신앙수련회에서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공동체는 무엇이고 그 중심은 또 어디냐를 두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저마다 “가운데가 중심이다” 또는 “머리가 중심이다” “가슴이 중심이다”, 뭐 그런 ...
입력:2022-12-29 15:10:02
[바이블시론] 일상 속의 전쟁 문화
대한민국은 전쟁터 위에 세워졌다. 전쟁의 잔혹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국민이기에 평화에 대한 열망도 크다. 보수와 진보는 평화를 이룰 방법론에서 생각을 달리할 뿐이다. 그런데 미래의 평화를 위한 희구에 비해 과거 전쟁의 부작용을 씻으려는 노력은 충분치 않은 듯하다. 오늘날 이 땅에 전쟁은 그쳤으나 일상의 문화는 여전히 전쟁터에 준한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전쟁의 언어, 행동, 마음가짐이 통용되고 요구되며 용인된다. 아이들은 전쟁을 치르듯 시험을 치른다. 전쟁에서 남이 죽어야 내가 살고, 살 수 있다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듯이, 아이들은 배우...
입력:2022-12-22 15:05:01
[바이블시론] 월드컵과 점술
4년마다 월드컵 시즌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이목을 붙잡는 게 있다. 승패를 예측하는 각종 점술의 등장이다. 월드컵 점술가의 대명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문어 ‘파울’이었다. 독일의 한 박물관에 살던 파울은 모든 독일 경기 결과와 스페인 우승까지 정확히 예언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땐 코끼리 ‘넬리’와 거북이 ‘빅헤드’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는 고양이 ‘아킬레스’가 그 자리를 대신했는데 파울만큼 신통치 못했다. 중동에서 열리는 첫 대회이니만큼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선 ‘샤힌...
입력:2022-12-15 15:05:01
[바이블시론] 경마와 훈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우리 한국인은 올해도 참으로 고단한 한 해를 보냈다. 그저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고 말하고 지나가기엔 너무나 힘겨웠고 동시에 힘 빠지는 세월이었다. 한국인에게는 육적, 정신적, 영적 여유와 휴식이 절실하다. 원인은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한국인의 삶은 긴장과 피로가 극에 달했다. 이런 식의 긴장이 계속된다면 우리 삶은 결국 탄성 한계를 벗어나 견디지 못하고 끊어져 튕겨 나간 끈처럼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여유와 휴식은 어디서 올까. 이제까지 한국인이 삶을 영위하는 방식의 대표적 패턴은 ‘질주’다. 이런 삶은 출발...
입력:2022-12-08 16:05:01
[바이블시론] 숨을 고르며 안을 살피는 신앙
“당신의 이름이 잊히고/ 당신의 이름이 불리지 않으며/ 당신의 법이 조롱받고/ 당신의 현존이 무시되는/ 이 소란스럽고 절망적인 세계에서/ 당신께 올리는 이 기도를 자비로이 들으소서. 우리가 당신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에게 평화가 없습니다/ 우리를 지배하려고 위협하는 무기들을/ 우리가 지배할 수 있도록 도우소서.”(토머스 머튼) 안을 살피는 사람들은 남이 문제가 아니라 늘 자신이 문제요 걸림이라고 말한다. 예수님도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나무라지 말고, 네 눈 속의 들보를 보라”(마 7:3) 하셨고, 다석 유영모 선생은 “웃으며 사람 ...
입력:2022-12-01 15:10:01
[바이블시론] ‘이태원역 1번 출구’의 애도
다시 참사다. 온 나라가 충격과 슬픔에 잠긴 사회적 참사다. 그래서 사고냐 참사냐의 논쟁은 단순한 말꼬리 잡기가 아니다. 예기치 못한 불행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사고’라는 말로는 이 일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음을 직감한 대중 정서를 무시한 결과다. 관료들의 불순한 의도는 아닐지 몰라도, 언어가 전혀 다른 현실을 만든다는 걸 경험으로 체득한 대중을 채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158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잃은 참사 앞에서 진정한 사회적 애도의 길을 묻는다. 사회적 참사를 겪으며 우리는 어떤 애도의 언어와 형식을 취해야 할까? 어떤 것이 유족과 함...
입력:2022-11-17 15:10:01
[바이블시론] 4·16과 10·29, 조가와 애가를
10월의 마지막 즈음에 무수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일이 벌어진 지도 벌써 2주가 되면서 참사 자체에 대한 기억과 함께 참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먼저 동양사상에 의하면, 우리 곁을 떠난 이들은 이제 사자(死者) 단계를 넘어 망자(亡者) 단계에 들어섰다. 즉 그들은 이미 역사가 돼가고 있다. 또한 참사에 대한 명칭 변경이 제기됐다. 국가애도기간 종료 시점에 특정 지역에 대한 낙인 효과를 막기 위해 ‘이태원 참사’가 아닌 중성적 의미의 ‘10·29 참사’로 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 세월호 참사와 이...
입력:2022-11-10 15:05:01
[바이블시론] 자연에 물드는 삶으로
코로나가 풀린 탓도 있겠지만 형형색색 물들어가는 자연에 취해 사람들은 홀린 듯 산과 들로 나온다. 아름다운 가을은 풍성한 결실과 함께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냐며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하지만 곧 하얀 눈 세상과 꽁꽁 언 얼음판을 만나게 될 것이다. 차지만 상쾌한 바람을 느끼며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자연의 쉼을 보게 된다. 절기가 입춘과 우수를 지나면 땅이 가슴을 열고 생명의 씨앗을 받아들이고, 꽃들은 만발하며 나비와 벌들이 모여 춤을 추는 새로운 세상이 된다. 그것을 받아 여름은 작렬하는 태양의 온갖 기운을 쏟아붓는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
입력:2022-11-03 15:10:01
[바이블시론] 불안 문화
어린 시절 유명했던 프랑스 배우 소피 마르소를 누군가 언급하면 꼭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한 친구가 프랑스에 가서 당대의 미인으로 인기 절정이었던 소피 마르소와 이야기를 나눌 거라며 프랑스어를 열심히 공부한다고 한 것이다. 어린 마음에도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하며 웃었지만 친구는 진지했다. 그러나 당시 고등학교에선 다른 이유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경우가 더 흔했는데, 바로 시험이 끝나면 정기행사처럼 벌어지는 매타작 때문이었다. 지난번보다 시험을 못 쳐서, 평균보다 점수가 낮아서 등등으로 한 반에 절반도 넘는 학생이 매를...
입력:2022-10-27 15:05:01
[바이블시론] 오은영 박사를 더 빛나게 하려면
대중문화 수업에선 학생들이 찾아온 ‘대중문화의 수작’을 놓고 토론한다. 각자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을 계발하는 게 목표인 이 수업에서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가끔 인물이 뽑히기도 하는데 지난 시간에는 오은영 박사가 선정됐다. ‘금쪽같은 내 새끼’ ‘금쪽상담소’ ‘OK! OK!’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등 여러 콘텐츠에서 맹활약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여기서 오 박사는 정신적·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연예인, 비연예인을 위해 상담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대중문화 속 오 박사가 ...
입력:2022-10-20 15:05:01
[바이블시론] 정치인 전쟁관, 궁금해 묻는다
최근 정치권에서 말로 인한 정쟁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실언, 폭언, 망언 등 갈수록 태산이다. 급기야 역사 논쟁까지 번졌다. 정치인이 국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정권 투쟁도 해야 하니, 정치 현장에서 이런저런 말이 오갈 수 있다고 치자. 그렇더라도 국민은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인의 발언이 최소한의 선을 지킬 것을 기대한다. 문제가 된 한 정치인의 발언 요지는 한국이 식민지가 된 것이 한국 탓이 크고, 일본과 한국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해명을 요구하자 ‘식민사관이 아니고 공부를 더하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한 논객...
입력:2022-10-13 15:10:01
[바이블시론] 변함없이 변해 간다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꽃이 피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별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그가 변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가 무너졌다고 말하지만/ 꽃도 별도 사람도 세력도/ 하루아침에 떠오르고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나빠지고/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좋아질 뿐/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세상도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조금씩 조금씩 변함없이 변해 간다’(박노해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서두르지 않고, 편법 쓰지 않고 하루하루 그날의 힘과 마음을 지켜가는 ...
입력:2022-10-06 15:05:01
[바이블시론] 전광훈과 진정 결별하려면
한동안 잠잠한가 했더니 그 이름이 다시 세간에 오르내린다. 전광훈과 그의 신도들이 서울 재개발 지역에서 이른바 ‘알박기’로 서울시 감정액인 84억원의 8배에 달하는 650억원 보상금 및 대토를 받은 과정과 여러 행적이 전국에 방영됐다. 한국 교회에는 악몽 같은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기독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고 조롱이 끊이지 않는데, 전광훈의 거친 언동과 상궤를 벗어난 행보가 기독교를 대표하는 인상을 주니 말이다. 한국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교인들에게 그가 주최하는 집회의 참여 자제를 권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의 ...
입력:2022-09-29 15:10:01
[바이블시론] ‘오징어게임’에서 읽어야 할 것
수업에서 학생들과 하는 훈련이 하나 있다. 대중문화를 통해 그 시대를 설명하고, 거꾸로 시대적 맥락을 통해 대중문화를 해석하는 일이다. 많은 이들의 마음과 공감을 산 대중문화라면 분명 당대가 공유하는 가치와 정서, 시대적 열망을 담아낸다. 대중문화와 시대는 함께 호흡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로 참혹한 전쟁 속 피란 인파의 처절함을 읽어내고, 영화 ‘맨발의 청춘’을 통해 현대성을 염원하는 60년대 젊은이들의 욕망을 읽는 식이다. 또 서태지 음악의 폭발적 인기를 이해하기 위해 90년대 초 전례 없는 문화적 풍요를 ...
입력:2022-09-22 15:10:01
[바이블시론] 탈(脫)추석우울증 소고
추석 연휴가 지났다. 언제부터인가 설날·추석 명절보다 설날·추석 연휴라는 말이 더 회자된다. 명절과 관련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추석 표현 중 널리 알려진 것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이다. 그런데 과연 이 표현이 계속 사용될 수 있을지. 요즘 추석 관련 기사들을 읽다 보면 명절이 기쁜 때가 아니라 오히려 우울하고 슬픈 때라는 느낌이 든다. 물가 상승, 임금 체불, 고부 갈등, 부부 갈등, 노소 갈등, 부모 형제 갈등, 그리고 패륜 등에 관한 기사가 넘쳐난다. 왜, 언제부터 추석이 이토록 괴롭고 피하고 싶은 ...
입력:2022-09-15 15:05:01
[바이블시론] 일상을 꿋꿋하게 살아내는 힘
‘영성’이란 일상을 건강하게 살아내는 힘이라고 믿는다. 흔히 내공이 있다고 하기도 하고 믿음이 좋다는 말 등은 모두 그런 뜻이라고 생각한다. 바울은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다”(빌 4:12)며 이는 곧 자족하는 삶이라 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얻은 삶의 지혜일 뿐만 아니라 신앙의 바른 영성을 깨닫고 간직했다는 말이다. ‘시대의 역설’이란 글에서처럼 만만치 않은 세상임은 분명하다. 분명 더 좋아진 것 같은데 세상살...
입력:2022-09-08 15:05:01
[바이블시론] 법의 통치와 법조인의 통치
법의 통치는 민주 사회가 추구해야 할 이상 중 하나인데, 사람의 임의가 아닌 법이 모든 구성원을 공평하게 다스리는 상태를 말한다. 법의 통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우리나라처럼 정의와 공평을 계속 지향하는 법과 체계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법의 내용이나 적용에 관해 생기는 이견과 갈등을 조정, 합의, 협상하거나 법을 변경하는 절차도 포함된다. 또 법이 모든 것을 일일이 규정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법을 정당하게 해석하고 적용해 통치행위를 할 사람들도 필요하다. 이 사람들이 착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민주주의 제도는 개인의 ...
입력:2022-09-01 15:10:01
[바이블시론] 영화 ‘기생충’의 예언?
115년 만이라는 집중호우가 영화 ‘기생충’을 다시 불러냈다. 2022년 8월 서울에 닥친 홍수 피해가 2019년 나온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기택이네를 통해 수해를 당한 반지하 주민의 참담함이 이미 생생하게 기록돼 있었다. 해외에서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닥친 재난을 이 영화로 이해한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이번 반지하 주택 참사를 보도하며 ‘기생충’을 소환했다. 영화 속, 아니 현실 속 한국 고유의 주거 형태를 설명하기 위해선 ‘banjiha’라는 우리 말을 그대로 써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예고된 희생을 막지 ...
입력:2022-08-25 15:05:01
[바이블시론] 폭포와 분수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을 맞았다. 새로운 정부를 뽑은 유권자나 새롭게 선택받은 정부나 모두 기대가 크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운영 구상을 밝혔는데 벌써 반응이 찬반으로 갈린다. 그러나 한술 밥에 배부를 수는 없다. 자칫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국민은 국민대로 지나친 기대를 요구하고, 정치가들은 정치가들대로 기대에 부응하려고 무리할 수 있다. 사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나 유권자로서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기에 전 국민이 나름대로 정치 전문가적 식견이 있고 자기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ldquo...
입력:2022-08-18 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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