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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전정희] 김복동 할머니의 유산 기부
일본의 사과를 끝내 듣지 못하고 지난달 28일 별세한 김복동 할머니. 일제 위안부 피해자로 1990년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린 후 죽는 날까지 인권운동가로 살았다. 그가 병상에서 사력을 다해 한 말은 “어머니가 보고 싶다”였다고 한다. 93세 할머니의 이 소망엔 일본군에 잡혀 집을 떠나는 소녀 김복동과 그의 어머니의 한 서린 장면이 상상된다. 그 어머니가 보고 싶었을 것이다. 김 할머니가 전 재산을 일본의 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해 기부하고 떠났다는 소식이 11일 전해졌다. 허름한 이 학교 학생들은 ‘존경하는 김복동 할머니’라는 ...
입력:2019-02-13 15:10:01
[한마당-신종수] 의인 윤한덕
설 연휴 근무 중 과로로 숨진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집에 들어와 15분간 식사를 한 뒤 4시간가량 잠을 자고 다시 병원으로 갔다. 부인은 남편 속옷을 병원에 갖다 주곤 했는데, 바쁜 남편은 속옷을 받으러 나올 시간도 없어 그냥 남편 차 안에 속옷을 넣어 두고 오곤 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돈을 벌기 위해 그랬어도 안타까울 텐데, 그는 응급환자들을 위해 이렇게 일했다. 돈 욕심이 없어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셋집에 살면서. 응급의료센터는 의사들이 잘 가지 않으려는 분야다. 그래서 인력이 부족하다. 외래 ...
입력:2019-02-12 15:05:01
[한마당-김용백] 호루라기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은 개인이나 집단에 뭔가 이상이 생기거나 잘못이 있는 경우 호루라기를 불어 주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호루라기는 경찰이나 경기장 심판에 의해 주로 사용됐다. 20세기부터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whistle blower)’이 내부고발자 또는 공익제보자란 의미로 확대되면서 상징적 의미도 더 많아졌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출신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10일 청와대를 겨냥한 3차 폭로를 이어갔다. 김 전 수사관은 공익제보임을 주장하며 지난해 8월부터 청와대 특감반의 공직자 감찰과 민간인 사찰 의혹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입력:2019-02-11 15:10:01
[한마당-염성덕] 트럼프 vs 트럼프군
대개 아버지가 이름을 짓는다. 때로는 할아버지나 작명가의 도움을 받는다. 시대별로 선호하는 한국인의 이름은 다르다. 1940년대부터 2015년까지 남자 출생아의 이름은 지훈 동현 현우 성민 정훈, 여자 출생아는 영숙 정숙 정희 순자 영자 순으로 많았다. 40년대부터 6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남아 이름 1순위는 영수였다. 여아 1위는 각각 영자 영숙 미숙이었다. 유진(Eugene) 재인(Jane) 수지(Susie)는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영어 이름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한다. 성인이나 성경 인물의 이름을 따서 짓기도 한다. 삼열(사무엘) 단열(다니엘) 가별(가브리엘) 다윗(다윗...
입력:2019-02-10 15:05:01
[한마당-신종수] 낚시꾼 스윙
미PGA AT&T 페블비치 프로암대회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최호성(46)이 현지 언론과 갤러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낚시꾼 스윙’으로 불리는 독특한 스윙 때문이다. 하지만 독특한 스윙만 한다고 관심을 끄는 것은 아니다.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최호성은 자신만의 스윙으로 좋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 낚시꾼 스윙은 그에게 최적화된 것이다.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들은 ‘국화빵 스윙’을 동경한다. 교과서적인 스윙폼을 따라하려 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유연성과 근력, 신장 등이 다르기 때문에 스윙폼도 다를 수밖에 없다. ...
입력:2019-02-08 15:05:01
[한마당-이흥우] 광화문 세월호 천막
19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502명이 숨지고 1000명 가까운 사람이 다친 대참사였다. 부패한 기업의 부실시공과 이를 눈감은 행정기관의 짬짜미가 사고의 원인이었다. 단군 이래 최악의 참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리고 3년 뒤 서울 양재동 시민의숲에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탑이 세워졌다. 위령탑에 비슷한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새겼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1년 전, 성수대교 허리가 칼로 자른 듯 뚝 잘려나갔다. 이 사고로 출근길 시민과 등교하던 학생 등 32명이 숨졌다. 사고 원인 또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판박이였다. 성수대교 사고 희생자 ...
입력:2019-02-07 15:05:01
[한마당-배병우] 프랑스의 GAFA稅 도입
글로벌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유럽이다. 특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글로벌 IT 공룡에 대한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매출은 자국에서 올리면서도 본사는 유럽에서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 등에 둬 사실상의 탈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피가로와 렉스프레스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정부와 맺은 합의에서 지난 10년간 체납한 세금을 5억 유로(6400억원)로 확정하고 이를 납부하기로 했다. 애플이 프랑스에서 거둔 이익에 대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를 경유해 과세를 피했다는 프...
입력:2019-02-06 15:05:01
[한마당-라동철] 위기의 ‘1호 산부인과’
서울 중구 묵정동 동국대 후문 쪽에 있는 제일병원이 지난 28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경영 악화로 지난해 11월 입원실과 분만실이 문을 닫았고, 이어 외래진료까지 중단하더니 결국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제일병원의 위기가 주목받는 것은 이 병원의 상징성 때문이다. 제일병원은 1963년 개원한 국내 최초의 산부인과 전문 병원이다. 설립자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조카인 고 이동희 전 연세대 의대 교수. 그가 지병으로 숨지면서 90년대 중반 병원이 삼성그룹에 흡수되기도 했지만 2006년 다시 분리됐다. 제일병원은 60, 70년대 출산 붐에 힘입...
입력:2019-02-01 15:05:01
[한마당-신종수] 한국형 슈투트가르트
‘아우토(Auto)5000’은 2001년 8월 설립된 폭스바겐 자회사다. 폭스바겐이 1999년 말 월급 5000마르크(약 300만원)로 5000명의 실업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자고 금속노조에 제안했다. 폭스바겐 근로자들보다 월급이 20% 정도 낮은 수준이었다. 독일 금속노조도 처음에는 우리 민주노총 금속노조처럼 반대했다. 협상이 결렬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결국은 대승적으로 수용했다. 볼프스부르크에 공장이 설립됐다. 설립 3년 만에 미니밴 시장의 27%를 점유했다. 2007년에는 이 회사의 인기 모델인 티구안도 생산했다. 실업률이 17%까지 치솟았던 볼프스부르크...
입력:2019-01-31 15:10:01
[한마당-김명호] 초점주의
심리학에 초점주의라는 개념이 있다. ‘주의’라는 말이 붙어서 어려운 용어 같지만 보통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느끼기도, 겪기도 하는 일이다. 초점이 되는 요소나 사건, 현상에 과도하게 집중해 다른 사건이나 현상을 무시하는 것을 말한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말처럼 부분에 집착하면 전체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우리는 무슨 결정을 하거나, 한 번 내뱉은 말에 대해 나중에 자주 후회하곤 한다. 아, 그때 한 발짝 떨어져 차분히 살펴보고 판단했더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라고.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
입력:2019-01-30 15:05:02
[한마당-전정희] ‘유언비어에 속지는 말되’
‘최근 경성부 내에서는 문둥병환자가 아이를 잡아 가는 것을 통행인이 발견하고 빼앗아 아이는 무사하게 되얏다 하며 혹은 아이를 시루에 찌고 잇는 것을 발견하얏다는 등 유언비어가 횡행하야 일반주민들은 문자 그대로 전전긍긍 중인데….’ 1936년 6월 16일자 매일신보는 ‘지나친 공포는 일종 낭설에 불과 유언비어에 속지는말되 유아들은 단속하라’는 보도를 했다. 이른바 장안을 발칵 뒤집은 ‘문둥이(한센씨병) 소동’이다. 이 신문은 이날 두 사례를 들었다. 첫째는 경성부 옥인동 순화병원 앞에서 자기 자식을 놓친 문둥...
입력:2019-01-29 15:05:01
[한마당-김용백] 서울 도심 저속도
새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과 관련한 광장 재구조화 설계안이 논란에 휩싸여 있다. 광장의 이순신장군상과 세종대왕상을 옮기고 그 공간에 촛불집회 상징 이미지를 넣는 내용 때문이다. 새 광화문광장은 온 국민이 마음속에 자긍하는 의미로 간직하는 것이어야 한다. 세계인들도 새 광화문광장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의 고갱이를 의식에 담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보행자의 보행속도와 시야, 생각이 일체감을 이뤄야 한다. 빠르게 걸어야 하고, 보행동선이 자주 끊기고, 걷기가 불편하면 보고 이해하는 데 방해받기 마련이다. 거창하게 꾸며 놔도 보행자들...
입력:2019-01-28 15:05:01
[한마당-염성덕] 베이비박스의 소원
제 이름은 베이비박스입니다. 저는 2009년 12월 서울 관악구 난곡로 주사랑공동체교회(담임목사 이종락)에 둥지를 틀었어요. 우리말로는 아기상자라는 뜻입니다. 한글 이름도 좋은데 영어 이름을 갖게 됐지요. 이종락 목사님이 외국에서 운영하는 베이비박스 모델을 보고 이름도 차용한 겁니다. 2014년 경기도 군포시 새가나안교회에도 베이비박스가 들어섰어요. 교회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곳에 설치된 저는 아기의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항상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고 있어요. 외부 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려 교회 안의 자원봉사자가 곧바로 아기를 구조할 ...
입력:2019-01-27 15:05:01
[한마당-염성덕] 갈림길에 선 증권거래세
주식을 매도할 때 부과되는 세금이 증권거래세다. 한국은 1960년대 도입했다가 70년대 초반에 폐지한 뒤 70년대 후반에 재도입했다. 현재는 매도금액의 0.3%를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 포함)로 원천징수한다. 일부 대주주는 주식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도 내야 한다. 증권거래세 부과 여부와 세율은 나라마다 다르다. 주식시장의 투기장화를 우려해 증권거래세를 도입했던 미국과 일본은 주식시장이 자본시장으로 자리를 잡자 폐지를 단행했다. 중국과 홍콩은 한국보다 낮은 0.1%를 물리고 있다. 중국과 홍콩은 주식 양도소득세도 부과하지 않는다. 한국보다 훨씬 유리...
입력:2019-01-25 15:10:01
[한마당-김명호] 월요일 결심
2019년도 벌써 1월 말에 들어섰다. 1월이면 많은 사람들이 반복하는 두 번의 일이 있다. 1월 초엔 올해 할 일을 결심하는 것, 1월 말엔 ‘아, 역시 나는 안 돼…’라며 자책과 함께 계획을 폐기 또는 수정하는 것. 담배 끊기, 술을 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이기, 7층 사무실까지 걸어 올라가기, 하루 30분씩 걷기 같은 소소한 건강 챙기기부터 10년 후 계획 시작하기, 인생 진로 변경 준비하기, 좀 더 이타적인 삶 등등까지 각자의 생각을 결심으로 발전시킨다. 1월 첫 주를 야심차게 시작한다. 그리고 이맘때 되면 2~3개쯤 세워둔 계획은 뒤틀어지기 시작한...
입력:2019-01-24 15:05:01
[한마당-신종수] 독자적 핵무장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3일 독자적 핵무장 추진을 주장했다. 그는 세미나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뛰어넘어 핵 개발에 대한 실증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적 핵무장론은 보수 진영의 단골 메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을 촉구하는 10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독자적 핵무장론은 무엇보다 보수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크다.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견 속시원하고 합리적인 주장처럼 들린다. 이른바 공포의 균형이다. 그러나 전술핵 재배치나 독자적인 핵 개발은 우리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
입력:2019-01-23 15:05:01
[한마당-태원준] 강성부 펀드
중견기업 요진건설의 공동창업자 정지국씨가 2014년 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의 지분 45%를 상속받게 된 유족은 막대한 상속세를 낼 돈이 없었다. 세금을 내기 위해 섣불리 지분을 정리할 경우 경영권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사모펀드운용사 LK투자파트너스가 ‘백기사’로 등장했다. 550억원 펀드를 조성하고 정씨 지분을 전량 사들여 2대 주주가 됐다. 지난해 1월 1000억원대에 되팔았는데 매수자는 다른 창업주인 현 회장 측이었다. 오너 일가의 원활한 상속을 돕고 다른 오너의 경영권을 공고하게 해주면서 2년 반 만에 두 배 수익을 냈다. 이 ...
입력:2019-01-22 15:10:01
[한마당-라동철] 간송 전형필! 손혜원은?
간송(澗松) 전형필(1906~62)은 국내 사립미술관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간송미술관을 일군 인물이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선대의 재산을 물려받아 조선의 내로라하는 거부가 된 그는 일제 강점기에 서화, 도자기 등 전통미술품 수집에 매달렸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미술품은 당시 기와집 수십채 값을 주고서라도 사들였다. 그렇게 수집한 미술품 중에는 국보와 보물급이 즐비하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후 자음과 모음의 원리와 사용법을 기록한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 비취색 표면에 69마리의 학과 구름 문양을 새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제68호), 혜원 ...
입력:2019-01-20 15:05:02
[한마당-배병우] 5개월 걸린 비건-최선희 첫 만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취임한 것은 지난해 8월 23일이다. 미국의 대북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직책이지만 그는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 콧대 높은 최 부상과 체면을 구긴 비건 특별대표의 모습은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제재 해제 우선”을 요구하며 뻗대기에 들어간 북한의 전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비건 특별대표가 마침내 최 부상과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처음 만났다. 취임한 지 5개월 만이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산골 휴양시설에서다. ...
입력:2019-01-21 15:05:01
[한마당-김용백] 미세먼지 금족령
환경부가 수도권 주민들에게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를 발령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조치 발령은 올 들어 처음이고, 주말을 끼고 연속 사흘은 2017년 이 제도 시행 이후 처음이다. 서울의 경우 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가 12일 69㎍/㎥, 13일 83㎍/㎥였다. 14일은 서풍을 따라 중국의 미세먼지가 유입돼 129㎍/㎥ 수준으로 ‘매우 나쁨’(76㎍/㎥)을 훨씬 초과했다. 서울의 일평균 농도 최고치는 지난해 3월 25일 99㎍/㎥인데 이를 경신했다. 2015년 지름 10㎛ 이하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를 공식 측정한 이래 최...
입력:2019-01-18 15:05:01
[한마당-이흥우] 동물권
세계인권선언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다고 천명하고 있다. 동물애호론자들은 의식이 있는 동물을 인간 마음대로 학대하는 것은 성차별, 인종차별과 다름없는 종(種)차별이라고 말한다. 동물에게도 보호받기 위한 도덕적 권리, 동물권이 있다는 주장이다. 동물권은 인간 이외의 동물도 고통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생명체라는 인식에서 출반한다. 구약성경 민수기에 “너는 소와 나귀를 겨리하여 갈지 말며”(22:10)라는 구절이 있다. 소와 나귀를 한 멍에에 씌워 밭을 갈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동물사랑 정신이 담...
입력:2019-01-17 15:05:01
[한마당-태원준] 인스타그램 허즈번드
카메라, 노을, 새 옷, 음식 나왔다, 밖에 눈이 와, 한 장 더 찍어…. 이런 말을 들었을 때 반사적으로 움찔하면서 눈가에 경련이 인다면 당신도 ‘인스타그램 허즈번드’일 가능성이 있다. 아내가 인스타그램에 멋진 사진을 올릴 수 있도록 카메라를 들고 쫓아다녀야 하는 남편을 일컫는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나와도 베스트샷을 건질 때까지 절대 손댈 수 없고, 눈이 내리면 아무리 추워도 아내의 설경 속 인생샷 사냥에 동원되며, 서쪽 하늘은 왜 그리 자주 물들고 그때마다 아내는 왜 그렇게 많은 포즈를 시도하는지 땅거미가 지도록 셔터를 눌러...
입력:2019-01-16 15:10:01
[한마당-전정희] 필리스틴
딱 100년 전인 1919년 3·1 만세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개항장 전북 군산에서도 교회, 기독학교와 기독병원을 중심으로 만세운동이 전개됐다. 미국 남장로회 선교사 윌리엄 불은 선교보고서를 써 내려갔다. ‘10여명의 일경은 학생들 보는 앞에서 교사에게 수갑을 채웠다. 그러자 학생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우리도 함께 데리고 가세요”라고 외쳤다. 병원에도 일경이 들이닥쳤다. 병원 조수들은 “우리도 잡아가라”고 외쳤다. 당황한 일경이 권총을 꺼내 죽이겠다고 위협하자 어떤 남학생이 가슴을 풀어 제치고 맞섰다. 또 다른 선교사 ...
입력:2019-01-15 15:05:01
[한마당-신종수]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핵탄두를 장착하고 대륙을 넘어 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이다. 사정 거리가 1만㎞ 이상으로 대기권 밖을 비행한 후 초정밀 유도체계로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도 있다. 전략폭격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3대 전략핵무기다. ICBM은 다른 전략핵무기들과 달리 발사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 가장 위력적인 무기로 꼽힌다. 이동형 ICBM은 탐지도 어렵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 1호 미사일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광명성 2호 로켓, 2012년 은하 3호, 2016년 광명성 4호를 발사했다. 지난해 7월 ICBM 화성-14형에 이어 11월에는 미국 본토 전...
입력:2019-01-14 15:10:01
[한마당-이흥우] ‘미스터 프레지던트’
조선왕조 창업의 정당성을 노래한 용비어천가는 ‘불휘 기픈~’ ‘내히 이러~’로 각각 시작하는 1, 2장을 제외하면 태조 이성계 가계를 칭송하는 낯 뜨거운 내용으로 그득하다. 정치권에서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칭송하는 여당을 공격할 때 용비어천가를 소환하는 까닭이다. 정통성이 약하거나 국민지지 기반이 취약한 정권일수록 용비어천가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승만 정권은 이승만 대통령 팔순 생일을 즈음해 대통령 찬가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부르도록 했다. ‘우리 대통령’이다. “(생략) 오늘은 리 대통령 탄생하신 날 꽃 피고 새 ...
입력:2019-01-13 1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