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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라동철] 이순자씨의 조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故) 이희호 여사 장례 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빈소를 찾았다. 대통령 부인이자 민주투사, 여성운동가, 평화전도사로서 민주화와 인권, 남북 화해협력을 위해 애써 온 그의 삶을 추모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가장 눈길이 가는 인물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였다. 짧은 조문이었지만 그는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전두환, 김대중 두 사람은 1980년대 격동의 시기에 각각 철권통치자와 야당 지도자로 대척점에 있었다. 12·12쿠데타로 군권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의 수장이었던 전 전 대통령은 1980년 5·17 비...
입력:2019-06-13 15:10:01
[한마당-태원준] 고유정, 사이코패스가 아니어서 더 섬뜩한…
강력범죄 수사기록만 본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사이코패스로 엄인숙을 꼽아야 한다. 스물아홉이던 2005년 24건의 범행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진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보험설계사였던 그는 가족과 친지를 보험금 타내는 도구로 여겼다. 신경안정제를 먹인 뒤 높은 데서 떨어뜨리거나 바늘로 눈을 찌르거나 방에 불을 질러 중상을 입히고는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 과정에서 첫째 남편과 둘째 남편이 사망했고 엄마와 오빠가 실명했고 가사도우미 가족이 불에 타 숨졌다. 경찰이 체포 후 사이코패스 검사(PCL-R)를 했다. 40점 만점에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하는데 ...
입력:2019-06-12 15:10:01
[한마당-전정희] ‘미스트롯’ 송가인과 흥친구들
전남 진도대교를 건너자 ‘미스트롯’ 송가인의 수상을 축하한다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이달 초 진도 벽파교회 순교자 오교남 전도사의 삶을 추적하던 길이었다. “겁나게 좋제. 좋을 일이 뭐 있었당가.” 주민들은 세월호 사건 이후 우울했던 마음을 걷어내는 경사로 받아들였다. 판소리 전공자가 트로트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것인데도 진도의 자랑으로 받아들였다. 이처럼 기뻐하는 것은 1980년대 초 진도대교가 생기면서 모든 인적 인프라가 광주·서울로 빨려들어가면서 우리 가락과 남종화의 맥을 잇는 땅 진도의 향토성이 흔들...
입력:2019-06-11 15:05:01
[한마당-김명호] 국회해산
“이렇게 가면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는 것이 낫다.” 급기야 국회해산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거칠게 맞서면서 국회 정상화가 점점 멀어져가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탄식조로 내뱉은 말이다. 국회해산은 모든 의원의 자격을 법정 임기만료 전 동시에 소멸시켜 국회 존립을 일시적으로 상실시키는 것이다.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 현행 헌법에는 국회해산 조항이 없다. 제1공화국 이래 국회해산은 몇 차례 있었다. 국회해산 사례는 우리 헌정사의 굴곡을 반영한다. 1960년 4월 혁명으로 국회는 개헌을 한 뒤 의결로써 스스로 해산...
입력:2019-06-10 15:10:01
[한마당-신종수] 기독교인들 부끄럽게 하는 전광훈 목사
헌법 제20조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했다. 이른바 정교분리 원칙이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기독교 정당이 있는 독일도 마찬가지다. 기독교가 직접 정치에 개입하는 일은 없다. 독일의 집권당인 기독민주당만해도 합법적이고 국민들이 수긍하는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최근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 명의로 홈페이지에 시국선언문을 올렸다. “한기총은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말까지 하야할 것과 내년 4월 15일 총선에서 대통...
입력:2019-06-09 15:10:01
[한마당-라동철] 석패율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권역별 50%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함께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석패율제는 지역구에서 낙선한 후보 가운데 일부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역구를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대신 지역구 낙선자 중에서 석패율(당선자 대비 득표율)이 높은 일부를 구제해 주자는 취지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정당별 열세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어 지역주의를 완화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입력:2019-06-07 15:05:01
[한마당-배병우] 전략적 모호성의 종언
2015년 이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커질 때 박근혜정부가 취한 외교전략이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이다. 전략적 모호성은 첨예한 이슈에서 행위 주체가 전략적으로 특정한 입장을 취하지 않음으로써 위험 부담을 줄이는 행위를 말한다. 사드 배치를 거부하려니 동맹인 미국의 눈치가 보이고, 배치하자니 중국의 보복이 두려웠다. 박근혜정부는 사드 배치 직전까지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보복은 그대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기간 사드 배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전략적 모호성...
입력:2019-06-06 15:05:02
[한마당-김용백] 미세먼지 마시는 아이들
영국 웨일스 남부 철강도시인 포트 탤벗(Port Talbot)의 개인차고 벽에 그려진 벽화 ‘스노(SNOW)’가 최근 크레인에 의해 벽과 함께 통째로 한 갤러리로 옮겨졌다. 이 그라피티(Graffiti)가 유명한 것은 대기오염에 대한 충격과 경각심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한 아이가 즐겁게 혀를 내밀어 받아먹는 눈송이가 실은 불이 활활 타고 있는 통에서 내뿜어지는 재라는 사실을 풍자했다. 대기오염의 원인과 결과를 인류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를 통해 압축적,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Banksy)가 현지 주민의 작품 요청을 받...
입력:2019-06-05 15:10:01
[한마당-염성덕] 용산공원을 기다리며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주한미군 용산기지는 역사적으로 군사 요충지였다. 한강을 통해 서울 중심지에 상륙할 수 있고, 쉽게 병력과 물자를 나를 수 있으며, 퇴로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요해지로 꼽혔다. 용산 일대에 외국군이 첫발을 내디딘 것은 13세기 고려 말이다. 고려를 침입한 몽고군이 용산지역을 병참기지로 활용했다. 임진왜란 때는 왜군이 원효로와 청파동에 주둔했고, 임오군란이 일어난 1882년에는 청나라 병력이 용산지역에 진을 쳤다. 러일전쟁을 앞둔 1904년 일제가 수많은 병사들이 주둔할 수 있는 병영을 지었다. 일제는 조선주둔일본군사령부와 조선...
입력:2019-06-04 15:10:01
[한마당-태원준] 냄새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는 ‘냄새’라는 단어가 열다섯 번쯤 나온다. 1970년대 도시개발에서 소외된 빈곤층의 현실을 작가는 여러 가지 냄새로 묘사했다. 난장이 김불이씨 가족이 사는 서울특별시 낙원구 행복동은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무허가 판자촌인데, 부유한 이들의 ‘주택가’와 개천을 사이에 두고 있다. 김씨의 아들 영호는 두 동네를 냄새로 구별한다. 주택가 골목에선 고기 굽는 냄새가 나고, 판자촌 풀밭에서 곧잘 울음보가 터지는 여동생에게선 풀냄새가 났다. 여동생은 엄마에게 오빠의 행실을 고자...
입력:2019-06-03 15:05:01
[한마당-라동철] 대통령의 휘호석
대통령의 친필 휘호석이 설치된 공공시설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중요한 공공건축물이나 도로 등인데 그곳에 휘호를 남긴 것은 자신의 업적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 게다. 휘호석을 가장 많이 남긴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문화예술의 전당’이란 휘호를 새긴 세종문화회관 기념석, 서울 독립문~홍제동 구간 도로확장을 기념해 설치한 ‘무악재’ 비석, 서울 은평구 구파발 통일로 입구에 있는 ‘통일로’ 비석 등의 글이 그의 친필이다. 정부서울청사 1층 로비 벽면을 장식한 휘호도 그의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
입력:2019-06-02 15:05:02
[한마당-배병우] 접대 외교의 달인, 아베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각국 정상 간에는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누가 트럼프의 환심을 사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국은 아첨과 환대, 호의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고 있다. 트럼프가 측근의 조언을 잘 듣지 않고 즉흥적이며 나르시시즘 성향이 있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변덕과 분노가 자국을 향하지 않도록 하는 게 주요국 지도자의 첫째 책무가 된 게 엄연한 현실이다. 지난 26~29일 트럼프의 3박4일 일본 방문은 그 경쟁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당할 자가 없다는 걸 보여줬다. 물론 앞으...
입력:2019-05-31 15:10:01
[한마당-신종수] 다시 보는 이웅열 퇴임사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 코오롱원앤온리타워 다목적홀. 매주 열리는 코오롱 임직원 행사에서 이웅열 회장이 검은색 스웨터와 청바지 차림으로 연단에 올랐다. “오늘 제 옷차림이 색다르죠”라고 말문을 연 뒤 A4 용지에 써 온 내용을 읽었다. 전격 사퇴를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별도의 퇴임식도 없었다. 새로운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63세에 사퇴한 그에게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 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다 내려놓는다”는 퇴임사 문구는 한동안 회자됐다. 다만 외아...
입력:2019-05-30 15:10:01
[한마당-이흥우] 리플리 증후군 소환한 칸영화제
1960년 개봉한 영화 ‘태양은 가득히’는 오늘의 알랭 들롱을 있게 한 명작이다. 이 해 크게 히트한 이 영화는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1955년 작 연작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가 원작이다. 알랭 들롱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 톰 리플리 역을 맡았다. 대개 주인공 하면 착한 사람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리플리는 악인이다. 그것도 아주 악질적인. 고아로 자란 20대 중반의 리플리는 절도와 남 흉내 내는 게 특기다. 양심의 가책은 남의 얘기다. 그는 신분 상승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을 밥 먹듯하고 살인도 주저...
입력:2019-05-29 15:10:01
[한마당-전정희] 그해 문화융성과 봉준호
“문화란 일단 중지했다가도 하루아침에 부활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문학이건 예술이건 전쟁의 도구가 되지 않으면 아낌없이 박멸해야 합니다.” 이태준의 소설 ‘해방전후’에 묘사된 서울 문인궐기대회에서 일제 총독부 관리가 한 말이다. ‘해방전후’는 이태준이 겪은 그 시대 사회상을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파쇼국가의 문화 행정의 야만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해방전후’ 주인공 작가 현은 문인궐기대회 단상에 올라 유창한 일본말로 저속한 관리와 군인의 비위를 맞추는 조선 문인들의 현실...
입력:2019-05-28 15:05:01
[한마당-김명호] 한국 정치의 기술적 부채
정보통신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용어 중에 기술적 부채(technical debt)라는 표현이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같은 과정에서 지금 당장 해두지 않아도 되거나, 당장은 편리한 해법이라는 이유로, 당장은 안 해도 별 차이가 없는 작업들을 지칭하는데 이후 파생된 결과가 부채로 되는 개념까지 포함한다. 나중에 결함을 개선하기 위해선 작업 비용이 훨씬 더 들어가고, 빨리 해소하지 않으면 금융 부채처럼 점점 더 커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이유이든지 간에 지금 대충 일을 처리해 놓으면 이자가 불어나듯이 나중에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은유적 ...
입력:2019-05-27 15:10:01
[한마당-염성덕] 을지프리덤가디언의 ‘쓸쓸한 퇴장’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4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 훈련을 대체하는 한국 단독훈련인 을지태극연습이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을지태극연습은 정부의 국가위기 대응 훈련인 을지연습과 한국군의 전시대비 지휘소 훈련인 태극연습을 통합한 민·관·군 훈련이다. 첫 훈련에 4000개 부처와 기관, 48만여명이 참여한다. 자유를 수호한다는 의미의 UFG는 역사와 관록을 자랑하는 한·미 연합훈련이었다. 1954년 유엔군사령부의 포커스렌즈(FL)가 UFG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68년 1월 북한 무장공비들의 청와대 습격 ...
입력:2019-05-26 15:10:01
[한마당-태원준] 누들링, 요거팅, 에깅… 밀크셰이킹
보편적 시위법은 피케팅(picketing)이다. 주장이 적힌 피켓을 대중 앞에 들어 보인다. 1인 시위는 대표적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이 방법이 안 통할 때 폭력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정치인을 공격하거나 분신 같은 자해를 통해 말하기도 한다. 피켓과 폭력 사이에 절묘한 중간지대가 있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것은 음식이다. 허기와 갈증을 달래주는 음식은 모욕을 주는 데에도 탁월한 효능을 가졌다. 누들링(noodling) 에깅(egging) 요거팅(yogurting) 크림파잉(cream pieing) 같은 말이 생겨났다. 러시아 관용어 “내 귀에 국수를 걸지 말라”는 속임수를 쓰지 말라는 뜻이다. 20...
입력:2019-05-24 15:05:01
[한마당-신종수] 대통령 필사의 문장론
마감 시간에 쫓겨 기사를 써야 하는 기자들은 퇴고할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퇴고는커녕 원고지에 써서 팩스로 보낼 시간조차 없을 때는 전화로 기사를 부르던 시절도 있었다. 수첩에 적힌 메모만 보고 원고지 여러 장 분량의 기사를 부르는 선배 기자들의 내공은 후배 기자들의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신뢰한 필사였던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퇴고를 거듭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최근 출간한 ‘윤태영의 좋은 문장론’에서 초고를 쓰는 데 하루가 걸렸다면 고치는 데는 최소한 사나흘 동안 공을 들인다고 했다. 좋은 글은 ...
입력:2019-05-23 15:10:01
[한마당-이흥우] 미·중 커피전쟁
중국의 토종 커피 브랜드 루킨 커피가 지난 17일 뉴욕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주당 17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한 루킨 커피 주가는 장중 50%까지 급등했다 20% 오른 선에서 장을 마쳤다. 루킨 커피의 잠재력이 월가에서 확인된 셈이다. 중국 커피시장은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커피시장은 지난해 569억 위안(약 9조8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1.1% 성장했다. 2023년에는 1800억 위안 규모로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중국 커피시장을 최근까지 미국의 세계적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가 장악해왔다. 스타벅스의 시장점유율(지난...
입력:2019-05-22 15:05:02
[한마당-김명호] 동갑내기 노무현과 부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김영진 전 의원은 1946년생 개띠 동갑들이다. 노무현은 김영진을 첫 농림부 장관으로 기용할 만큼 동갑내기를 챙겼다. 한 사람은 상고를, 한 사람은 농고를 나왔다. 2003년 5월, 노무현은 느닷없이 농림부 장관을 공식수행원에 포함시키라고 지시했다. 농림부가 생긴 이래 대통령 방미 공식수행원이 된 건 처음이었다. 대통령의 각별한 배려였다. 독실한 개신교 장로로 국가조찬기도회장인 김영진은 당황했으나 양국우호관계 증진에 도울 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도를 했다. “반미면 어떠냐”며 전시작전권 환수...
입력:2019-05-21 15:10:01
[한마당-태원준] ‘여경 무용론’의 지질함
“대구 집창촌 자갈마당 업주들이 상납금을 받아갔던 비리 경찰 10명의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남 클럽과의 유착 혐의로 경찰 8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대전지법이 지난주 실형을 선고한 현직 경찰은 성매매, 단속정보 유출, 마약사범 비호 등 8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이렇게 최근 불거진 경찰 비리 사건의 등장인물은 100% 남성이었다. 남성 경찰 중 비리로 처벌된 이들의 비율은 여성 경찰의 그것보다 월등히 높다. 따라서 비리를 척결하려면 남성 경찰을 뽑지 말아야 한다.” 취객 대처 문제로 온라인에서 불거진 ‘여경 무용론’은 이런 ‘...
입력:2019-05-20 15:10:01
[한마당-이흥우] 탈북 사업가
국내 입국 탈북자 수는 2009년 2914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3월까지 입국한 탈북자는 220여명에 지나지 않아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1000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말 현재 국내 입국 탈북자는 3만2705명(잠정·통일부 자료)에 이른다. 이들이 북한과 환경이 전혀 다른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란 녹록지 않다. 일하고 싶어도 상대적으로 일자리 기회가 적고, 취직을 하더라도 저임금을 감수해야 한다. 남북하나재단의 ‘2018년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조사’에 따르면 탈북민 임금은 남한 노...
입력:2019-05-19 15:05:01
[한마당-신종수] 아이들 스마트폰으로 중독시키는 사회
전철 안은 중학생들로 붐볐다. 스승의 날 수업 대신 한강공원으로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간다고 했다. 다들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뭔가를 보고 있다. 만화나 영상, 카톡, 게임 등이 대부분이다. 친구들끼리 대화를 하면서도 눈은 스마트폰에 고정돼 있다. 타고 있던 칸에서 책이나 다른 것을 보는 학생은 한명도 없었다.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에 문제가 있는 청소년 비율이 매년 증가해 전체의 16%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초등(4학년)·중등(1학년)·고등(1학년) 청소년 128만656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 중 20만6102명(16.0%)이 인터...
입력:2019-05-17 15:10:01
[한마당-염성덕] 해연 탐험
국방부를 출입하던 1990년대 장보고함을 탔다. 해군이 93년 6월 전력화한 장보고함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길이 56m, 너비 6.2m, 높이 5.5m인 한국 최초의 잠수함이었다. 민간인으로서는 이색 체험이었다.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잠수함보다 작았지만 북한 잠수함보다는 성능이 훨씬 우수하다고 했다. 경남 창원 진해구 주변의 근해를 잠항하며 잠망경을 통해 바깥 세상을 관찰하던 일이 기억에 새롭다. 그때 장보고함 승조원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아주 깊이 잠수하면 잠수함에서 ‘기기긱’ 하는 소리가 납니다. 잠수함이 엄청난 수압과 싸우면...
입력:2019-05-16 1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