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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
새해를 맞아 기도하다 보면 흔히 ‘올해는 하나님이 싫어하는 죄를 짓지 않는 한 해가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게 됩니다. 작년에 지었던 죄들을 회개하며 올해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죄를 짓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죠. 그러나 우리가 더 집중해야 할 것은 수동적인 죄가 아니라 능동적인 선입니다. 죄를 짓지 않으려 노력하는 삶보다 선을 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훨씬 더 세상 속에서 승리하는 삶이 될 것입니다. 실수하지 않는 삶을 살려면 평생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는 것만큼 안전한 삶도 없습니다. 당연히 다른 사람보다 훨씬 적은 죄를...
입력:2019-01-11 04:05:01
[겨자씨] 하나님 나라의 셰르파
지난 연말 MBC 방송연예대상 인기상은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 중인 연예인 매니저들이 받았습니다. 한 매니저는 “무대에 오르는 직업이 아닌데 상을 줘서 감사하다”며 내년엔 담당 연예인이 상 받기를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혀 감동을 줬습니다. 히말라야 등반대원을 돕는 티베트계 네팔인을 부르는 셰르파라는 말이 있습니다. 셰르파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를 통해서입니다. 그가 정상에 올랐을 때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도 함께 있었습니다. 둘 중 누가 먼저 정상을 ...
입력:2019-01-10 11:10:01
[겨자씨] 주객전도
옛날 인도의 어느 왕이 왕비와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왕비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죠. 왕은 깊은 슬픔 속에서 부인의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무덤 왼편엔 자신을 상징하는 용사의 상도 세웠고 맞은편엔 왕가의 상징인 호랑이 상을 세웠습니다. 호화로운 별장은 무덤 남쪽에 배치했습니다. 북쪽엔 웅장한 성을 지었죠. 왕은 시간이 날 때마다 무덤과 사방의 조형물을 돌아보며 왕비를 추억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왕의 눈에 거슬리는 것이 생겼습니다. 바로 무덤이었죠. “무덤을 당장 치워버려라.” 결국 무덤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허버트 G ...
입력:2019-01-09 11:05:01
[겨자씨] 업다와 없다
예전에는 아기들 대부분이 엄마 등에 업혀 다녔습니다. 생김새는 물론 어감조차 촌스러우면서도 정겨운 ‘포대기’에 폭 싸여서 말이지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고가(高價)의 유모차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엄마 등에 업혀 바라보던 세상이 우리가 처음으로 대한 세상이었습니다. 우리말 ‘없다’는 ‘업다’에서 왔다고 합니다. 가만 보면 두 말이 엇비슷합니다. 없다와 업다가 관련 있다는 게 낯설게 다가오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수긍이 됩니다. 아기를 등에 업는 순간 아기에겐 엄마 얼굴이, 엄마에겐 아기 ...
입력:2019-01-08 11:05:01
[겨자씨] 티백신앙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가 왕 앞으로 끌려왔습니다. 금신상에 절하지 않은 죄 때문입니다. 왕은 지금이라도 절하면 살려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단호합니다.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단 3:17) 중국의 문화혁명으로 모든 선교사가 쫓겨나야만 했습니다. 한 선교사가 떠나기 직전, 제자훈련을 받고 교회의 지도자가 된 중국 목사님과 차를 마시면서 묻습니다. “많은 환난과 핍박이 닥칠 텐데 어떻게 견뎌내시겠습니까.” 가만히 차를 ...
입력:2019-01-07 11:05:01
[겨자씨] 심장이 뛰는 그 일을 하라
저는 청년 시절 찬송가를 많이 불렀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갔더니 리듬과 멜로디가 현대적인데 가사까지 복음적인 노래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걸 가져와 불러야겠다고 생각하고 번역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돈도 안 되는 일을 왜 하느냐, 미친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인생 낭비하지 말고 네 앞가림이나 하라는 비아냥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심장은 뛰었고 기도하면 울림이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이 좋았고 행복했고 사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번역했던 곡들은 이렇습니다. ‘예수 가장 귀한 그 이름’ ‘나팔 소리 시온성에 크게 울려 거룩한 성에&...
입력:2019-01-06 11:05:01
[겨자씨] 노래 부르는 한 해
얼마 전 TV에서 아이유의 ‘밤편지’라는 노래를 양희은씨가 부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똑같은 노래인데 그 맛이 얼마나 다른지, 마치 다른 곡을 듣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각자 가진 음색과 삶의 경험, 철학과 노력이 결집돼 같은 노래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신앙도 노래와 같습니다. 누가 부르느냐에 따라 그 맛과 아름다움이 전혀 다릅니다. 누군가의 모창을 하면 결국 그건 자신의 노래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노래가 됩니다. 그 때문에 노래는 나의 것으로 노래해야 합니다. 나만의 목소리로 말이죠. 노래는 부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
입력:2019-01-04 06:05:01
[겨자씨] 우리의 영원하신 벗바리
‘빽 있다’에서 ‘빽’은 영어로 ‘백 그라운드(back ground)’를 말하는데 혼란했던 미군정시절 돈이나 연줄이 없으면 안 된다는 풍조에서 생겨난 말입니다. 비슷한 의미의 순우리말로 ‘벗바리’가 있습니다. 뒷배를 봐주는 사람이란 뜻으로, 뒷배는 모르게 뒤에서 도와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에게는 영원한 벗바리가 계십니다.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은 전능하십니다. 우리의 뒤를 봐 주시기에 부족함이 없으십니다. 그분은 전지하십니다.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시고 공급해 주십니다. 그분은 사랑이십니다. 우리...
입력:2019-01-03 11:05:01
[겨자씨] 누가 씻어야 할까
유대인의 지혜서인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이 굴뚝 청소를 하고 나왔는데 한 사람의 얼굴에는 검댕이 묻고 다른 사람은 깨끗했습니다. 누가 씻으러 갔을까요. 지혜로운 랍비가 대답했습니다. “얼굴이 깨끗한 사람입니다. 옆 사람의 얼굴에 검댕이 묻은 것을 보고 자기도 묻었을까 봐 씻으러 갔습니다.” 그러자 더 지혜로운 랍비가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얼굴에 검댕이 묻은 사람입니다. 옆 사람이 그의 얼굴을 보고 씻고 오라고 말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가장 지혜로운 랍비가 최종적으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
입력:2019-01-02 11:05:02
[겨자씨] 조는 팽이처럼
어린 시절 해마다 겨울이 돌아오면 동네 저수지는 운동장이 되곤 했습니다. 얼음이 두껍게 얼기를 기다려 아이며 어른들이 겨울을 즐겼습니다. 스케이트는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대개는 스스로 만든 썰매를 탔습니다. 끝부분에 못을 거꾸로 박은 장대를 가랑이 사이에 넣고 신나게 달리던 외발 썰매는 지금도 마음속을 달리고 있고요. 얼음판에서 즐겼던 놀이 중 팽이 돌리기도 있습니다. 지금이야 팽이를 문구점에서 팔지만, 당시엔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나무를 고르고 밑동을 깎아 만든 팽이를 지치는 줄도 모르고 돌리다 보면 하루해가 짧곤 했습니다. ‘팽이가 ...
입력:2019-01-01 11:05:01
[겨자씨] 새똥전쟁
구아노(Guano)라는 천연 비료가 있습니다. 여기엔 식물의 병원균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곰팡이균이 다량 함유돼 있습니다. 구아노는 고대 잉카제국 때부터 보물로 여겼습니다. 얼마나 귀했는지 구아노 때문에 전쟁까지 일어났습니다. 1879년 영국과 프랑스의 지원을 받은 칠레가 페루-볼리비아 연합군에 대항해 이긴 남미 태평양전쟁입니다. 이 전쟁으로 페루는 폐허가 됐고 볼리비아는 바다로 나가는 통로를 잃어버렸습니다. 구아노는 페루 연안 섬에 수백m 높이로 쌓인 새들의 배설물 퇴적층으로 만들어졌기에 남미 태평양전쟁은 ‘새똥전쟁’이라 불립니다. 인생...
입력:2018-12-31 11:05:01
[겨자씨] 전에 없던 시도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동네에 돌이 다 떨어져서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돌절구 돌도끼 돌칼을 사용하던 시절 누군가 청동기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청동거울 청동화살 청동검에 익숙하던 때에 어떤 이는 철기를 발견합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뉴턴은 땅이 사과를 끌어당긴다고 생각하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합니다. 모든 이가 중의학에 빠져 있을 때 허준은 동의보감을 씁니다. 집현전 학자들조차 사대를 명분으로 반대할 때 세종은 훈민정음을 창제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미지의 영역으로 데려가십니다. 알려지지 않은 ...
입력:2018-12-30 11:05:01
[겨자씨] 이런 하루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가장 먼저 하신 일은 빛을 만든 것입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던 그 빛을 하나님은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습니다. 빛이 좋으셨다면 어두움을 따로 두지 않으셨으면 참 좋으련만 낮과 밤이 있고 빛과 어두움이 존재하게 됐습니다. 우리는 인생의 낮만 계속되길 원하지만 때로 인생의 밤을 만납니다. 그때마다 ‘이 어김없이 돌아오는 하루!’라는 기한은 낮과 밤을 반복하며 전진합니다. 똑같은 하루의 반복이 365일이 돼 우리는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또다시 커다란 1년이라는 기한 앞에 서 있습니...
입력:2018-12-28 05:25:01
[겨자씨] 버티기와 믿음의 근력
씨름의 대표적인 기술로 앞무릎치기 오금당기기 같은 손기술, 안다리걸기 밭다리걸기 호미걸이 같은 발기술, 배지기 들배지기 뒤집기 같은 허리기술이 있습니다. 이 중 씨름 선수가 가장 많이 쓰는 기술은 무엇일까요. 실제 경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공격이 아니라 방어 기술인 버티기입니다. 어느 지역 축제에서 상품을 걸고 씨름 체험행사를 했습니다. 일반인이 선수와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온갖 공격에도 넘어지지 않고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버티기도 쉬운 것이 아닙니다. 다리에 힘을 줘서 상대 공격에 넘어지지 않아야 하고 팔로 샅바...
입력:2018-12-27 11:05:01
[겨자씨] 할머니의 약손
한 할아버지가 어느 날 밤 허리가 너무 아파 잠을 청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참다못해 아내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여보, 약통에서 파스 좀 꺼내 붙여줘요.” 할머니는 불도 켜지 않고 어둠 속에서 파스를 꺼내 평소 하던 대로 남편의 허리에 붙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요통엔 역시 파스가 최고”라며 잠을 청하셨죠.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날은 김장하는 날이었습니다. 할머니가 바쁜 날이었지요. 김장을 마치고 나니 할머니 허리가 아파옵니다. 할머니는 지난밤 할아버지에게 붙여줬던 파스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약통을 능숙하게 뒤졌는데...
입력:2018-12-26 11:10:01
[겨자씨] 멀리 가고 오래 남는 향기
‘막현호은 막현호미(莫見乎隱 莫顯乎微)’란 말이 있습니다. ‘중용’에 나오는데 ‘감추는 것보다 더 잘 드러내는 수 없고 숨는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수 없다’는 뜻입니다. 낯설게 들립니다. 자신을 알리기 위해 이런저런 공을 들이는 세상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기자불립 과자불행(企者不立 跨者不行)’이란 말도 있습니다. ‘노자’에 나오는데 ‘까치발로는 오래 서지 못하고 가랑이를 한껏 벌려 성큼성큼 걷는 걸음으로는 멀리 가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려 하는 일이 한...
입력:2018-12-25 11:05:02
[겨자씨] 네 번째 동방박사
중세 전승에 의하면 네 번째 동방박사로 알타반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예물로 사파이어 루비 진주를 준비해 길을 나섰습니다. 열병으로 죽어가는 유대인 병자를 만나 사파이어를 썼습니다. 잠시 머물던 집의 아기가 위급해지자 루비도 사용했습니다. 그는 베들레헴에 늦게 도착한 탓에 아기 예수도, 박사들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십자가를 진 한 청년을 보게 됩니다. 알타반은 자신이 찾던 아기 왕이었음을 직감했습니다. 마지막 예물인 진주로 그의 목숨을 구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때 빚 때문에 노예로 팔려가는 소녀를 만나 진주마저 ...
입력:2018-12-24 11:10:01
[겨자씨] 나는 네가 싫다
미국에서 목회를 했을 때 술술 잘 풀렸습니다. 크게 몸서리치고 애원하지 않아도 열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역시 나는 달라. 맨땅에선 헤딩 안 해.’ 한국에서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아는 사람, 도와줄 사람 많고 미국에서 승승장구(?)했던 경험까지 있어서 모든 것이 들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웬걸,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께 따지듯 물었더니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한 목사, 나는 네가 싫다. 마음에 들지도 않아. 날 위해 많은 것을 한다고 구하는데 이젠 응답하는 것도 불편하다.” “아니 전에는 빠르게 응답해주셨잖아요?” “...
입력:2018-12-23 11:05:02
[겨자씨] 예수님의 사생애 30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어린 시절부터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예수님은 왜 어른으로 오시지 않았을까.’ 하나님의 능력으론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을 텐데 말입니다. 공생애 3년을 위해 인간으로 사신 30년이란 시간은 큰 낭비처럼 보였습니다. 성경에는 어린 시절 성전에서 예수님을 잃어버린 사건을 제외하곤 예수님에 대한 기록도 거의 없습니다. 성경에도 기록되지 않을 그 인생을 왜 굳이 더러운 인간의 땅에서 사셨을까요.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실 목적으로 이 땅에 오셨지만 목적달성만을 위해 정주행하지 않으셨습니다. 사생애 30년은 보이지 않을 ...
입력:2018-12-21 04:20:01
[겨자씨] 영적위치에너지와 자녀의 권세
동화 ‘꽃들에게 희망을’에 애벌레 기둥이 나옵니다. 애벌레들이 높은 곳을 향해 끝없이 서로 밟고 올라가며 만든 것입니다. 주인공 줄무늬 애벌레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기둥 끝에 다다르지만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노랑 애벌레의 도움으로 하늘을 향해 훨훨 날아오르는 나비가 될 수 있었습니다. 높이가 주는 힘을 위치에너지라고 합니다. 같은 물이어도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는 엄청난 힘을 지녔습니다. 그 힘으로 물레방아를 돌려 곡식을 빻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힘을 가지려는 사람들은 높은 곳을 향해 끝없이 올라...
입력:2018-12-20 11:10:01
[겨자씨] 복음 전파의 사명
이웃교회 목사님의 초등학교 5학년 딸이 수업시간에 있었던 일을 아빠에게 들려줬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우리 가족들 중 불가피하게 한 사람씩 포기해야 한다면 누구부터 포기할지 생각해 보자”고 했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두 명의 동생 대신 자신을 먼저 포기하겠다고 했답니다. 참 기특한 마음을 가진 아이입니다. 두 번째는 엄마였습니다. 엄마는 강하니까 내가 포기해도 잘 살아가실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그 다음은 얄미운 남동생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이제 사이좋은 여동생과 무뚝뚝한 아빠가 남았습니다. 이쯤 듣다보니 아빠의 ...
입력:2018-12-19 11:05:01
[겨자씨] 달과 별이 함께 있는 이유
큰딸 소리(笑里)가 아주 어렸을 적, 둘이서 서울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원주로 내려오는 시간, 막 땅거미가 깔리며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창가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던 딸이 물었습니다. “아빠, 해는 환한 데 있으니까 혼자 있어도 괜찮지만, 달은 캄캄한 데 혼자 있으면 무서울까 봐 별이랑 같이 있는 거예요?” 먹물처럼 어둠이 번진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하늘에 돋아나는 달과 별을 보면서 어린 딸은 그런 생각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딸의 말을 듣고 창밖을 내다보니 쪽배를 닮은 초승달과 그 옆에 환한 별 하나가 떠 있었...
입력:2018-12-18 11:05:01
[겨자씨] 마구간 성탄
많은 사람이 예수님의 마구간 탄생 사건을 특별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왕이 될 인물의 비천한 출생이 그다지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로마의 설립자 로물루스는 바구니에 담겨 티그리스강에 버려졌습니다. 강을 따라 흘러가다 팔라티노 부근 언덕에 걸려 멈춘 것을 늑대가 물어다 젖을 먹였습니다. 페르시아 고레스 대왕도 버려진 아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의 마구간 탄생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마구간이 ‘왕’이신 예수의 출발점이자 종착지였기 때문입니다. 세상 영웅들은 비루한 곳에서 시작할지라도 화려한 왕궁으로 끝이 납니다. ...
입력:2018-12-17 11:20:02
[겨자씨] 내 인생의 로마
이탈리아 로마 아우렐리아 성벽의 성문을 빠져나가면 작은 건물과 만난다. 쿼바디스도미네 교회다. 교회 안에선 예수님의 발자국을 볼 수 있는데 로마를 향하고 있다. 그곳에 사도 베드로의 발자국이 있었다면 예수님과는 정반대 쪽을 향했을 것이다. 네로 황제 때 핍박이 심해지자 성도들은 베드로에게 로마를 떠나라고 했다. 누군가는 살아남아 양들을 인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베드로의 결정은 예수님과 달랐다. 이때 베드로는 운명적 질문을 던졌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나는 네가 지기 싫어하는 십자가를 지러 로마로 간다.” 이 대답을 듣...
입력:2018-12-16 11:05:01
[겨자씨] 사자의 그림자
어느 날 잠을 자다 문득 스산한 느낌이 들어 잠을 깼습니다. 가위에 눌리듯 불길한 예감에 실눈을 뜨니 안방 벽에 커다란 사자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아! 악몽을 꾸는구나’ 생각한 순간 뭔가 이상했습니다. 벽을 가득 채운 그림자의 사자 꼬리가 잘려 있었습니다. ‘저게 뭐지?’하며 살펴보던 저는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림자는 다름 아닌 제가 키우는 5개월 된 강아지의 달그림자였던 것입니다. 이제 갓 아기 티를 벗은 푸들 강아지는 미용으로 꼬리가 잘려있었습니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다시 잠을 청하는데 문득 ‘마...
입력:2018-12-14 0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