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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내년 아카데미서 외국어영화상 넘어 작품상 후보”
‘우리는 봉준호의 디스토피아에 살고 있다’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기사. 봉 감독의 얼굴과 영화 ‘기생충’ ‘옥자’ ‘설국열차’ ‘마더’ 등의 장면을 삽화로 함께 실었다. 뉴욕타임스 온라인 캡처봉준호(50) 감독의 영화 ‘기생충’(포스터)이 미국 현지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객과 평단의 찬사가 이어지면서 아카데미(오스카) 수상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는 분위기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기생충’을 ‘올해의 영화’로 꼽으며 봉 감독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했다. 신문은 “‘기생충’을 올해의 영화로, 봉준호를 세기의 감독으로 만든 것은 ...
입력:2019-10-31 15:10:01
“항상 갈망했던 영화… 제2 전성기 기대해봅니다”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의 주연배우 권상우. 본인 인생에 있어 ‘신의 한 수’는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이 영화를 만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오래도록 꿈꿨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던 작품을 40대 중반의 나이에 만나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한동안 잊고 계셨던 분들도 있을 테고, 아예 몰랐던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분들께 ‘권상우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도전의식이 생기더라고요.” 자신의 장기인 액션으로 돌아온 배우 권상우(43)는 한껏 들떠 보였다. ...
입력:2019-10-30 11:05:01
멈추지 않는 골 머신, 30대 두 사나이
사진=로이터·AP연합뉴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테이블의 최상단에는 나란히 30세를 넘긴 두 선수가 위치해 있다. 제이미 바디(32·레스터 시티)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1·바이에른 뮌헨)가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는 여전히 죽지 않은 득점 본능을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해내고 있다. 바디는 10경기 9골 1도움으로 득점 2위권(8골)인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와 태미 에이브러햄(첼시)에 1골 앞선 단독 선두다. 머리로 3골, 오른발과 왼발로 각각 3골씩 넣는 등 올 시즌 바디는 온 몸이 무기다. 페널티킥 득점이 단 1골 밖에 없어 순도...
입력:2019-10-29 15:10:01
[목회자를 위한 책] 마크 데버, 그렉 길버트의 설교
미국 복음주의권에서 명설교가로 알려진 워싱턴 DC 캐피톨힐침례교회 담임이자 9Marks선교회 대표인 마크 데버 목사와 켄터키주 루이빌 서드애비뉴침례교회 그렉 길버트 목사가 전하는 강해설교를 위한 조언이다. 책은 두 사람이 평생 설교를 준비하고 전달했던 이야기를 현장 경험을 토대로 정리했다. 설교 준비부터 설교의 구조, 설교 전달, 설교 돌아보기 등을 담았다. ‘적용을 깊이 생각하라’와 ‘기록하라’ 부분은 한국교회 설교자들이 유심히 살펴볼 내용이다. 저자는 적용이 설교의 핵심 요소라고 말한다. 본문을 정확히 이해할 때까지는 적용할 수 없다고 전제한다. ...
입력:2019-10-28 11:10:02
[가리사니-이도경] 대통령 입에서 나온 “서울 주요 대학”
몇 년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교육부 사람들로부터 사석에서 이런 핀잔을 들은 적 있다. “이 기자, 입시 기사 쓸 때 주요 대학이란 표현 좀 빼. 그럼 다른 대학들은 주요하지 않다는 거야? 입시업체들이 쓰는 표현이야.” “수직적 대학 서열체제를 허물라는 기사를 쓰면서 주요 대학이란 서열 체제를 용인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건 모순 아니야?” 이런 힐난을 듣고 얼마 뒤 교육부 기자실 옆자리에 앉은 다른 언론사 후배와 비슷한 얘기를 나눴다. 그는 “선배, 주요 대학 말고 다른 표현 없을까요. 자꾸 턱턱 막히는 느낌이어서”라고 물어왔다. 잠시 대안을 토론했다. ...
입력:2019-10-27 15:05:01
귀한 ‘손’… 세리에A 빅클럽도 손짓
사진=신화뉴시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부진을 틈타 ‘주포’ 손흥민(27·사진)을 영입하려는 정황이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포착됐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2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유벤투스와 나폴리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손흥민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며 “유벤투스는 손흥민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벤투스는 세리에A 9라운드까지 유일하게 무패(7승2무)를 기록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명문 구단이다. 방한 경기에서 노쇼 사태를 빚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으로, 한국과 악연을 쌓았다. ‘깜깜이 평양 원정’ 논란을 일으킨 ...
입력:2019-10-27 15:05:01
‘진통제 투혼’ 효녀 장하나, 초대 여왕 오르다
장하나가 27일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3차 연장에서 재미교포 다니엘 강의 추격을 뿌리친 버디 퍼트를 잡고 우승을 확정하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는 장하나. 연합뉴스부상 투혼을 보인 장하나(27)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에서 막판 뒷심을 보이며 역전 우승에 성공, 대회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장하나는 2017년 ISPS 한다 여자 오스트레일리아 오픈 이후 2년여만에 LPGA 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재미교포 다니엘 강(27·미국)은 이날 연속...
입력:2019-10-27 15:05:01
‘신앙으로 읽는 생태교과서’ 발간
기독교환경운동연대(기환연·사무총장 이진형 목사)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는 한국교회 환경교육을 위한 교재 ‘신앙으로 읽는 생태교과서’(사진)를 최근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교재 편집위원에는 김신형(자연드림교회) 이원영(사랑방교회) 목사 등 현장 목회자와 윤병희 한국기독교장로회 선교사 등 기환연 및 연구소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교재 목차는 ‘성서로 보는 환경문제’ ‘기독교 환경윤리’ ‘인간과 환경’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순으로 짜였다. 말씀 묵상뿐 아니라 우리나라 환경 실태 등을 다룬 생태이론, 실천사항도 수록돼 있어 생태신앙을 직접 실천해볼 ...
입력:2019-10-27 11:05:01
“예수 믿는 유대인 메시아닉주 리더 위해 기도를…”
‘마오즈 이스라엘’ 대표 아리 소크로 람 목사가 유대인 전도를 위해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해달라고 말하고 있다.“예수를 믿는 유대인 메시아닉주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각자 처한 곳에서 복음을 담대하게 전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 성도들의 기도가 절실합니다.” 메시아닉주 1세대이자 유대인 선교단체 ‘마오즈 이스라엘’의 대표 아리 소크로 람(78) 목사는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의 이스라엘 선교회 ‘브래드필름미니스트리’가 개설한 ‘브래드 아카데미’에서 강연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람 목...
입력:2019-10-27 11:05:01
‘우먼 인 할리우드’, 결코 당연하지 않은 여성 차별을 꼬집다
“할리우드에서 회의할 때마다 물어요. 어린이 영화에 여자가 얼마나 적은지 아냐고요. 그럼 관계자들은 이렇게 말하죠. ‘이제 아니에요. 달라졌어요.’ 제 눈에 보이는 문제를 그들은 절대 보지 못해요.” 영화 ‘델마와 루이스’(1993)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배우 지나 데이비스의 말이다. ‘미디어 젠더 연구소’까지 설립한 그는 할리우드에 짙게 깔려있는 남녀 불평등을 수치로 짚어낸다. 이를테면 1990~2005년 전체관람가 흥행작 상위 101편 중 대사가 있는 역할의 72%는 남자의 몫이었다고. “어린이 프로그램에서조차 여자 캐릭터가 훨씬 적어요. 여자는 재미있거나 중...
입력:2019-10-27 08:35:01
[1500자 의학 상식] 근육질 허벅지를 키워라
다이어트 고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는 허벅지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허벅지는 신체 다른 부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굵게 느껴져 ‘콤플렉스’가 되기 쉽다. 바로 허리와 팔뚝은 가녀린데 유독 다리가 굵어서 고민하는 경우다. 물론 굵은 허벅지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말벅지’란 유행어에서 보듯 탄탄한 허벅지는 ‘건강의 지표’로 받아들여기도 한다. 허벅지 근육은 인체 근육의 3분의2를 차지하는데, 질 좋은 다리 근육이 많으면 비만과 당뇨 발생 및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근육은 인체의 가장 큰 당분 저장소다. 근육은 간보다 2배나 많은 당분을 ...
입력:2019-10-27 05:40:01
[임중권의 현장을 가다] 연 4000명 사용 전기 생산… 수질·주변 생태계 “이상 무”
1985년 충주댐이 완공되면서 조성된 67.5㎢ 규모의 청풍호는 육지 속 바다로 불리는 거대한 인공 호수다. 주변에는 월악산이 솟아있고, 호수를 품은 산자락은 수려한 경치를 자랑한다. 인공으로 조성됐지만 잉어 등 물고기들의 서식지로 낚시꾼들에게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명소다. 인근에 놀이기구와 수상 스포츠 체험 시설도 이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청풍호의 경관 중 하나가 수상태양광발전소다. 청풍호라는 위용에 걸맞게 2017년부터 국내 최대 내륙 수상태양광발전소인 ‘한국수자원공사 청풍호 수상태양광발전소’(이하 청풍호 ...
입력:2019-10-27 05:30:01
[쿠키 초대석-김우영 전 청와대 자치발전 비서관] “지방자치제 체질개선… 지역 네트워크 극대화하자”
“지방자치는 앞으로 지역중심으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고 그 혁신의 네트워크가 극대화돼 초협력적인 방식으로 우리 사회가 진보해 나가야 합니다”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해 지방 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에 힘썼던 김우영(사진) 전 은평구청장은 현재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개념부터가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고 주장했다. “지방정부가 아닌 단체다. 단체라고 하면 책임은 약하고 임의성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제18·19대 서울특별시 은평구 구청장을 지내고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자치발전비서관을 역임했다. 김 전 구청장은 “아...
입력:2019-10-27 05:30:01
‘생물학적 남성’과 여성이 겨루는 스포츠… 과연 공정한 게임인가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인 김지연 약사(가운데)가 지난달 16일 스웨덴 스톡홀름 한인교회에서 열린 '성경적 성가치관 세미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김지연 약사미국 코네티컷주에서 고등학생인 트랜스젠더 선수가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다. 생물학적으로 남자이지만 타고난 성별보다 본인이 주장하는 성별 성체성을 중시하는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열린 육상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것이다. 그가 메달을 싹쓸이한 경기는 100m와 200m ‘여자’ 육상경기였다. 이 남자와 나머지 여자 선수들이 출발선에 서 있을 때 이미 많은 사람은 그 경기의 결과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이 대회...
입력:2019-10-07 11:10:01
[200자 읽기] 한국영화의 환희와 좌절을 담아
한국영화 100년사를 100가지 장면으로 정리해 조망했다. 국내에 영화가 처음 소개된 해인 1901년부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올해까지, 한국영화가 마주한 환희와 좌절의 순간이 담겼다.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촬영 현장이나 ‘서편제’ 상영관 앞에 운집한 관객 등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도 이 책이 선사하는 재미다. 280쪽, 3만원.
입력:2019-10-25 15:10:02
[200자 읽기] 경계에 서 있는 인간 존재를 그려내
20세기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흑인 작가 제임스 볼드윈(1924~1987)의 대표작이다. 폴 오스터는 그를 “미국이 낳은 빼어난 작가”라고 평했고, 토니 모리슨은 “언어와 빛나는 용기와 통찰력을 선물해주었다”고 치켜세운 적이 있다. 소설은 프랑스 파리에 체류하는 미국인 주인공을 통해 경계에 서 있는 인간의 존재를 그려내는데,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거장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지현 옮김, 352쪽, 1만4800원.
입력:2019-10-25 15:10:02
[200자 읽기] 오늘의 한국 사회를 설명해주는 소설
지난해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장류진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등단작이자 표제작인 ‘일의 기쁨과 슬픔’은 창비 웹사이트에 공개됐을 때 누적 조회 수가 40만건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소설가 정이현은 추천사를 통해 “오늘의 한국 사회를 설명해줄 타임캡슐을 만든다면 넣지 않을 수 없는 책”이라고 말했다. 236쪽, 1만4000원.
입력:2019-10-25 15:10:02
[200자 읽기] 여성들의 ‘감정 노동’을 살펴보는 책
잡지 ‘하퍼스 바자’에 게재돼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칼럼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압도적인 비율로 부당하게 여성이 도맡는 ‘마음 쓰이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즉, 여성의 삶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감정 노동’을 살피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 여성들의 사례, 학자들의 분석을 엮어서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지양 옮김, 384쪽, 1만5000원.
입력:2019-10-25 15:10:02
[200자 읽기] 방랑자들의 에피소드 100여편 실려
노벨문학상을 받은 올가 토카르추크의 대표작이다. 지난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소설로 작가의 명성을 확인케 만드는 수작이다. 책에는 어딘가로 떠나고, 어딘가에서 서성이고, 어딘가를 그리워하는 에피소드 100여편이 실려 있다. 제목처럼 ‘방랑자들’의 삶을 그려낸 작품인데, 책에는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멈추는 자는 화석이 될 거야. 정지하는 자는 곤충처럼 박제될 거야.” 최성은 옮김, 620쪽, 1만6000원.
입력:2019-10-25 15:10:02
페미니스트는 사회 파고드는 일 멈추지 않는다
2016년 미국 MTV 뮤직 어워즈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한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그는 남성의 욕망이 투영된 대표적인 가수였다. 남성들은 스피어스가 “열네 살 때 순결 서약식을 한 순진한 소녀이자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가 되길 원했다. AP뉴시스‘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를 펴낸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권김현영. 휴머니스트 제공초등학교 5학년이던 소녀는 달리기를 잘했다. 100m를 14초대에 주파했다. 교내에서 첫손에 꼽히는 계주 주자였다. 전학을 가서도 마찬가지. 학생들은 자주 달리기 시합을 벌였는데, 소...
입력:2019-10-25 15:10:02
만약 네가 사람의 말을 한마디만 할 수 있다면?
“만약에 네가 사람의 말을 딱 한마디만 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니?” 저자가 반려견 ‘보리’(사진)한테 던지고 싶은 질문이다. 그렇다면 보리의 대답은 무엇일까. 보리의 시점에서 써 내려간 글에서 보리는 이렇게 답한다. “끝까지 한마디도 말하지는 않을 작정”이라고, 하지만 이메일로 짧은 한 줄을 보낼 거라고. 그것은 바로 영어로 키스와 허그(Hug)를 뜻하는 단어 ‘XO’라고. 터무니없는 망상 같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저런 상황을 누구나 상상해봄 직하다. 동물은 인간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니까 ...
입력:2019-10-25 15:10:02
[김필균·임경섭의 같이 읽는 마음] 어떤 ‘이야기’는 삶의 ‘이름’이 될 수도 있다
영어로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지 묻는 문구가 적힌 사진이다. 사진 속 글귀처럼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는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자신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남의 이야기더라도 그 안에는 ‘나’를 투영할 수 있는 지점이 존재하곤 한다. 이랑의 첫 소설집 ‘오리 이름 정하기’를 읽으면 이 같은 특성을 지닌 이야기의 힘을 실감할 수 있다. 픽사베이‘나’는 도처에 있다. 라디오에서 DJ가 읽어주는 다른 이의 사연 속에, 자주 듣는 익숙한 멜로디의 노래 가사 속에. 주말마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챙겨 보며, 과장되고 엉뚱한 모습에 깔깔대는 것도 그 안에서 내 모습을 발견...
입력:2019-10-25 15:10:02
[시가 있는 휴일] 종이컵
종이컵도 한 번 마시고 버리기엔 조금 아깝다꼭 그만큼 아까운 것들이 이빨 사이에 끼어입안을 뒤숭숭하게 하는 인연들이 있다종이컵처럼 두 번 세 번 쓰면허물어져서 물이 새는그래서 일회용이라고 이름 붙인종이컵 같은 인연들이 있다보이지 않는 것이 더 질기느니간단명료한 인연이란 없는 것인연의 그늘을 햇살에 내놓으면석 달 열흘에도 잘 마르지 않는다삼천 날을 삼천 번 더해도개운하지 않게 입안을 맴도는 인연이 있다신달자의 ‘간절함’ 중자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인지는 두세 번만 마주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과의 인연은 몇 번 사용한 ...
입력:2019-10-25 15:05:01
[창-박민지] 말의 경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시행한 지 100일이 지났다. ‘직장 갑질 ○○% 줄었다’는 기사를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왔다. 불과 며칠 전 지인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그게 벌써 시행된 상태야?” “응, 신고할 것 있으면 해보라던데” 하는 대화를 듣고 실소했던 기억 때문이었다(난 웃기만 했다). 자찬보다 아직은 고삐를 죌 때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법인데, 시행했으면 뭐라도 달라지는 건 당연하지 않나. “얼마나 괴롭혀야 괴롭힘으로 인정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모두 말문이 막혔다. 근로기준법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
입력:2019-10-25 15:05:01
[전창림의 명화로 여는 성경 묵상]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1442년 작, 이탈리아 피렌체 산마르코 박물관 소장‘산상수훈’을 그린 프라 안젤리코는 본명이 ‘지오반니’였으나 도미니코 수도사가 되면서 ‘기도 디 피에트로’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늘 청빈하고 겸손하며 신심이 깊어 성자와 같았기에 ‘천사 같은 수도자’라는 뜻의 ‘프라 안젤리코’로 불렸다. 어디서 그림을 배웠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아마 미사용 책의 삽화를 그리다가 제단화를 그리는 화가로 발전했을 것이다. 원근법, 색과 빛의 사용, 입체적 표현기법 등에서 시대를 앞선 뛰어난 화가였다. 그의 그림들은 예술적인 차원을 넘어 깊은 기도와 묵상의 열매임을 ...
입력:2019-10-25 06:20:01